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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호출
저자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1997
ISBN : 8982810773

책소개


<호출>은 풍문으로만 들려오던 신세대적 감수성과 세상 읽기의 실체를 확연히 드러내 보여준다. 환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포르노그라피와 사이버문학, 죽음 문제에서부터 현대문명의 심각한 병리학적 현상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다루는 소설의 폭은 대단히 광범위하고 전위적이다. 컴퓨터와 영화, 삐삐 등으로 대변되는 90년대 젊은이들의 감성과 삶의 양태 및 세상 읽기가 김영하의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목차


진정한 휴일이란 빨간 날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는 날이다, 춤을 추는 날이다, 아무 걱정도 없이 태양을 바라보는 날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잠드는 날이다, 취하지 않을 정도로 술을 마셔도 되는 날이다, 그리하여 술맛을 느끼며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이다, 사람들이 그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날이다, 그런 나날들이다. (137쪽)

하지만 엄마, 너무 늦었어요. 세상일이란 언제나 너무 늦거나 너무 빨라요. 엄마는 너무 빨리 집을 나갔고 너무 늦게 찾아왔어요. 아버지는 너무 늦게 죽었고 너무 빨리 절 버렸어요. 그때의 그 오토바이는 너무 빨랐는데 전 그걸 너무 늦게 알았구요. 그때의 그 염소는 너무 느렸는데 총알은 너무 빨랐어요. 세상일이란 다 그래요. 그러니 그만 가세요. (141쪽)

기껏 지옥에서 받는 벌이라는 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라면서요? 그런 건 여기서도 얼마든지 하는 일이지 않아요? 그건 이 땅의 여자들이 낮이나 밤이나 하는 일이에요. 그리고 전 어릴 때부터 이왕 죽을 거면 멋지게 죽고 싶었어요. 차를 운전하다가도 젋벽이 있는 커브길이면 늘 핸들을 거꾸로 돌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어요..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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