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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물 속 나의 그림자
저자 : 김지수 외
출판사 : 생각의나무
출판년 : 1999
ISBN : 8988045467
책소개
멍의 기억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중에서
~ 그의 맨살 속에 아른아른 비치는 부드러운 누르스름함이 있다. 멍의 흔적이다. 자주 헛발을 딛고 몸에서는 멍이 떠나지 않는다. 멍은 거무튀튀할 때까지는 욱신거리다가 푸르스름해지면 거의 아무렇지도 않다. 이렇게 아른아른한 누르스름함으로 남아 있을 때는 언제 어디서 그 멍을 얻었는지 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멍이 되던 순간의 타박은 잊혀진 통증이 되고 만다. 그러면 또 새로운 멍을 만들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