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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오늘과 달라야 한다
저자 : 조안 리
출판사 : 문예당
출판년 : 1997
ISBN : 8985975331
책소개
조금이라도 또 산행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안다. 하산길에는 하산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것은 결코 어떤 어두운 나락으로의 추락이 아니다. 추락은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러 있다가 하산 할 시기를 놓쳐버린 욕심 많은 등산객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사고이다. 땀 흘리며 오르던 등산길과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시야로 산행의 노고를 일시에 잊게 만들어 주던 정상에서의 '짧은' 추억... 그 모든 것들을 재대로 음미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하산 길에서이다.
목차
시간상으론 충분했지만 나의 몸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의 생각을ㄴ 정상으로 향햐 걸어가고 있었지만 나의 몸은 내려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그 고비를 남겨두고 있었다 정상까지 올라갈 자신은 있었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내려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서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등반이라는 것이 정상에 오르는 그 순간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산의 정상은 겨우 목표의 절반에 위치한 반환점에 불과한 것을...
단순하기만 한 이 명제가 내게는 새로운 지리처럼만 느껴졌다.
- 이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프로로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보통사람이라면 그 지점까지 간 고생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두 눈을 꼭 감고 이를 악문 채 기어이 정상까지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용기가 아니다. 만용일 뿐이다. 진정한 용기란 오히려 그 지점에서 단호하게 발길을 돌리는 자의 몫인 것이다! 어느 분야이건 상관없다. 어느 한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이라면 그에게는 사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당장 눈앞에 빤히 보이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 훗말은 기약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다 내팽개쳐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그저 묵묵히 발갈을 떠어놓고 있지만 그의 뇌리 속에는 정상 저 너머에 있는 하산길까지 들여다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