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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란도트
저자 : 카를로 고치
출판사 : 달궁
출판년 : 2003
ISBN : 8950905787
책소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와 페르시아 민담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나라를 잃고 정처없이 방황하던 타타르 왕국의 칼라프 왕자는 우연히 북경 근처에서 공주 '투란도트'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아름답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는 청혼자들에게 세가지 수수께끼를 내는데, 모두 맞출 경우 공주와 결혼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가로 청혼자의 목을 요구한다지요. 공주는 과거의 어떤 좋지 못한 기억 때문에 남자에 대한 지독한 혐오증을 갖게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많은 왕자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수수께끼에 도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고 아까운 목숨만 잃었답니다. 백성들은 이 무모한 놀음에 열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긋지긋한 피의 제전을 빨리 끝내줄 구원자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 때 마침 칼라프 왕자가 이 도시를 지나가게 된 것입니다.
동맹군의 배신으로 하루 아침에 나라를 잃고 헤매던 칼라프 왕자. 그에게는 자신만 바라보는 많은 백성들과 늙은 부왕, 그리고 도적떼에게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왕비의 기억이 매일처럼 새롭습니다. 오직 하루라도 빨리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답니다. 하지만 투란도트 공주를 보는 순간 이 수수께끼에 도전하여 그녀의 사랑을 얻는 것이 모든 난관을 뚫는 절대절명의 열쇠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 길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공주 앞에 서게 되지요.
자, 과연 칼라프 왕자는 세가지 문제를 모두 맞추고 얼음같이 차가운 투란도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수수께끼를 모두 맞춘들,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강제로 열릴 수나 있는 것일까요? 칼라프 왕자의 현명하고 무모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목차
“이방인이여,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괴로워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그때마다 태연하게 그들을 경멸했어요. 하지만 당신만은 두려웠어요. 당신의 눈동자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이글거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차마 당신의 눈을 마주 대할 수 없었어요. 당신의 눈빛은 너무나 강렬했어요. 그것 때문에 당신을 더욱 증오했고, 그것 때문에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래서 더욱 괴로웠어요. 당신을 이겨야 하나, 아니면 져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했어요. 이방인이여, 이제야 그때 당신의 눈빛이 왜 그토록 이글거렸는지 알겠어요.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요. 제 마음이 흔들려서 그랬던 거예요. 제 눈빛이 흔들려서 그랬던 거예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제 마음을 당신에게 들킬까 봐, 저는 차마 당신을 마주볼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당신의 눈빛이 더욱 겁났던 거예요. 그래서 당신의 눈빛이 이글거리는 것처럼 보였던 거예요. 이방인이여, 저는 처음부터 당신을 이길 수 없었어요. 수수께끼는 단지 제 마음을 표현한 것뿐이었어요. 희망, 피,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당신이었어요. 저를 노예로 만드는 자는 바로 당신이었어요. 매일 당신을 생각하기를 희망하며, 당신으로 인해 제 피는 마치 불처럼 타올랐어요. 세번째 수수께끼 또한 두루마리에 적힌 정답은 제 이름이었지만, 사실은 저의 마음을 표현한 내용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그대의 입에서 제 이름이 불려지기를 원했어요. 그대 또한 똑같이 저를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대의 입에서 제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저는 너무나 기뻤어요. 그럼에도 그 기쁨을 도저히 겉으로는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저는 또 한 사람의 생명을 죽이고 말았어요. 부디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불쌍한 저 여자를 죽게 만든, 잔인한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