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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구의 장대한 건축물에 비해 왠지 허허로와보이는 한국의 건축 문화는 일반인들에게 그 틈을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의 전통 건축을 당대의 철학과 종교, 건축과 실내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진 결정체로 바라본다. "우리의 미는 자연만큼 아름답고 우주의 신비만큼 현묘한 무공으로 사람으로서 하늘의 조화를 부리는 신성의 경지를 추구했다"고 극찬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저절로 우리의 전통미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가슴을 차올라 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시작하여 종묘 정전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통 건축의 정수라고 여겨지는 스물네 채의 옛 집들을 향한 그의 시선은 우리 건축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서구의 화려한 건축물이 '비어있는' 공간을 이야기하는 대신 '생명의 기로 가득찬' 공간을 꿈꾼 우리의 조형 원리를 관조 스님의 해당 공간으로 이동한 듯한 풍성한 사진과 함께 조곤조곤 담아낸다. 저자의 폭넓은 통찰력과 사색의 통로를 따라가는 한국 미적 세계로의 여행이 즐겁다.

목차

한국미의 원형을 찾아서

1. 천강이 흐르는 예적 질서 - 병산서원 만대루 [허와 질서]
2. 반칸으로 지은 청풍명월 - 담양 면앙정 [자연과 건축]
3. 빛을 실현한 바람의 집 - 해인사 장격각 [완성과 무명]
4. 점으로 이룬 만 칸 허공 - 여수진남관 [무와 유]
5. 허공으로 지은 공중누각 - 화암사 우화루 [시간과 공간]
6. 무량한 천상 건축 - 부석사 안양루 [변화와 운동]

7. 미적 실용으로 숭고한 화계 - 수원 화성 [실용과 무용]
8. 비움마저 비운 집 - 선암사 심검당 [형태와 영원]
9. 인간이 조영한 우주 - 경복궁 경회루 [미완과 환영]
10. 원융부동의 무량법계 - 화엄사 각황전 [조화와 통일]
11. 회소향대의 천상누각 - 창덕궁 부용정 [형상과 크기]
12. 선리로 투관한 교상누각 - 송광사 우화각 [순응과 역행]

한국 전통의 명건축 24선

13. 경으로 허명한 천계 - 도산서당과 전교당 [주관과 객관]
14. 고요한 비춤의 절대 추상 - 법주사팔상전 [구상과 추상]
15. 광풍제월의 맑은 선계 - 담양 소쇄원 [맑음과 통합]
16. 중중무진의 인드라망 - 봉정사 영산암 [존재와 관계]
17. 빛으로 나눈 빛의 회랑 - 창경궁 숭문당과 문정전회랑 [주관과 도학]
18. 염화미소의 공간 - 통도사 대웅전 [상징과 실체]

19. 허에 잠겨 투명한 집 - 양동마을 심수정 [자율과 생명]
20. 천조로 쌓은 건축 만다라 - 불국사 범영루 [대칭과 비례]
21. 덕으로 드러난 건축의 도 - 창덕궁 인정전 [미와 덕]
22. 무무무무 무무무무 - 거조암 영산전 [무위와 내연]
23. 천지와 맞닿은 적멸법계 - 범어사 불이문 [경험과 초월]
24. 중천에서 밝은 구름의 집 - 종묘 정전 [침묵과 작위]

한국 건축의 공간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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