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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거라, 네 슬픔아
저자 : 신경숙
출판사 : 현대문학
출판년 : 2003
ISBN : 8972752738
책소개
구본창의 사진과 신경숙의 글이 어우러진 에세이집. 2003년에 출간되었던 단행본의 개정판이다. 신경숙의 사색과 소소한 추억들이 구본창의 카메라에 비추어진 인물과 사물과 정경들 속에서 현상된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연꽃을 든 손, 누군가 방금 전까지도 누워 있었던 흐트러진 이부자리, 인적 없는 어느 성의 구석자리에서 가지런히 신발을 벗고 낮잠을 자는 남자,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는 기차 안에서 바라본 기찻길, 자리에 얼른 앉아 먹어주기를 바라는 양 허름한 방 한가운데 덩그마니 놓인 시골밥상의 소박한 모습, 비밀을 엿보듯 살짝 젖혀진 커튼 틈새로 보이는 고양이, 덩그마니 남은 여행가방 한 개. 짧은 순간을 포착한 구본창의 작품은 정지된 지면 속에서 끊임없는 상상력을 이끌어 낸다.
이 사진들에 신경숙은 긴 추억을 더듬어 가는 글을 덧붙였다. 연꽃 앞에서는 눈이 가느스름해지는, 아름다움에 대해 인색하다 여겨왔던 어머니가 손수 준비한 수의는 마지막 가는 길을 향한 소박한 ‘호사’는 애틋하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되고파 찾아간 제주도에서 만난 어느 처녀의 울음은 필자를 다시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게 한다, 은사시나무가 창밖으로 보이는 지인의 방에서 잠들었던 시간을 추억하며, 새끼를 밴 개의 질주하는 운명과의 충돌을 기억해낸다. 무엇이든 맛나게 드셨던 아버지 덕분에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는 일에 부끄럼 없는 가족들 간의 애정, 새로운 주인의 손에 안겨주고 돌아오는 밤길에 조금 울게 만들었던 너무 사랑해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주었던 고양이 루미, 새벽녘의 버스정류장에서 스친 버스 차장과 달아났다던 고향 친구....
신경숙의 섬세한 감성과 필체와 하나의 영상으로 무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본창의 <자거라, 내 슬픔아>는 신경숙 개인의 추억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하나의 앨범이며 구본창과의 예술적인 교감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목차
1부
이 꽃을 어머니에게
자거라 , 네 슬픔아
물이 나오지 않는 왕궁에서
저, 아까운 비!
너는 거기 왜 가니?
보리밭 속에 숨어 있는 것들
저 남자를 방해해선 안 된다
노을
매혹당한 뒤에
질주하는 것들
비 오기 전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2부
길을 잃고 든 생각
담배에 대한 생각
돌마바흐체 궁전에 대한 생각
책상에 대한 생각
개밥 줘야 된다아
귀룽나무 아래서
옥수수, 감자……
피아노 배우는 남자
3부
모자
여름 바다
새
새벽 버스정류장
볕을 찾아서
서레 이모
묘지 앞에서의 입맞춤
숨어 있는 나무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르는 그때조차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 홀로
할머니들
백미러 속 풍경
손
발톱일랑 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