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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저자 : 이현주
출판사 : 샨티
출판년 : 2005
ISBN : 8991075223

책소개


책 제목 그대로 '꿈 일기'를 담은 책. 지난 한 해 동안 꾼 꿈들을 이현주 목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대학 노트에 빼곡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꿈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 책은 이렇게 적은 꿈 이야기들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추려 묶은 것이다.

이현주 목사가 꾼 꿈들은 ‘예지몽’ 같은 특별한 꿈들이 아니다. 보통 사람 누구나 꾸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이다. 폭군을 만나 도망치는 꿈, 새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꿈, 목사라는 신분에 맞게 교회에 가서 설교하는 꿈, 젊은 날의 군대로 되돌아가 고생하는 꿈, 기차를 타고 가다 하차역을 놓쳐 안절부절못하는 꿈, TV 스타들을 만나서 노닥거리는 꿈, 존경하던 스승과 재회하는 꿈, 밥에 똥을 비벼 먹는 꿈, 육질의 여성에게 유혹을 받는 꿈…… 누구나 한 번은 꾸어봤음직한 그런 꿈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평범한 꿈들에서 그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어낸다.

목차


“회갑 기념으로, 나는 내게 ‘한 해 동안 침묵하기’를 선물했고,
내 안의 선생님은 내게 ‘한 해 동안 꿈을 꾸고 기록하기’를 선물하셨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꿈 일기’다. 지난 한 해 동안 꾼 꿈들을 이현주 목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대학 노트에 빼곡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꿈들에 대해 생각했다. “지난 2004년은 제가 세상에 태어난 지 꼭 육십 년 되는 해였습니다. 한 해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그동안 말도 많이 했고 글도 많이 썼으니 근신하는 뜻에서 말도 하지 말고 글도 쓰지 말고 그렇게 한 해를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 들어앉았지요. 그런데 그 한 해 동안, 제 중심에 계신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세 가지 좋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첫째 선물은, 밤마다 꿈을 꾸게 하신 겁니다. 둘째 선물은 그것을 기억나게 해주신 겁니다. 셋째 선물은, 기억나는 꿈에 대한 해석(?)입니다. 간밤의 꿈을 기억나는 대로 적다보면 그 꿈을 통해서 제가 배워야 할 내용이라 할까, 제가 새겨들어야 할 메시지라 할까,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일년 삼백 예순 닷새 거의 날마다 빠짐없이 꿈에 대한 일기를 적게 되었어요.” (‘책을 내면서’ 중에서) 이 책은 이렇게 적은 꿈 이야기들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추려 묶은 것이다.
이현주 목사가 꾼 꿈들은 ‘예지몽’ 같은 특별한 꿈들이 아니다. 보통 사람 누구나 꾸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이다. 폭군을 만나 도망치는 꿈, 새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꿈, 목사라는 신분에 맞게 교회에 가서 설교하는 꿈, 젊은 날의 군대로 되돌아가 고생하는 꿈, 기차를 타고 가다 하차역을 놓쳐 안절부절못하는 꿈, TV 스타들을 만나서 노닥거리는 꿈, 존경하던 스승과 재회하는 꿈, 밥에 똥을 비벼 먹는 꿈, 육질의 여성에게 유혹을 받는 꿈…… 누구나 한 번은 꾸어봤음직한 그런 꿈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평범한 꿈들에서 그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어낸다.
이를테면, 가시가 아주 많아 아가미 속 혓바닥에까지 가시가 들어 있는 생선을 먹고 난 꿈을 꾼 뒤 이현주 목사는 “잊지 말자. 이 몸은 선생님 접시에 오른 생선이다. 혓바닥 가시부터 뽑으실 생각이신가? ‘침묵’이라는 게, 그게 ‘말’의 문제가 아님을 날마다 절감한다. 나는 과연 지금 침묵을 하고 있는가? 발성만 하지 않을 뿐, 들리지 않는 소리로 몸짓으로 여전히 말이 많다. 속이 시끄러운 것은 거기에 ‘말’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깨닫는다.(29쪽, 〈가시는 안에서 뽑아야 한다〉에서)
하차역을 놓치고 허둥지둥하는 꿈을 꾸고 난 뒤에는 “아직, 내 꿈속의 나는 자기가 지금 꿈속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허둥지둥한다.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것이 어떤 일이든, 착실하게 겪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현실의 내 자화상이다”라고 알아차린다.(32쪽, 〈꿈속의 나는 꿈꾸는 나 안에 있고, 꿈꾸는 나는 꿈속의 나 안에 있다〉에서)
또 세상에 단 한 송이뿐이라는 귀한 꽃을 보았는데 그 생김새가 아주 볼품없는 것을 본 꿈 뒤에는, 볼품없다는 것은 나의 편견이요 선입견일 뿐 모든 존재가 그와 같이 소중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꽃임을 새삼 확인한다.(68쪽, 〈모든 꽃이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꽃이다〉에서)
한번은 한 미국인이 한국인 배우를 칼로 쳐 목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는데, 목 없는 몸뚱이가 태연스레 그 목을 들어올려 앞뒤를 바꾼 채로 제자리에 얹어놓는 ‘엽기적인’ 꿈을 꾼다. 꿈에서 깬 이현주 목사는 칼을 들어 이라크를 친 부시에게 이라크 민중 역시 칼을 들고 대항해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으며, 꿈속의 사내가 머리를 거꾸로 갖다 붙인 것 같은 이른바 ‘모순 통일’만이 평화에 이르는 길이라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가르침을 떠올린다. “남을 죽이는 것이 제가 죽는 것이요 남을 살리는 것이 제가 사는 것이다. 그게 바로 예수의 길, 부처의 길, 노자의 길 아닌가?”(129쪽, 〈남을 죽이는 건 저를 죽이는 것이요 남을 살리는 건 저를 살리는 것이다〉에서)

꿈 일기가 책이 되어 나온 건 처음이다.
이 책은 꿈을 통해 어떻게 자기를 발견해 가는지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다.


이렇듯 이 책은 평범한 꿈에 범상치 않은 해석이 붙은 책이다. 한번은 꿈에 대한 강의를 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꿈속 강의에 따르면 첫째로, 꿈은 누구나 꾼다. 그것은 누구나 살면서 경험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기억되지 않은 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인식(알아차림)되지 않은 경험도 없는 것과 같다. 둘째로, 기억된 꿈은 해석되어야 한다. 꿈을 꾸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것을 해석하는 것뿐이다. 경험 역시 내가 선택할 수는 없다. 그 경험 안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찾아내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166쪽)
우리는 모두 꿈을 꾸고 또 꿈에서 깨어난다. 꿈을 깨어났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꿈속의 기쁨도 슬픔도 쾌락도 고통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꿈이라도 또 아무리 힘든 꿈이라도 다시는 같은 꿈속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은 꿈이 아닐까? 부처나 예수나 노자 같은 분들은 모두 ‘깨달음’이란 바로 이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만약 인생이 꿈이라면, 이 꿈을 깨어났을 때 비로소 그것이 한 편의 긴 꿈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현주 목사 자신의 일년간의 꿈 기록인 동시에 바로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 찾기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 책은 꿈 일기이면서 동시에, 한평생 구도의 길을 걸어온 수행자의 깊은 내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서구의 영적 수련 전통에서도, 꿈을 일기처럼 적는 일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꿈 자체가 인생의 비밀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자기의 꿈을 들여다봄으로써 자기 내면에 숨어 있던 욕망이나 깊은 감정, 오랜 염원 같은 것들과 만나고 눌러왔던 내면의 목소리들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주 목사가 꿈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데 있어 밑바탕에 둔 생각은 꿈속 주연 혹은 조연들이 모두 자신의 분신들이라는 것이다. 이현주 목사도 말하듯이, “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소도구들이나 그들이 엮어내는 사건들 모두 자기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슬람의 수피즘에서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자기 노출”이라고 한다. 꿈도 그와 같은 ‘자기 노출’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과거, 장자가 설파했듯이, 이 세상이 나비의 꿈인지 나비 꿈을 꾸는 나의 꿈인지 잘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해 동안 꿈 일기를 쓰고 난 뒤 이현주 목사는 말한다. “꿈은 모두가 길몽입니다. 흉몽은 없어요. 있다면, 나쁜 꿈을 꾸었다는 생각이 있을 뿐이죠.”(9쪽) 꿈 자체에는 좋고 나쁨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해석이 있을 따름이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꿈은 길몽이 될 수도 있고 흉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꿈이건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해석할 수 있다면, 역시나 나쁜 꿈은 있을 턱이 없지 않을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한 영적 구도자가 일년 내내 꿈을 꾸고 그것을 기록하고 해석하면서 그것들을 어떻게 자신의 성장을 위한 밑천으로 삼아가는지를 아주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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