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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국경제발전사
저자 : 이대근
출판사 : 나남출판
출판년 : 2005
ISBN : 9788930081139
책소개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실증적 경제사 연구성과를 토대로 17~19세기 조선 후기이후, 오늘에 이르는 한국경제의 긴 역사적 전개과정을 기존의 통설과는 다른 시각에서 재평가, 재해석하고자 한 기획의 성과로 만들어진 책이다.
목차
국내 역사학계의 주류는 이미 조선 후기에 자본주의의 싹이 텄다는 ‘자본주의 맹아론’,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자생적 근대화가 지체되었다는 ‘수탈론’, 해방 이후 급속한 공업화는 한국사회 내부의 동력에 따른 것이라는 ‘내재적 발전론’의 입장에 서 있다. 이는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과 자생적 근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일제 식민사관에 대한 강력한 반대명제였는데, ‘제국주의 비판을 위한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1970년대 일본 학자들은 한국·대만의 고도성장의 원인으로 ‘식민지 역사’에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본격적인 연구로 이어졌다. 안병직 교수는 이러한 일본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소개하였고, 경제사방법론을 수용하면서 1987년에 낙성대연구실(현 낙성대경제연구소)을 창립했다.《근대조선공업화의 연구》(일조각, 1993),《조선토지조사사업의 연구》(민음사, 1997)와 같은 연구성과는 국사학계를 상당한 자극을 주었다. 1990년대 중후반 여러 지면을 통해 ‘수탈론’, ‘식민지근대화론’ 논쟁이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식민사관의 재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방대한 수치와 통계를 분석하는 ‘실증적 방법론’을 통한 연구성과는 꾸준히 발표되면서 저변을 넓혔다.
이 책은 그러한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실증적 경제사 연구성과를 토대로 17~19세기 조선 후기이후, 오늘에 이르는 한국경제의 긴 역사적 전개과정을 기존의 통설과는 다른 시각에서 재평가·재해석하고자 한 기획의 성과로 만들었다.
모두 4부 17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부 “전통사회의 경제와 그 이행”은 17~19세기 조선후기의 사회경제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살펴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제1장(박이택) “조선 후기 경제체제”는 조선의 경제체제의 하위체계를 구성하는 소농(小農)경제, 미곡(米穀)경제, 화폐경제, 재분배경제 등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연계되어 있고, 각 경제주체의 경제적 행위양식의 특성을 통해 조선 후기 경제체제의 성격을 밝혀 당시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사적으로 분석한다. 제2장(박기주) “조선 후기 농민의 생활수준”은 당시 1인당 경지면적이나 토지생산성 등을 통하여 농민의 생활수준을 가늠하고, 이를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비교한다. 제3장(김재호) “전통적 재분배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이행”은 18세기 이후 20세기초에 걸친 조선 후기의 전통적 경제체제의 특징인 ‘재분배경제’에서 근대적인 ‘시장경제’로의 이행과정을 밝힌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어떻게 진전되고 그를 통한 각종 경제제도의 개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다룬 것이 제2부 “국제관계와 시장경제제도의 발달”이다. 여기서는 한국경제가 개항 이후 식민지기와 해방 후의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제도를 어떻게 발전시켰으며, 또 그 과정에서 어떻게 경제발전도 가능했는가 하는 점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었다.
제4장(이헌창) “개항기·식민지기의 국제경제관계”는 1876년 개항에서 1945년 해방되기까지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고찰한다. 앞의 제4장을 이어받아 제5장(이대근) “해방 후 경제성장과 국제적 계기”에서는 해방 후 한국경제의 전개에서 국제적 요인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검토하고, 한·미·일 무역구조의 변화 등에 따른 국제적 계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6장(이영훈) “시장경제제도의 성립과 발달”에서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적인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제도로 이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사유재산제도’의 확립이나 근대적 ‘민법’의 도입, 그리고 유통 근대화를 위한 각종 시장기구의 정비 등이 주로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에 들어 일본 식민지정책 일환으로서의 각종 법령(朝鮮民事令 등)이나 사업(토지조사사업 등)의 실시를 통해 성립되고 발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구체적 예증을 통해 밝힌다. 제7장(이명휘) “금융제도의 형성과 발전”은 식민지시기의 근대적 제도금융 성립과 식민지 금융제도가 과도기를 거쳐 1960년대 본격적인 경제개발과 더불어 다시 정책, 곧 개발금융으로 재생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제3부 “경제성장과 공업화전략”에서는 식민지시대에도 상당한 수준의 공업화와 경제성장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해방 후 농업을 포함하는 경제개발과정에서의 제도개혁과 공업화전략을 주요 테마별로 살펴본다. 식민지시대의 공업화나 농업의 발전, 그리고 국민의 생활수준 문제를 포함해 해방 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구조변동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제8장(장시원) “근·현대 농업성장과 구조변동”에서는 먼저 식민지기에 대표적 농업정책이었던 ‘산미증식계획’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이어 식민지하에서 생성된 ‘기생지주제’(寄生地主制)가 해방 후 1950년대 초에 실시한 농지개혁으로 소멸하게 된 점, 그와 함께 1950년대 농지개혁이 소농경영(小農經營)의 기반을 확립해 그 후 한국농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아울러 1960년대 이후 농업발전과 구조변동과정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도 분석한다. 제9장(김낙년) “식민지기 공업화의 전개”에서는 지금까지 제기되었던 식민지공업화를 보는 여러 논점을 정리하고, 해방 후 공업화까지 포함하는 수량적 지표를 제시해 이 시기 공업화와 구조변화를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제10장(주익종) “식민지기 조선인의 생활수준”은 식민지기에 있어 조선인의 생활수준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회답을 얻기 위한 것으로, 우선 기존의 생활수준 악화론과 개선론의 주요 쟁점을 비교 검토한다. 다음에 최근의 낙성대연구소 연구팀의 식민지기 GDP/GDE 추계작업 결과를 소개하고 그것으로 조선인의 소득이나 소비도 늘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제11장(최상오) “외국원조와 수입대체공업화”는 1948년의 정부수립 후, 그리고 1950년대 오로지 미국원조에 의한 전재(戰災)복구와 부흥을 위한 경제계획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는데, 미국원조 도입을 둘러싸고 한·미 두 나라 간의 원조규모와 조건, 원조물자의 구성, 적용 환율 등의 문제를 가지고 항상 대립했음을 밝힌다. 제12장(이상철) “수출주도공업화 전략으로의 전환과 성과”에서는, 196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재빠른 수출주도전략으로의 방향전환이 수출의 급속한 확대는 물론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게 된 과정을 주로 수출실적 분석을 통해 밝힌다. 아울러 고도성장의 원인을 1950년대까지의 앞선 공업화 경험과 1960년대 이후의 세계경제동향이 국제분업적 측면에서 한국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는 점 등도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제13장(박영구) “구조변동과 중화학공업화”는 1970년대 정치적으로는 ‘유신체제’하에서 경제개발의 핵심적 과제로 추진된 중화학공업화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여러 난관을 무릅쓰고 성공적으로 추진된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가 1980년대 이후의 한국경제 전개에 미친 수출촉진효과 등의 긍정적 경향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자원배분의 왜곡 등이라는 부정적 영향까지 함께 규명한다.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이상 1인당 소득 1만달러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재의 모습을 놓고 사람들은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제4부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와 전망”에서는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의 진입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당면 과제로 ①재벌문제와 산업(재벌)정책, ②노동정책, ③금융시장정책, 그리고 ④국제화 전략의 4가지를 우선적으로 골라, 각각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제14장(신장섭) “기업집단과 재벌정책”은 한국의 ‘재벌’유형의 기업집단은 세계적으로 보편적 현상이라는 점과, 한국에서의 기존 재벌문제 논의와 대책은 잘못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아래 기업집단이 광범하게 확장되는 원리를 ‘범위(範圍)의 경제’(economies of scope)이론으로 설명한다. 제15장(박덕제) “노동정책과 노사관계”에서는 이를테면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의 존재가 경제성장의 필수적 조건임을 전제로,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 성장과정에서 이러한 조건이 어떻게 충족되어 왔는가를 밝힌다. 제16장(김석진) “금융개방화와 정책과제”에서는 준비되지 않는 금융의 자율화·개방화 조치는 국내금융산업에 여러 가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심지어 많은 금융기관이 외국자본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금융개방화가 곧바로 외국금융자본에의 종속화로 귀결되지 않게 하는 대책도 강구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17장(이대근) “한국경제의 국제화 전략”에서는 먼저 오늘의 세계경제 추세를 글로벌리즘과 리저널리즘으로 가르고, 그 속에서 제3의 대안으로 이른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방식이 있음을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