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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ays 4girls
저자 : 무라카미 류
출판사 : 이가서
출판년 : 2004
ISBN : 8958640073
책소개
풍요의 시대에 결핍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
이 쓰레기 같은 세상에서 무엇이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무라카미 류의 신작인 이 작품은 한여름에 꾸는 백일몽처럼 몽롱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일관된 흐름 없이 꿈결 속을 부유하는 듯한 플롯, 매혹적인 주문처럼 수차례 반복되는 문장, 그리고 트라우마trauma의 뿌리와 조우하기 위해 유년기의 기억 속으로 자꾸만 거슬러 올라가는 등장인물들…….
게다가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 버린 여인을 찾아서, 난생 처음 와 보는 광활한 정원을 몽유병자처럼 헤매기까지 한다.
‘나’가 여인을 찾아 헤매는 여정 또한, 뚜렷한 족적을 남기거나 흥미진진한 사건에 말려드는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그것은 ‘의식의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여정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정도다.
목차
지금 여기서 알몸이 되라고 당신이 명령한다면, 나는 당장 옷을 벗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사랑이니까요. 여기서 알몸이 되면 당연히 경비가 와서 혹은 경찰이 와서, 나를 경범죄로 체포할지도 모릅니다. 더 옛날이었다면 톱으로 목을 베었겠지요. 그런 풍속화를 본 적이 있어요. 나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톱으로 목을 절단당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주저하지 말고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저 오너는 패기가 없는 남자였어요. 인간의 랭크로 말하자면 중견中堅이지 않았을까요. 나는 더 위의 랭크인 사람에게 사육 당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은 흑인과 혼혈인 일본인으로 일본도日本刀를 모으는 게 취미인 무역회사 사장이었어요. 나를 언젠가는 일본도로 자르고 싶다고 늘 말했었죠. 내가 그 남자에게서 도망친 것은 일본도에 잘려 나가는 것이 무서워서가 아니에요. 좀더 위의 랭크라고 해 봤자, 결국 그 남자도 중급 정도의 인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