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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에 활을 겨누다
저자 : 김호석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06
ISBN : 8954601219
책소개
한 화가가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여러 의미 있는 작업을 통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한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예술적 성취와 영광을 동시에 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전시회를 마친 그에게 말할 수 없는 허기가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작업과 익숙한 환경으로부터 떨어져 있고 싶었다. 결국 모든 것을 뒤로하고 대지의 숨결이 살아 있는 한반도 북방 지대로 떠났다. 그림을 그리기 위한 여행도, 그저 휴식을 취하기 위한 여행도 아니었다. 누군가 왜 초원 사막지대였냐고 묻는다면 그저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우연은 인연이 되고, 인연은 필연이 되어, 그는 결국 마흔여덟 번이나 유라시아 대륙을 여행했다. 관광 가이드나 통역 없이 맨몸으로 부딪힌 체험이었다. 마흔여덟 번의 유라시아 대륙 탐험에서 그가 얻은 영감은 이 책에 실린 서른여섯 점의 그림으로 남았다. 북방 초원지대에 드나들기 시작한 지 십 년, 마지막 전시회를 개최한 지 사 년 만이다.
그가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그림을 통해서 일렁이는 대지의 그림자를, 생의 처절함과 소멸의 숙연함을, 결국 그 둘이 다르지 않음을, 그것이 자연의 냉엄한 질서임을 목격할 뿐이다.
그 화가는 김호석이다. 그는 1957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한국의 정치적 격변기를 지나오면서 역사화, 농촌풍경화, 역사 인물화, 서민 인물화, 가족화, 성철스님화, 선(禪)화, 군중화, 동물화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정신성과 삶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 몰두해왔다. 한편 한국 회화의 전통기법과 형식, 재료의 장점들을 되찾고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변화된 현대적 삶의 모습을 수묵화로 담아내 현대 미술계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 책에 실린 유라시아 연작은 크게 달라진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 작품집은 더 깊고 넓어진 한 예술가의 여정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1957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화, 농촌풍경화, 역사 인물화, 가족화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정신성과 삶의 모습을 형상화하는데 몰두해왔다. 1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300여차례의 단체전 및 기획 초대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