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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 착한 남자
저자 : 이만교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3
ISBN : 8937480301
책소개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작가가 펼쳐내는 또 한번의 연애담. 휴지는 반드시 휴지통에,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불행이 닥쳐와도 더 큰 불행을 겪지 않았다며 감사해하는 여자 정숙. 그리고 부하직원과의 연애도 모자라 정숙하기 그지없는 '정숙'을 유혹하려는 남자. 처음에 몸을 사리던 여자는 결국 남자에게 넘어오기 시작하고 그런 여자를 남자는 피하려 한다. 그렇게 되면 '진득한 죄의식' 없이 즐기려던 계획에 착오가 생기기 때문에.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종내 진실을 알 수 없는 대화에 이르면 도대체 어떤게 사실이고 거짓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표제작인 「나쁜 여자, 착한 남자」가 그려내는 연애풍속도다. 연애 자체의 속성이 그러하기 때문일까? 작가는 이 시대의 연애 묘사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속성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농담을, 이해하다」의 주인공은 앞뒤 꽉막힌 순진한 남자로 나오지만 연애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세상 살아가는 법을 체득한다. 구렁이 담 넘듯이 알아도 모른 척 몰라도 아는 척하는 곳이 바로 세상임을 말이다. 이 외에도 「눈빛과 마주치다」「그녀, 번지점프 하러 가다」등 모두 6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그들 모두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중심을 잘 잡고 있다.
목차
창작집에 수록된 「나쁜 여자, 착한 남자」와 「농담을, 이해하다」 등의 중편과 4편의 단편들은 우리 시대의 성과 사랑을 다룬 색다른 소설들이다. 농담하는 듯 발랄하고, 가볍게 슬프며, 진지하게도 웃음을 주는 작품들이다. 주제와 기법 면, 문체와 대화 행동 등이 모두 아우러져서 시대와 풍속을 보는 ‘예외적인 시선’들이 엿보인다.
「나쁜 여자, 착한 남자」는 상처(喪妻)한 후 독신으로 지내는 한 중년 남자가, 회사 부하 여직원과의 밀고 당기는 사랑과 욕망의 세태를 농담과 같은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녀>는 갓 입사한 주부 사원으로, 고지식한 순진함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지녔다. <나>는 회사의 부장으로, 젊고 팔팔하고 개방적인 성격의 <그애>와는 은밀한 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황혼녘의 저녁놀이 아름다워 한눈팔다 사고를 내며, 자신은 즐기지 않은 회식 자리에서 묵묵히 계산을 하고, 관행적으로 저질러 온 서류 변조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남편의 외도를 한번쯤의 바람으로 여기는 여자다. <나>는 <그애>와는 사뭇 대조되는 <그녀>에게 점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점점 정복해 보고 싶은 욕망을 갖는다. <그녀>와의 사이가 좁혀질수록 그녀의 순진하고 고지식한 행동 때문에 <그애>는 피해를 입게 되고 회사마저 그만두게 된다. 그러한 관계를 짐짓 가벼운 농담을 던지듯, 단순 교통사고를 내고 잠시 머물고 있는 경찰서 유치장 안에서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이다.
「농담을, 이해하다」 자주 대화 중에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못하여 ‘농치 혹은 농맹’이라 불리는 한 직장인이, 신입사원과 그의 첫사랑 연인과 부대끼면서 지내는 동안, 점차 농담을 이해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나>는 자주 농담을 진담처럼 여기거나, 진담을 농담처럼 여기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이러한 <내>가 어느 날, 술에 취하면 찾아가는 신입사원의 첫사랑 연인의 집에 동행한 것을 계기로, 자신도 이른바 ‘애인’이라 하는 은밀하고 즐거운 관계를 만들게 되고, 이러한 <바람>을 하나 얻는 것으로 자신도 드디어 <농담>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