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검색
본문
Powered by NAVER OpenAPI
-
외딴방
저자 : 신경숙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1997
ISBN : 8985712632
책소개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목차
큰오빠의 여자는 그 골목이 싫었을 것이다. 큰오빠가 민머리 위에 써야 하는 가발도, 오빠 밑에 혹처럼 딸린 나도. 그렇게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여자들은 남자들을 실망시키고 세상의 남자들은 여자들을 실망시키게.
거기다 엄마는 여자의 가는 허리가 못마땅하다. 여자도 엄마의 굵은 허리가 못마땅하다. 서울에 온 엄마에게 여자가 절을 한다. 엄마는 돌아앉는다. 가늘가늘한 여자가 엄마 눈엔 살림할 여자 같지가 않다. 여자를 배웅하러 간 사이 엄마는 가슴을 주먹으로 탕탕, 친다.
'여기 자주 오냐?'
'......아니.'
여자는 자주 오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여자는 온다고 해놓고도 오지 않을 때가 많다.
'그 허리를 해가지구선 우리집 살림은 어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