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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영웅전설
저자 : 박민규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03
ISBN : 8982816798
책소개
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상상력의 한계'가 어딘지 궁금하게 만드는 이 독특한 소설은, SF냄새를 물씬 풍기는 제목과는 달리 마치 지난 시대의 복고풍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그것도 '블랙코미디'를.
도색잡지를 보다 들킨 '나'. 엄마를 불러오기는 죽기 보다 싫다(혹은 창피하다). '나'는 '슈퍼맨을 흉내내다 죽은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옥상에서 뛰어내리나, 그때 거짓말처럼 진짜 슈퍼맨이 나타나 그를 구하고 '나'는 그의 본부가 있는 미국으로 날아간다. 이같은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은 그러나, 당의정을 입힌 쓴 약처럼 그 속에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다. 웃기고 서글프고 끝내는 어떤 그리움을 품게 만드는 독특한 소설.
목차
제1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식빵 굽는 시간』의 김영하와 조경란, 제2회 『마요네즈』의 전혜성, 제4회 『기대어 앉은 오후』의 이신조, 그리고 제6회 『동정 없는 세상』의 박현욱으로 이어지면서 역량 있고 패기 넘치는 신인작가를 발굴해온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이 제8회 당선작으로 박민규 장편소설 『지구영웅전설』을 선보인다. 『지구영웅전설』 과연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되묻게 만드는 엉뚱하고 기발하고 유쾌한 만화적 상상력과 독특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엉뚱하고 기발한 만화적 상상력
이 작가의 재능은 탁월한 미끄러지기에 있는 듯하다. 판타지인가 싶으면 풍자로 가고, 풍자인가 싶으면 다시 냉소로 간다. 냉소인가 하면 냉소의 건너편에 가서 블랙코미디가 된다. 그 블랙코미디는 또 그리 코미디가 아니다. 이 작가의 탁월한 질주와 미끄럼 타기가 어떤 새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줄지 한번 기대해보고자 한다. 도정일(문학평론가, 경희대 국문과 교수)
지진아 초등학생인 '나'는 어느 날 도색잡지를 보다가 선생님에게 들킨다. 부모를 모셔오라는 엄명이 떨어지자, 나는 절망에 빠져 투신자살을 결심한다. 그래도 '도색잡지 들켜서 죽었다'는 손가락질은 싫다. 슈퍼맨 흉내내다 죽은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목에 망토를 두르고 가슴에는 'S'자를 그려넣은 뒤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그때 거짓말처럼 슈퍼맨이 나타나 그를 구한다. 소년은 그의 '본부'가 있는 미국으로 날아간다.
예측불허의 전복적 상상력, 발랄하고 패기 있는 주제의식, 종횡무진 질주하는 입담, 당돌하고 뛰어난 문학적 개성의 탄생!
슈퍼맨의 친구(라고 주장하는)인 ‘내’가 이끌어가는 만화 같은 이 소설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을 비판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앞세운 경제 통제, 세계경찰을 자임하며 미국식 정의를 강요하는 독선 등이 그 비판의 대상이다. 기존의 소설에서 보기 드문 이러한 주제를, 작가는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을 차용하고 현실과 공상세계의 구분이 모호한 무대를 설정한 뒤, 그 회색지대를 배경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소설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워싱턴, ‘정의의 본부’에 도착한 소년은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을 만난다. 이들은 모두 '슈퍼특공대'의 주인공들. 소년은 음식 심부름, 원더우먼의 생리대 심부름을 하면서도 영웅들과 함께 지구의 정의를 지키게 된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그들과 함께 있는 '나'는 바나나맨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정식 대원이 된다. '겉은 노랗지만 정신은 하얀' 바나나맨은 결코 백인사회에 편입되지 못한다. 슈퍼특공대의 들러리가 되어 폼이나 재는 것이 바나나맨의 운명인 것이다.
어느 날 눈을 뜨니 '나'는 정신병원에 누워 있다. 미국시민권은 있지만 지문 조회상 미국인이 아닌 애매한 존재가 된 나는 정신병을 치료받고 한국으로 돌려보내진다. 그러나 나는 슈퍼특공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발상의 참신함과 그 발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능력은, 이 작가가 앞으로 쓸 작품에 대해서도 희망적 기대를 걸게 한다.
과연, 우리의 상상력은 어디까지가 온전히 우리의 것인가!
내 이름은 바나나맨.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함께
이 지구를 지키는 슈퍼특공대의 일원이다.
정의를 모르는 나쁜 무리들, 싸워 무찌른다.
슈퍼특공대!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