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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속에 꽃이 피었네
저자 : 고형렬
출판사 : 바다출판사
출판년 : 2002
ISBN : 8955611552
책소개
"사람이 머리와 가슴에 시 몇 편을 간직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라고 시인은 말했지만 그는 '시'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시와 (그 시를 쓴) 시인은 같은 것이다. 그의 추억 속에서 되살아난 시인은 기형도, 김남주, 고정희 등 50여명에 이르며 그가 읊는 시는 우리나라 당대 시인의 시는 물론, 저 멀리 백제 시대의 「정읍사」를 부터 일본의 유명한 동시 「카나리아」까지 이른다.
그의 추억 속에서 우리는 죽었던 김남주와 기형도의 모습을 다시 엿볼 수 있다. 오랜 감옥 생활끝에 풀려난 김남주는 "나 이쪽 가슴 아래께가 아퍼야"라고 호소하고 기형도는 그에게 "형, 저 조금 있다 거기 도착할 것 같습니다"라고 전화를 건다. 죽은자를 불러내는 추억이란 잔인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이 책의 부제목은 "고형렬의 시로 읽는 인생"이다. 저자에게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80년대의 견고하고 강고한 폭압 속에서 살아남은 죄책감과 덧없이 가버린 젊은 벗들을 보며 느낀 인생의 허무함이 아닐까. 허나, 인생은 희로애락의 연속이라 장마 뒤끝 햇살처럼 반가운 시들도 그의 인생 속엔 포함되어 있다(조운 「상치쌈」).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시들을 모았는데 情, 悲, 衆, 生, 思 라는 주제로 묶여있다. 각기 세월에 지치고 감정이 메마를 때, 슬픔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할 때, 세상 속에서 시를 발견하고자 할 때, 사색하기 위한 시 등이 그것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인생이 궁금한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지만, 책을 읽다보니 시인의 눈이나 우리들 평범한 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하고 이상스레 서글퍼지기도 한다.
목차
1954년 남쪽 바다 해남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그가 자란 곳은 동쪽 바다 속초이다. 1979년 『현대문학』에 시 <장자>를 발표하면서 시인이 된 그는, 첫 시집 『대청봉 수박밭』과 더불어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등의 시집과 장시집 『리틀 보이』를 발표하였다. 그는 때묻지 않은 감수성으로, 일상적인 삶과 그가 바라는 무욕의 세상을 담담하고 겸손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분단상황에 대한 작가로서의 진심 어린 걱정과 함께 통일의 꿈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현재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무상을 넘어서'의 진행을 맡아 시 읽는 즐거움, 시인 만나는 기쁨을 청취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