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길에서 시를 줍다 (양성우 시화집)
길에서 시를 줍다 (양성우 시화집)
저자 : 양성우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년 : 2007
ISBN : 9788925507873

책소개

1970년 「시인」에 으로 등단한 양성우의 시화집. 애틋하고 사랑스런 이들을 위한 마음의 시를 총 5부로 나누어 담았다. 시인이 힘들때 애써 붙들어주고 쓰다듬어주는 이들의 눈물겨운 마음의 힘을, 지난 3여년 동안에 틈틈이 써 모아 엮었다. 화가 강연균의 컬러 그림을 본문 곳곳에 수록해 작품의 이해를 돕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양성우 시인이 신작시화집 『길에서 시를 줍다』를 펴냈습니다. 양시인의 12번째 신작 시집인 이 책은 지난 3년간 쓴 시 59편에 양시인의 옛 친구이자 수채화의 대가 강연균 화백의 그림 21점이 함께 실린 우정의 시화집이기도 합니다.
1970년 등단한 양시인은 1977년 두 번째 펴낸 시집 『겨울공화국』등으로 유신정권과 신군부 정권에 저항한 민주화 투사 시인, ‘겨울공화국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시집에는 그때 남과 사회만을 위한 혁명의 순정한 첫마음과 함께 민주화된 사회, 그 첫마음을 잃어가는 집권층 동지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실려 있습니다.

저녁 어스름이 깔린 청와대 앞길을 걷는다.
드높은 담을 따라 나란히 선 큰 나무들이
을씨년스럽다.
웬일인지 중심에 선 사람들이 세상을 흔드니,
기우는 나라에 이미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까지도 그 넋을 팔았느냐?
(중략)
전혀 터무니없이 옳지 않은 것들 앞에서
목숨을 걸고 맞서던 젊은 옛사람들이 그립다.
-「청와대 앞길에서」부분

위 시 「청와대 앞길에서」처럼 목숨 걸고 맞서 열은 민주화 사회에 그 첫마음을 버리고 권력만 탐하는 옛동지들, 지성인들의 행태에 대한 씁쓸한 비판의 부분도 이번 시집 곳곳에 눈에 띱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 여기 다 모여 꽃이 되었나.
이른 봄 산등성이 굽은 나무 잔가지 아래
눈 시리게 핀 진달래꽃.
아직도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아서 오늘도
얼굴 붉히며 이승을 굽어보는가.
뜻을 못 이룬 마음의 상처들이 어찌
살아서 움직이는 동안에만 쓰리고 아프랴.
그것은 누구나 죽어서도 지울 수 없는 것이려니.
-「진달래 능선」부분

양 시인의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낭만적 첫마음이 있기에 따뜻합니다. 아직도 활짝 피지 못한 세상이기에 안쓰럽습니다. 무엇보다 중진 시인답게 우리네 첫마음을 첫사랑 같이 전하는 서정의 미학이 빛납니다. 여느 시인과 달리 어려운 시적 수사 없이, 꾸밈없이 전하는 쉬운 서정적 시들에서 우리의 고단한 일상과 사회도 아연 환한, 보듬고 싶도록 짠한 삶으로 다가섭니다.
양 시인은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의 힘이 우리들 삶과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다며 그 마음의 힘으로 쓴 이 시들이 읽는이들에게 작은 기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옛친구 강연균 화백과 함께 이 시화집을 묶었다고 밝혔습니다.
시집 출간과 함께 시인과 인터뷰를 한다면 현 우리 사회에 대한 많은 좋은 말들이 시인의 입장에서, 국회의원까지 지낸 과거 민주화 투사 시각에서 나올 것 같아 좋은 기사거리가 될 것입니다.

시인의 말
마음의 힘을 나는 믿는다. 그것이 한 사람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의 힘이라면. 어떻든 지금까지 내가 이곳에 살아남아 있는 것도 그와 같이 여러 사람들의 마음의 힘이 그치지 않고 움직여온 결과가 아닐까.
더욱이 내가 넘어질 때 애써 붙들어주고 쓰다듬어주는, 그 이름을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한 이들의 눈물겨운 마음의 힘.
거기에 손끝이라도 닿아보려는 심정으로 지난 3년여 동안에 틈틈이 써 모은 것이 여기에 실린 나의 시편들이다. 그것도 요즘 흔히들 그렇게 하듯이 시류에 재빠르게 얹혀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스르는 듯한 시쓰기를 고집하면서.
그러면서 나는 나의 모든 말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내 삶 속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 서글퍼하면서도, 그것보다 먼저 내가 쓴 시편들이 읽는 이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서 이렇게 주섬주섬 묶어보는 것이리라. - 작가의 말 중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제1부 사랑이 나에게 오다
꽃을 보면
산그림자 저절로 일그러지는 것도
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직 한 사람
사랑이 나에게 오다
행복한 사람
죽도를 너를 사랑하다가
내 마음의 천사
내가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네가 나를 떠난 지 오래이지만
옛사랑에게
나에게 남은 것은
내 아내는 힘이 세다

제2부 붉은 내 마음 하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너에게 가리
누군가의 그리움이 되고 싶다
마음 하나
변하지 않는 것
2월의 시
그의 산으로
오늘 같은 날에는
한 줌의 흙
별을 옮겨서라도
눈물의 시

제3부 내 안에서 우는 사람
나를 버린다
아무 생각도 없이
어떤 후회
지나온 길
내 안에서 우는 사람
그림자 놀이
개화리에서
사람도 나무와 같아서
희로애락
저마다의 인생
가을비 속에서 잎들에게
신촌에도 해가 진다

제4부 누구에게나 절정은 있다
한 여름날 숲길에서
세상의 어느 것 하나도
그곳은 아직도 사람이 살 만한가
좋은 사람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물푸레나무 같은 사람
청와대 앞길에서
지푸라기 되어 바람에 묻어온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절정은 있다
네가 깃털처럼 가벼워져서
상수리나무에게
바람을 따라가는 길에

제5부 그리움 여기 다 모여
노랑꽃창포
무량사 달빛
비 오는 날
토함산
초여름 월곶리
낙산사 타던 날
진달래 능선
벌판으로
나무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와
여의도에서
흰 상사화
길에서 시를 줍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