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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외출
저자 : 김형경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05
ISBN : 8932016291

책소개


어느 날 문득, 견고하다고 믿었던 사랑으로부터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면, 그리고 같은 상처를 입은 각각의 배우자들이 만나 비극적 사랑을 예감하게 된다면…….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세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성에』 등의 작품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이상이며 현실인 ‘사랑’의 가치와 혼돈에 대해 깊이 천착해온 작가 김형경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외출」과 동시에 진행되고 동시에 공개되는 장편소설 『외출』은 영화가 찍을 수 없는 명장면을 숱하게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김형경만이 연출하고 촬영한 소설미학을 부족함 없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동영상 속의 경호는 그동안 서영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토록 간절한 몸짓으로 여자의 품으로 파고들거나, 그토록 순연한 낯빛으로 여자의 입술을 탐하거나, 그토록 천진난만한 웃음을 띤 채 장난치는 경호를 서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서영이 상상할 수 있는 경호에 대한 이미지 속에조차 그런 모습은 없었다. 여자의 꺄륵거리는 웃음소리와 경호의 낮은 신음 소리가 식당 안에 가득 울려 퍼지고, 맞은편에 앉은 노부부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서영은 그제야 다급하게, 타인들의 시선으로부터 화면을 숨기듯 ON/OFF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음향은 오래도록 식당 공간을 떠돌며 잔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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