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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세트
저자 : 공지영
출판사 : 소담출판사
출판년 : 2005
ISBN : 8973818686
책소개
세련되고 활용도 높은 2018 다이어리와 함께하는
사랑으로 상처받고 사랑으로 치유하는 아릿한 이야기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 츠지 히토나리 세트
한국과 일본의 두 작가가 만나 완성한 사랑 소설 두 편. 남녀가 이별하고, 슬픔을 삭이고, 다시 만나고, 사랑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그려낸 남녀의 ‘다르면서도 같은’ 마음.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가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두 권의 책은, 한 권은 여자의 시선으로(공지영 편), 한 권은 남자의 시선으로(츠지 히토나리 편) 진행된다. 두 가지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이 되어 하나의 무늬, 즉 하나의 사랑을 완성해내고 있는 것이다.
남자 주인공, 준고의 이야기를 그린 츠지 히토나리는『냉정과 열정 사이』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무척 친숙한 작가. 건조한 듯 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가 가슴 벅찬 사랑을 더욱 뜨겁게 그려내고 있다.
목차
공지영 편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p.26
어떤 작가가 그랬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거라고. 그렇지만 그 작가가 모르는 것이 있다. 즐길 수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그저 한 사람을 피해 가는 것조차 안간힘을 써야만 할 때가 있다는 것을……. --- p.48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 --- p.109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 p.112
결국 또 내 가슴을 철렁이게 할 단 한 사람, 헤어진대도 헤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떠나보낸 그 사람. 내 심장의 과녁을 정확히 맞추며 내 인생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사람,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만년을 함께했던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주었던 그 사람, 내 존재 깊은 곳을 떨게 했던 이 지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사람. --- p.229
츠지 히토나리 편
그날 마음의 벽에 후회라는 상처를 새겼다. 그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바라보며 칠 년을 보냈다. 그런 내게 그 사람이 오늘을 살고 있는 한국을 방문함은 마음 편한 여행이라고 할 수 없다. ……평생이 걸려도 풀 수 없는 올가미 속에 나와 홍이가 있다. 그저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서울을 찾아, 같은 하늘 아래에서 그녀와 같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면 하는 생각으로 비행기를 탔다. --- p.6
인간은 후회하며 사는 동물이다. 사자나 기린이나 낙타가 후회를 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후회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얼마나 괴롭고 덧없는 존재인가. --- p.48
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게 만든다. 슬픔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거기에 젊음이 더해지면 모든 것이 위태로워진다. 밝은 색을 잃어버린 화가가 그린 그림과 같았다. --- p.89
그렇게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평온한 시작이었으나, 그 작은 만남 뒤에 두 나라를 걸친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의 기적이 둘을 만나게 한 것처럼 또 몇 번의 기적이 더해져 이렇게 우리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