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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미소
저자 : 송기숙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출판년 : 2000
ISBN : 8936433350
책소개
광주항쟁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죽음을 무릅쓰고 광주시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은 모두 해결되었는가? 소설가 송기숙이 청년정신으로 돌아가 오늘의 상황에서 80년 광주항쟁의 의미를 묻는 장편 <오월의 미소>는 이런 물음에 대해 현실의 한쪽에서 거세게 고개를 젓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목차
장편 <자랏골의 비가>(1977), <암태도>(1981)와 대하소설 <녹두장군>(1989∼1994) 등 한국의 현실과 민중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중량감 있는 소설을 발표해온 송기숙(宋基淑)씨가 1996년 <은내골 기행> 이후 4년 만에 광주항쟁의 현재적 의미를 조망하는 전작장편 <오월의 미소>를 펴냈다.
저자는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 9월호에 문학평론 <이상서설>을, 1966년 같은 지면 11월호에 단편 [대리복무]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7,80년대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에 참여하여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민족문학의 중추역을 담당해왔다. 1972년 제18회 현대문학상, 동학농민전쟁 1백주년에 완간한 대하소설 <녹두장군>(전12권)으로 1994년 제9회 만해문학상을 받았고, 1995년 제12회 금호예술상, 1996년 제13회 요산문학상을 받았다.
<오월의 미소>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그뒤 현대사사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한 저자가 항쟁에 참여한 700여명의 구술을 정리하는 작업을 한 자신의 경험을 살린 장편으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오늘날의 상황을 아울러 조명하면서 광주항쟁에서 드러난 투쟁정신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한편, 5·18의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있는 야심작이다.
5·18 연구소에 관여하고 있는 정찬우는 재수생 신분으로 시민군에 합세해 투쟁을 벌이던 시절 실수로 '생머리 여자'를 쏘고 계속 악몽에 시달린다. 그에게는 첫사랑 미선이와의 이별이라는 아픈 경험이 있다. 미선은, 공수단에 능욕당해 아이까지 낳고 정신질환을 앓는 언니를 돌보느라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한편 정찬우는 바다낚시 갔다가 타살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한 갑작스런 김성보의 익사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가 5·18 당시 공수단 장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무렵 미선의 언니 영선이 바다에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소설은 광주항쟁의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김성보와 피해자인 미선의 언니 영선을 영혼결혼시키는 대미로 나아간다. 작가는 다른 한편으로 광주항쟁 당시 항전파였던 김중만이 군부의 일원인 하치호를 죽이는 장면을 통해 광주항쟁의 총체적인 면모를 오늘을 통해 드러내려 한다. 그리고 소설의 끝부분에 마당극 장치를 통해 광주항쟁이 일회적이고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현실을 규정짓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임을 암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수백명을 학살한 자들을 두고 사면 복권 운운한 현재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강한 항의를 이 소설 속에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