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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기행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한국사 기행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저자 : 조유전|이기환
출판사 : 책문
출판년 : 2010
ISBN : 9788931574821

책소개

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한국사 기행』은 고고학자들이 서울·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및 제주지역에서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하고 있는 주요 유적을 답사한 기록이다. 문헌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는 물론이고 선사시대의 흔적까지 발굴과 기행을 통해 추적한다. 전체 5부 30장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단순히 관찰에 그치지 않고, 발굴을 담당한 책임자와 현장에서 대화하고 토론했던 내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발굴과 관련된 전문가에 역사 지식과 에피소드, 생생한 사진과 사료를 풍부하게 담아내 우리 역사를 보다 깊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국사 과목을 떠올리면 수많은 인물과 사건을 외우느라 밤을 새웠던 기억부터 떠오른다. 선사시대의 빗살무늬토기부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했던 국사. 수능 선택과목이 되면서 학교에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교양’ 하면 당연한 듯 ‘역사’ 분야를 떠올리는 것은, 바로 우리 국사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역사적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책문에서 출간한 『한국사 기행』은 역사적 지식에 기행이라는 테마와 엮어 우리 역사를 누구나 즐겁고 흥미 있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전체 5부 3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문헌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는 물론이고 우리 역사의 시원(始原)이 담긴 선사시대의 흔적까지 ‘발굴과 기행’을 통해 추적했다. 충청도 장선리에서 출발해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거쳐 경상남북도와 강원도를 거쳐 경기도 연천에서 끝나는 이 장거리 여행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역별로 한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발굴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따라 답사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 전역의 역사를 ‘발굴’이라는 매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데, 발굴 당시의 현장으로 종횡무진 이동하면서 담당자와 인터뷰도 하고 발굴비화도 들을 수 있다. 이런 고고학 발굴은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문헌을 통해 드러난 역사적 실체의 틈을 메우고, 후대 사람들이 선대와 보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발로 뛰는 역사 체험기’이자 ‘역사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만지며 경험하는’ 대안 역사책이다.
이 30편의 지식기행에 동행하는 저자들은 ‘우리나라 고고학의 살아있는 증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조유전 경기문화재연구원장과, 오랫동안 문화재 전문 기자로 일해 온 《경향신문》의 이기환 부국장이다. 저자들은 이미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하고 있는 주요 유적지를 해당 발굴 담당자들과 함께 답사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발굴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해당 발굴과 관련된 역사적 지식과 상상력까지 덧붙임으로써, 발굴을 통해 우리 역사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1장)’이나 ‘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8장)’ 등은 발굴이 기존 학설에 엄청난 쟁점을 가져다 준 것으로 손꼽히고, ‘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5장)’나 ‘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6장)’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흥미롭게 확장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또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18장)’에서는 삼국통일 이후 당나라와 격전을 벌여야 했던 신라의 절박함이,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21장)’에서는 먼저 떠난 남편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적신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27장)’을 방문해 삼국시대 초기의 『논어』 공부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29장)’를 보며 자궁파열로 출산 직전에 목숨을 잃은 모자의 사연에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의 행복한 동행

발굴을 통해 역사를 조명하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책은 발굴 상황과 문화재 보존의 어려움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막 노출되기 시작한 고려시대 석곽묘 4기가 사업시행자에 의해 포클레인으로 밀린 이야기(서문)부터, 인골이 확인된 고인돌의 덮개돌이 조형물로 사용된(24장) 가슴 아픈 사례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발굴된 한 신축공사장에서는 건축주와 문화재 담당자들이 협조해서 ‘지하박물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매듭지어 짐으로써, ‘대규모 개발과 문화재 조사’가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발굴과 관련된 행복하고 즐거운 유적 발굴 소식과 더불어 훼손 상황까지 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유적과 유물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체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기록유산과 실체적 유산을 함께 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세상에 나왔다. 발굴을 통해 사라진 과거에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예전부터 줄기차게 외쳐 왔던 우리나라 ‘반만 년의 역사’는 ‘최소 30만 년 전 아득한 구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고고학이란 학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우리 역사가 반만 년이라고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을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이 책은 발굴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매우 조심스런 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가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해 왔던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런 고민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 그 속에는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14장)’처럼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내용도 있고, ‘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10장)’에서 짜릿한 희열을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행의 종착지는 역시 ‘기록’과 ‘유적’이 만나 역사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저자들은 이 행복한 순간에 이르기 위해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을 한껏 버무려 잘 차린 밥상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애썼다. 빙산의 일각으로 전체를 얘기하려는 오만함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사라진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 책을 봐주길 바란다. 지나친 자신감이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문화유산이 ‘뽑아버려야 할 전봇대’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실체를 보여 줌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전국의 발굴현장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내는 고고학도들과, 현장에서 나온 새로운 자료를 놓고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공부하여, 미래에 대비하려는 역사학도들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역사학’과 ‘고고학’의 행복한 동행에 함께 했으면 한다. 그것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우리 역사의 수많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작지만 가장 위력적인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와 삼국시대 신라 유적이 켜켜이 나왔어요. 특히 청동기 주거지가 무려 28동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단순히 많이 나온 게 중요하다기보다는…….”(윤석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 조사1부장)
그랬다. 아우라지 유적에서 확인된 두 가지는 한국선사고고학을 뒤흔들 핵폭탄과도 같은 것이니 말이다.
먼저 청동기시대 주거지에서 나온 이른바 덧띠새김무늬토기[각목돌대문토기(刻目突帶文土器) : 눈금 같은 무늬를 새긴 덧띠를 두른 토기]의 출현이다. 이것은 2007학년도 고교 국사교과서에 수정된 청동기 기원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신석기시대 말인 기원전 2000년쯤에 중국 랴오닝[遼寧], 러시아 아무르강과 연해주 지역에서 들어온 덧띠새김무늬토기가 앞선 빗살무늬토기문화와 약 500년간 공존하다가 점차 청동기시대로 넘어간다. 이때가 기원전 2000년께에서 1500년께로 한반도 청동기시대가 본격화된다.”
이 대목은“신석기시대에 이어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10세기쯤에, 만주 지역에서는 이보다 앞선 기원전 15∼13세기쯤에 청동기시대가 전개되었다.”는 기존 내용과 비교할 때 가히 혁명적인 변화였다. 한반도 청동기 문화의 기원을 500∼1,000년 올려본 것이기 때문이었다.
- 4부 24장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진 정선 아우라지 청동기 마을’ 중에서

“얼마나 떨렸던지……. 드디어 천판을 열었어요. 그런데…….”
외관의 천판을 들어 올리자 내관의 천판이 드러났다. 그런데 내관 천판 위에서 글자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한 자씩 읽어 내려갔어요. ‘坡平尹氏之柩(파평윤씨지구)’, 즉 파평 윤씨의 무덤이라고 적힌 명정(銘旌: 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따위를 적은 깃발)이 내관 천판을 덮고 있었어요.”
(중략)
다시 조심스럽게 내관의 뚜껑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더욱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천판을 제거한 내관의 내부가 전체적으로 한지를 덮어 가장자리를 정리한 상태였어요. 중간 오른쪽에 한지가 약간 찢겨져 홑치마가 살짝 보였는데…….”
이 정도라면 관 내부는 훼손된 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고 있었다. 한지를 걷어내자 과연 홑치마와 누비단저고리, 겹저고리, 솜장옷 등이 차례차례 노출되기 시작했다. 발굴단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신을 꽁꽁 감싼, 전혀 썩지 않은 완벽한 형태와 화려한 색상의 염습의(殮襲衣: 죽은 사람의 몸을 씻기고 입히고 묶는 옷)가 있다는 것은……. 결국 시신이 썩지 않고 미라상태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의미였죠.”
(중략)
사진을 판독한 김 교수 팀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처음에 부풀어 오른 배 부분을 보았더니 복강과 골반강 안에서 태아의 골격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암 덩어리가 아니라 태아가 뱃속에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태아는 정상 분만 체위인 두위의 골격이었다. 결국 이 여성은 분만 중에 난산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진의 흥분은 하늘을 찔렀다.
“세상에……. 이것이 모자(母子) 미라인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정말 수백 년 전의 모자 미라란 말인가!”
임신 중 사망한 모자 미라가 남아 있기는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임신 중 사망하는 경우 부패가스가 장기에 차서 태아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아가 그대로 뱃속에 남아 있다니……. 흥분과 놀라움 속에, 진행 중이던 CT촬영 결과를 서둘러 확인했다. 그랬더니 엑스레이 촬영에서 보았던 태아의 모습이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 5부 29장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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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들어가면서1|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ㆍ6
들어가면서2|미래를 위해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행복한 여정ㆍ9

제1부 충청|하늘이 내려준 고대사의 흔적

1장_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ㆍ14
2장_무령왕릉 이후 최대 발굴, 공주 수촌리 고분ㆍ24
3장_철강 강국 백제의 위용을 보여 준 청주 신봉동 유적ㆍ42
4장_나·당 국제회담이 열린 철옹성, 보은 삼년산성ㆍ60
5장_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ㆍ72
6장_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ㆍ82
7장_위덕왕의 뼈저린 반성이 담긴 부여 왕흥사ㆍ96

제2부 호남·제주|고고학, 동북아의 중심에서 역사를 만나다

8장_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ㆍ118
9장_고대사의 블랙박스가 열린 나주 복암리 유적ㆍ138
10장_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ㆍ164
11장_2,000년 전의 무역항, 해남 군곡리 유적ㆍ174
12장_또 다른 역사, 탐라의 흔적을 간직한 제주 고산리 유적ㆍ184

제3부 영남|역사가 바뀐 곳, 역사가 이루어진 곳

13장 _ 한국 고고학의 출발지가 된 영도 동삼동 패총ㆍ202
14장 _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ㆍ218
15장 _ 전쟁고고학의 성과를 담아낸 동래읍성ㆍ234
16장 _ 주인을 따라 순장된 창녕 송현동 소녀ㆍ250
17장 _ 태풍을 타고 떠오른 8,000년 전의 배, 창녕 비봉리 유적ㆍ274
18장 _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ㆍ290
19장 _ 농부가 찾아낸 신라 최고 고비, 포항 중성리비ㆍ306
20장 _ 일연선사의 체취가 묻은 군위 인각사ㆍ324
21장 _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ㆍ348
22장 _ 고구려와 신라가 지하에서 만나는 영풍 읍내리 벽화고분ㆍ362

제4부 강원|문명을 낳은 땅, 국난을 이기다

23장 _ 국난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은 원주 법천사ㆍ380
24장 _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진 정선 아우라지 청동기 마을ㆍ392
25장 _ 신석기인들의 도시, 강릉 초당동 유적ㆍ404
26장 _ 3,000년 전의 청동기 마을, 화천 용암리·위라리 유적ㆍ416

제5부 서울·경기|학문과 거래, 일상이 담긴 곳

27장 _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ㆍ428
28장 _ ‘조선의 부활’을 알린 서울 청진동 유적ㆍ436
29장 _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ㆍ446
30장 _ 2,000년 전 백제의 대장간 마을, 연천 삼곶리 유적ㆍ474

참고문헌ㆍ500
찾아보기ㆍ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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