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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들
상자들
저자 : 이경림
출판사 : 랜덤하우스중앙
출판년 : 2005
ISBN : 8959245437

책소개


오랜 침묵 끝에 이경림 시인이 팔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 『상자들』. 숨 참기가 길었던 만큼 이번 시집에서 돋보이는 것은 탁월한 페이스 조절 능력, 다시 말해 시편마다의 고른 폐활량이다. 급박한 계곡 물살 위에서 카누를 타며 그 스릴을 맛보는 듯싶다가도 죽음의 바다, 사해 위에서 그저 둥둥 떠 있기만 하는 고요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탄력의 시편들. 냉수와 온수의 반복적인 끼얹음, 이 반복으로 이경림의 시는 여전히 탱탱하다.

이경림은 이번 작품 대부분에 ‘상자들’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상자란 무엇인가. 단순한 곽을 넘어서서 이경림은 상자의 뜻으로 품을 만한 대상을 매우 다채롭게 설정해놓고 있다. 달리 말해 ‘상자’라는 무한 상상의 수단에다 ‘아버지’라는 깃털을, ‘문학’이라는 날개를, 더 나아가 ‘존재’라는 날갯짓을 옷 입혀 놓은 것이다. 고로 이 ‘상자’는 풍요롭다. 이 ‘상자’는 감각의 화수분으로 배부르다. 이 안에서 자라지 못하는 이미지는 없으며 바로 이 ‘상자’ 안에서 나의 상상력과 더불어 나의 용수철 달린 발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자 속의 숨은 상자를 줄기차게 열어보는 재미! 종합선물세트 같은 『상자들』의 수많은 상자 들은 그러나 열쇠가 없어 좋다. 그러니 너도 나도 신나게 들락거려보자. 상자의 주인은 상자의 손님, 그 역설이 널뛰고 있는 유일한 집이니 말이다.

목차


제1부
작가
아파트 뒤쪽 후미진 바위에
덤프트럭은 어디로 질주하는가
이 상자
저기, 저녁이
시금치 사러 갔다가
나, 나
고구마, 고구마들
물가에서
여우2
나는 걸어간다
아침
동백 울타리
식탁 위에는 먹다 만 사과 한 개가 있다
저 쭈글쭈글한 주전자
어처구니 상자들
칠성당들

그러니까 나는

제2부
정육점
적멸
구덩이 8
이놈으 상자야 말 좀 해봐라
또……
오렌지 한 쪽
분홍빛
가방장사를 때려치운 시인
밑도……끝도……없다……
상자와 상자 사이
합장
걸친, 엄마
나야……
청바지를 입은 소년이
다큐멘터리 개미들의 세계를 보다가 문득
머리카락 이야기
그래, 종로쯤에서
바람이 하도 모질게 부니
그곳에는
허공이 실성실성해서

제3부
폭우
시선 5
옷걸이
대칭
벌목하러 떠난 아버지를 찾아
꿈에
부엌
까마귀들

구덩이
사실적인, 사실, 적인
나는 오늘 종일 잤다
외등
모텔 파라다이스
이 전대미문의
고양이! 고양이!
환1
악몽 공장
석탄박물관
심심하고 심심한, 이,
한담
아홉 개의 상자가 있는 에필로그
작품 해설/이경호(문학평론가) ‘닫혀 있는 상자’의 내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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