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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저자 : 김선미
출판사 : 마고북스
출판년 : 2006
ISBN : 8990496284

책소개


‘현관문을 열면 길이 시작되고, 길을 나서면 여행은 시작된다’고 믿지만 스스로 소심하다 여기는 여자가 있었다. 그가 초등학생 두 딸을 데리고 제법 긴 여행을 떠나자고 마음먹은 건 지난해 여름방학을 앞두고서였다. 직업이 산악전문지 기자여서 전국 산천을 휘젓고 다니는 게 일이지만 아직 어린 딸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은 내 일만 잘 챙기면 되는 출장여행과는 크게 달라서 ‘더 늦기 전에 딸들과 함께 길을 떠나겠다’는 그의 작심을 흔들어댔다. 그래도 그는 떠났다. 회사에 휴직계까지 내는 배수의 진을 친 뒤에도 떠나지 말아야 할 수백 가지 이유에 편두통까지 앓아가며 끙끙대던 끝의 출발이었다.

세 모녀의 여행에 대해 궁금해 하고 나도 떠나볼까 용기를 갖는 이웃들에게 열나흘간의 길 위의 시간보다 힘들었던 것 떠나겠다는 결단 그 자체였다고 말하는 그는, 무섭게 자라는 사춘기의 딸을 보며 더 늦기 전에 떠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머잖아 부모의 품을 떠나 자신들만의 세계에 몰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길 위에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지만 그 길 위의 시간들에서 훌쩍 자란 것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고 고백한다. 그의 말 대로 그 자신이 이번 여행을 통해 중년을 바라보며 갑각류의 껍질처럼 굳은 자아를 깨고 나왔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글 곳곳에서 엄마가 아닌 김선미라는 개체의 세상 바라보기가 흥미롭게 읽힌다.

목차


D-데이를 앞두고 … 얘들아, 엄마랑 전국일주 떠나자
정말 떠나기 힘들다┃‘전국적으로 비가 계속되겠습니다’
남들처럼 집 팔아 세계 일주 떠나는 것도 아닌데
꿈에 그리던 가족텐트┃처음 집 장만한 기분이 이럴까
먼 남쪽 바다 끝에서 우리 집으로 이르는 길

첫날 … 퍼붓는 빗속에서 출발하다
그저 3번 국도 표지판을 따라서┃‘너희가 엄마 잘 보살펴줘야 한다’
‘기사 아닌데 기사식당 가도 돼?’┃‘언니, 까만 부처님 본 적 없지?’
하늘재의 인연과 새재 가는 길┃비구름 속에서 찾은 최고의 명당
*Tip : 자동차, 무엇을 덧붙이고 뺄까

이틀째 … 아침의 평화, 새재를 향해 걷다
알람시계 없는 숲 속의 아침┃그러고 보니 아빠 없이 산을 오른 적이 없었구나
아침 식탁 위로 햇살이 내리고┃옛길과 새길의 전시장에서 보물찾기
불볕더위 속 아이스크림을 내던지다┃‘엄마, 라면 안 먹고 밥 먹어?’
사발면으로 기억된 잊혀진 왕국 사벌국┃새옹지마, 내일은 오늘보다 낫기를
*Tip : 텐트는 야외생활의 집, 어떤 것을 고를까

사흘째 … ‘일단, 무조건, 빨리’우리 집으로 오더라고
아침이면 미련 없이 자리를 걷고┃‘근데 동학은 도대체 누굴 믿는 거야?’
사람을 추억하게 하는 사소한 것들┃피자헛과 이마트의 ‘도시체험학습’
이웃 동네에서 온 정겨운 장승┃‘엄마, 나 경찰서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감나무 아래 수돗가에서 빨래를 밟으며┃해네 집에서 다디단 잠을
*Tip : 텐트 속 이부자리-매트리스는 기본, 침낭은 선택

나흘째 … 폭우 속에 엄마는 용감했다
엄마의 젖무덤 같은 낡은 집┃뚝딱뚝딱 이제는 텐트 세우는 전문가
‘엄마, 가지 마. 번개 맞으면 어떡해’┃긴장해서 다친 것도 몰랐네
*Tip : 텐트의 조명-어둠과 친구가 되자

닷새째 … 혼자 서는 불침번
보급품을 싸들고 다시 길을 나서다┃경호강 맑은 물 따라 산이 푸른 동네로
산의 그늘 속에 피어 근심을 펴게 한 꽃┃지리산을 지리산답게 만든 사람
모른다는 걸 이제 겨우 알았네┃짐짓 씩씩한 척 어깨에 힘을 주고
텐트야, 떠내려가지 마라┃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밤새 불침번
*Tip : 짐은 부피와 무게, 가짓수 모두 줄여라

엿새째 … 3번 국도여, 안녕
예민한 내 팔자야┃지리산아, 잘 있거라┃논개가 몸을 던진 진주 남강
‘이게 웬 컴퓨터냐’┃비빔밥도 박물관도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삼천포로 빠져야 한다┃길에서 잠들지 않겠다고 약속했건만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닌데┃호미만 대면 쏟아져 나오는 무인도의 바지락 캐기
남해에서 3번 국도는 끝나고┃‘엄마,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Tip : 야외 요리, 집에서 손질한 만큼 편해진다

이레째 … 섬진강변에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다
우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걱정 마. 차 빠지면 보험회사 부르면 돼’
그놈의 햄이 뭔지……┃‘엄마, 나도 힘들단 말이야’
두고두고 잊지 못할 행복한 밥상┃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 맛본 꿀맛 같은 휴식
‘여자들끼리 무서울 텐데 워찌 잘라고 하시오’
순찰차의 호위 속에 도착한 몽골 텐트촌은……
여드레째 … 마음은 초원을 달리는 유목민
낯선 땅에서 20만 킬로미터를 돌파하고┃아름다워서 더 눈물겨운 섬 소록도
알다가도 모를 아이들의 속
*Tip : 숯불에 삼겹살, 이거 말고 뭐 없을까

아흐레째 … 3등 객실이 전해준 사람의 온기
녹동항에서 차를 싣고 제주도로┃저마다 다른 인생극장의 주인공들
곰솔숲의 기운을 받고 ┃관음사 야영장에서 제주도에서의 첫 밤을
*Tip : 네비게이션보다는 지도책을

열흘째 … 아, 한라산
사람을 취하게 하는 한라산의 마력┃배낭 메기를 자청한 아이들
정신이 혼미해지는 하산길이 좋은 까닭
*Tip : 파출소, 우체국과 친해져라

열하루째 … 우리는 마라도로 간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젊은 얼굴들┃슬프고 아름다운 자전거의 추억
‘갚아도 그만 말아도 그만’-가파도와 마라도┃정겨운 마라분교의 좋은 선생님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아무것도 안 하는 걸 즐겨봐’
돋는 해와 지는 해를 한곳에서 보는 섬
*Tip : 지방자치단체 문화관광과를 귀찮게 하라

열이틀째 …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태양과 풀과 바람과 파도와┃과자를 사러 가서 행복을 안고 오다
초콜릿과 노후 생각┃좋은 그림은 가슴속 깊은 이야기를 길어올리고
빨간 고무장갑 끼고 백록담을 올랐던 ‘용감한 누님’
벗이 있어 더욱 즐거운 모구리 야영장의 저녁식사
*Tip : 초보자는 휴양림이나 국립공원 야영장부터 시작하라

열사흘째 … 한라산의 자식, 오름에 오르다
대지의 열정을 품은 오름┃올망졸망 한라산의 자식들
자기가 태어난 집에서 계속 사는 사람┃이름은 사람에게나 필요한 것
빛바랜 흑백사진 속의 이야기들┃사진보다 오래 남는 혀끝의 감동
*Tip : 모기와 뱀 무섭다고 야영 못 할까

열나흘째 … 문득 그리워질 길 위의 시간들
숱한 숙제들을 남겨두고┃산에서 바다로 간 갈치의 추억
우리는 과연 매일 똑같은 태양 아래 살았던 것일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 아이들의 가슴에 불씨 하나 당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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