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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의 천국
저자 : 미치 앨봄
출판사 : 세종서적
출판년 : 2003
ISBN : 8984071374
책소개
한적한 교외 유원지. 이 곳 놀이공원 '루비 피어'의 놀이기구 정비공 '에디'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인이다. '찌들었다고'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좋은'도 아닌, 그의 얼굴은, 가끔 관절염을 앓기도 하는 늙은이의 무표정에 가깝다. 헐거워진 나사는 없는지, 닳아버린 바퀴는 없는지 후두두, 덜컹덜컹, 평생을 기계와 함께 살아온 한 남자의 평범함 혹은 비루함. '루비 피어' 하면 에디의 얼굴을 곧바로 떠올릴 정도로 그는 평생 '루비 피어'와 함께 했지만, 그에게 이곳은 한번도 천국이 아니었다. 평생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결국 떠날 수 없었던 곳이었을 뿐.
오늘은 우연히도 에디의 83세 생일. 여느 때처럼 깔깔거리는 아이를 회전목마 위에 올려주고, 범퍼카 난간 위로 몸을 내미는 아이들에게 경고조로 지팡이를 휘두르며 유원지를 배회하던 에디는,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에 위를 올려다 본다. 파란 하늘 위, 멀쩡하던 놀이기구 '프레디 낙하'의 차 한 칸이 기울어져 있고, 승객 4명이 안전판을 미친 듯이 붙들고 있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 에디는 황급히 직원을 올려보내 승객들을 구할 수는 있었으나,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케이블을 푸는 순간 열차칸은 우르르 떨어졌고, 아래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에디는 순간 기구 아래 있던 여자 아이 하나를 옆으로 밀쳐내면서 대신 기구에 깔린다.
깨어보니 이곳은 구식 놀이기구인 찻잔 속.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1920년대 놀이공원 '루비 피어'다. 이때부터 에디는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한번도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난다. 어린 시절 에디가 형과 주고받던 공놀이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서 죽게 된 사나이, 전쟁통에 에디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에디의 다리를 총으로 쏘아 불구로 만들었던 상사, 평생 에디의 마음에 짐이 되었던 아버지에 대한 숨겨진 사연, 그리고 에디가 참전 중에 불을 질러 죽게 만든 필리핀 소녀까지. 어떤 이는 에디를 위해 희생했고, 어떤 이는 에디로 인해 희생당했던, 그때는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이제는 알게된 그 수많은 인연의 굴레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사건과 하잘 것 없어 보이는 인생이라도 그 자체로 타인에게 얼마나 큰 울림으로 변주될 수 있는지, 그 사소한 것들의 귀중함을 이 책은 얘기해 주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이들과 관계하고 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빚지며 살고 있는지, 그 사실을 좀더 일찍 알 수 있다면 지금보다 겸손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후 7년만에 내놓은 미치 앨봄의 첫 소설에서는 한층 더 깊어진 그의 따뜻한 휴머니즘을 만날 수 있다.
목차
끝
여행
도착
첫 번째 만남
인연
두 번째 만남
희생
세 번째 만남
용서
네 번째 만남
사랑
다섯 번째 만남
화해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