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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초상 (김행숙 시집)
저자 : 김행숙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14
ISBN : 9788932026510
책소개
타인의 불행을 내재하는 말 아닌 말, 에코
끝내 닿지 못하고 돌아오는 존재의 초상
시인은 종래의 서정적 자아와 결별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적 실험을 감행하며 2000년대 뉴웨이브를 가져온 시단의 대표 아이콘이다. 2003년 첫 시집 『사춘기』(문학과지성사, 2003)로 “서정에서 일탈하여 다른 서정에 도달한” 김행숙은 “현대시의 어떤 징후”가 되었고, 이 첫 시집을 통해 그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윤리학과 온전히 무관한 사춘기적 ‘경계’에 머문다는 뜻”임을 보여주었다(문학평론가 이장욱).
그간 김행숙 시의 행보를 요약하자면, 타자를 향한 낯설고 위험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관심의 대상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그 시선은 항상 자신 안에 웅성거리는 다른 ‘나’들에게 머물렀고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으로 벋어 나갔다.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에코’의 운명을 시적 자아의 초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의 목소리가 되울려서 나의 몸과 말, 생각이 되는 경험을 통해, 화자는 타인의 불행을 ‘나’의 일로 겪어내며 한 그루 덤불을 껴안고 활활 타오른다. 그러면서 끝내 가닿을 수 없는 타자의 경지, 오로지 자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존재의 경계에 서서 자책한다. 회피하고자 애써도 회피할 수 없는, 지극한 슬픔의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관계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인간의 시간/존재의 집/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낮/아담의 농담/밤에/연못의 관능/유리창에의 매혹/산책하는 72가지 방법/새의 위치/상형문자 같은/1인용 식탁/아, 서사극/타워/두 의 바퀴/공원의 취향/소/몇 번의 장례식/새의 존재/젊은이를 위하여/노인의 미래/도시가스공사의 메아리/물방울 시계/이름 모를 바닷가/아담의 잠옷/잠의 방언/샹들리에/소리의 악마/저 사람/철길/차이와 동일성/이사/타일의 규칙/K/청년의 희망/밤의 고속도로/좁은 문/비누의 맛/실종자/커튼이 없는 집/지팡이와 우산/두 사람/섹스 센스/좋은 말/2박3일/트럭 같은 사랑/허공의 성/어딘가, 어딘가에는/어느 머리카락 광대의 회상
2부
공감각의 시간/천사에게/半個/빛/타인의 창/모르는 목소리/눈의 위치/저녁의 감정/뒤에서 오는 사람/옥도정기 찾기/이웃 사람/창과 방패/조용한 지구/문지기/생각을 할 때/마른번개들/사랑하는……/잃어버려지지 않는 찾아지지 않는/8時가 없어진다면/에코의 초상
해설 존재 바깥에서 물결치는 ‘인간의 시간’ 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