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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을 읽는 노인
저자 : 루이스 세풀베다
출판사 : 예하출판
출판년 : 1993
ISBN : 8973851284
책소개
처음으로 본 암살쾡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야위긴 했지만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멋진 짐승이었으며 상상으로라도 만들어 낼 수 없을 만큼 걸작 중의 걸작이었다. 노인은 부상당한 발의 고통을 잊어버린 채 살쾡이를 쓰다듬었으며, 자기 자신이 비열하고 천하게 느껴져서 부끄러움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 싸움에서 자신이 결코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눈물과 빗물로 두 눈이 뒤범벅이 된 채 그는 살쾡이의 시체를 강가로 끌고 갔고, 강물은 살쾡이를 정글 깊숙한 곳으로, 백인들의 더러운 손이 결코 닿지 않을 땅으로, 아마존 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비열하고 해로운 것들이 절대 손댈 수 없도록 비수처럼 날카로운 돌들이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일을 맡게 될 여울로 실어갔다. 그리고 나서 그는 화가나서 총을 집어던져 버렸고, 살쾡이가 강물 속으로 가라앉는 걸 바라보았다. 모든 인간들로부터 치욕을 당한 금빛 짐승.
목차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는 천천히 일어셨다. 죽은 짐승에게로 다가간 그는 총알이 짐승의 몸뚱아리를 찢어 놓은 것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 짐승의 가슴은 하나의 커다란 상처로 변해 버렸고, 등쪽으로 위장과 허파가 삐져 나와 있었다. 처음으로 본 암살쾡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야위긴 했지만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멋진 짐승이었으며 상상으로라도 만들어 낼 수 없을 만큼 걸작 중의 걸작이었다.
노인은 부상당한 발의 고통을 잊어버린 채 살쾡이를 쓰다듬었으며, 자기 자신이 비열하고 천하게 느껴져서 부끄러움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 싸움에서 자신이 결코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개달았다. 눈물과 빗물로 두눈이 뒤범벅이 된 채 그는 살쾡이의 시체를 강가로 끌고 갔고, 강물은 살쾡이를 정글 깊숙한 곳으로, 백인들의 더러운 손이 결코 닿지 않을 땅으로, 아마존 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비열하고 해로운 것들이 절대 손댈 수 없도록 비수처럼 날카로운 돌들이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일을 맡게 될 여울로 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