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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
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
저자 : 이시이 신지
출판사 : 다우출판사
출판년 : 2002
ISBN : 8988964195

책소개


쥬제페, 정말, 사로잡히는 방식이 보통이 아닌 이 남자.

어느 날 멍청하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오페라 가수의 노래를 듣다가, 스르륵 오페라에 빠져들어 오우오~ 하루종일 노래를 입에 달고 살더니, 온 동네가 그의 노랫소리에 익숙해질 무렵, 다시 러닝셔츠에 짧은 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홉, 스텝, 점프! 삼단뛰기에 빠져들었다. "쥬세페! 이번엔 어쩌다 삼단뛰기 같은 데 사로잡힌 거지?" "으응, 이유는 잘 모르겠고요, 어느 날 저녁 빈터에서, 그러니까, 그게, 메뚜기를 봤어요. 메뚜기가 여름을 다 보내고 필사적으로 뛰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나도 뛰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마음이 그때는 왠지 평소처럼 노래로 나오지를 않고 몸이 앞으로 앞쪽으로 자연히 움직여 버리지 않겠어요? 맞아요, 어느새 내 몸이 점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뛰어야지 하는 마음이 딱 세 걸음 만에 찰싹쿵 하고 가슴 저 밑바닥에 자리잡고 만 거예요. 계절도 다 지나가서 이 부근에는 이제 메뚜기를 볼수 없지만, 저만이라도 당분간 뛰려고요."

그길로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삼단뛰기를 반복하던 쥬제페. 어느날 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육상코치의 눈에 발탁되어 지역 예선과 전국 대회에 출전하게 되고, 바야흐로 그의 앞길이 삼단뛰기 세계신기록 보유자로 등극되려는 경기 당일날 아침, 정작 그는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실망한 사람들이 터덜터덜 집 모퉁이를 돌아선 순간, 그곳에 한 남자, 트렌치 코트에 중절모, 시가를 입에 문 기묘한 행색으로 홀연 모습을 드러냈으니, 짜자잔~ 명탐정 쥬세페, 이번에는 탐정 놀이에 푹 빠졌다.

우리에겐 『그네타기』라는 작품으로 처음 알려진 작가 이시이 신지의 두번째 작품인 『주제페, 사로잡힌 남자』는 무엇에든 한번 빠지면 어리석을 정도로 몰입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삶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대책없이 열심인 이 남자의 황당무개함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여자가 사랑하는 (그러나 이미 고인이 된) 남자의 대역을 하는 데에서 절정을 이룬다. 우수에 찬 아가씨 '페치카'와 그녀의 상처입은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벌이는 엉뚱하고 기발한 사건 퍼레이드. 여기에 페치카의 첫사랑이자, 고장난 케이블카에서 아이들을 살리려고 자신의 몸을 빙벽 아래로 내던진 아이스하키 선생 '타탄'의 훈훈한 이야기가 삽입되면서 한편의 감동적인 소설로 접어들게 되는데....

유쾌하니, 다다다다~ 읽어내려간 소설인데, 내내 한구석에는 노희경의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의 한구절이 맴도는 건 또 뭔가. 너 그리 살아 정말 행복하느냐? 죽도록 사랑하지 않고, 살 만큼만 사랑하고, 그래 상처받지 않아, 그래 너, 정말 행복했느냐. 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이 책은 작가 노희경의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의 명랑 쾌활 버전이다.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 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 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그렇게 자신을 지키느라, 사랑에 정신 잃어본 적 없는 수많은 싱글들에게 이 겨울 권하는, 짤막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혹시 아는가? 이 소설을 읽다가 어느 순간, 내 몸이 홉, 스텝, 점프를 하여 딱 세 걸음 만에 찰싹쿵 어느 가슴에 가닿을지. 이 계절이 다 지나기 전에, 누군가의 자전거가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

목차


1. 사로잡힌 남자, 쥬제페
2. 순수 소녀, 페치카
3. 세상에 없는 남자, 타탄
4. 타탄과 쥬제페의 비밀
5. 페치카의 고백
6. [특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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