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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명화 (김원일의 미술 산문집)
저자 : 김원일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18
ISBN : 9788932030890
책소개
한국 문학의 거장, 소설가 김원일의 그림 읽기
1966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분단 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며 『마당 깊은 집』 『불의 제전』 『아들의 아버지』 등 유수의 작품들로 한국 문단에 그 이름을 아로새긴 소설가 김원일. 이번에 그가 쓴 미술 산문집 『내가 사랑한 명화―김원일의 미술 산문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제목이 말하는바 이 책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사랑해온 그림(또는 조각) 46점이 걸린 마음의 화랑을 순회하며, 그림이 거는 말이나 그 그림에 하고 싶은 말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추적하고 그려낸다. 이를 통해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오래 사랑받은 46점의 명화들이 작가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독자들에게 살아 있는 이미지로 새롭게 읽히니, 내성적인 소년 시절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순정을 간직하고 있다는 작가의 그림에 대한 애정과 해박한 지식, 소설가다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미술 감상의 길잡이’ 또는 ‘그림 읽기 안내서’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 장의 그림을 통해 화가의 생애를 보며, 자신의 삶과 문학을 그 이미지에 접목시킨다. 이데올로기를 좇아 가족을 버리고 북으로 떠난 아버지, 홀몸으로 자식들을 키워낸 어머니, 지독한 가난과 두려움으로 점철되었던 성장기, 막내아우의 죽음,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좌절과 가위눌림, 자신의 창작에 영감을 주었던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을 통해 펼쳐진다. 이렇듯 이 책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그로 인한 가족과 개인의 수난의 역사가 있고, 평생토록 그 경험을 문학으로 형상화해온 작가의 치열한 사색과 독특한 체험의 기록이 담겨 있다. 차라리 노老작가의 인생 고백에 가깝다 할 수 있으니, 책 곳곳에 삶의 굴곡과 무거움이 승화된 작가의 인생의 깊이가 여운처럼 남는다.
목차
글쓴이의 말―개정판에 부쳐
1부 예술가의 초상
운명을 넘어선 ‘큰 바위 얼굴’ 렘브란트의 「두 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
잠자다 일어난 듯 잠옷 차림의 소설가 로댕의 「발자크상」
절망적인 공포 앞에서의 외침 뭉크의 「절규」
생활에 지친 남편과 욕망에 주린 아내 호퍼의 「도시의 여름」
존재론적 고독, 결핍의 내면 성찰 자코메티의 「걷는 남자」
육신의 고통에서 유아로 환생 프리다 칼로의 「유모와 나」
몸의 고통, 내던져진 육체 베이컨의 「누워 있는 여자」
2부 사랑과 열정
무도회 풍경을 묘사한 낙천적인 화가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어린이의 영혼을 가졌던 현자賢者 루소의 「사육제의 밤」
삶의 희망과 절망을 껴안은 예술혼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퇴폐적인, 황홀한 관능미 클림트의 「키스」
슬픔에 잠긴 어머니 모습 로트레크의 「아델 백작부인의 초상」
서리 철의 들국화, 비극의 주인공 모딜리아니의 「소녀의 초상(잔 에뷔테른)」
추락할 수 없는 격정적 사랑 코코슈카의 「폭풍우」
주색으로 지낸 호방한 천재 화가 장승업의 「호취도」
이상異狀한 천재 문학가 이상李箱 구본웅의 「친구의 초상」
3부 도전과 파괴, 재창조
낭만주의에 반기를 든 선구적 화가 쿠르베의 「만남(안녕하세요, 쿠르베 씨)」
낙선작 전시회에 출품하여 명화로 남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움직이는 인체를 한순간에 포착한 ‘무희의 화가’ 드가의 「무대 위의 무희」
세잔이 ‘발견’했던 산의 다른 모습 세잔의 「생트빅투아르산」
파리 화단을 경악시킨 화려한 색채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
천재 피카소가 창조한 큐비즘 누드화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자연을 해체하여 입체적으로 구축 브라크의 「에스타크 육교」
실제 변기를 조각품으로 출품 뒤샹의 「샘」
상식을 전복한 초현실주의자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
생성의 비밀을 푸는 환영幻影 달리의 「해변에 나타난 얼굴과 과일 그릇의 환영」
4부 자연, 이상향
이발관 그림의 대중적 인기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추억과 만난 여름밤의 바닷가 호머의 「여름밤」
야생의 자연 속에 불사른 열정 고갱의 「하얀 말」
떠나온 고향 정경, 추억 속의 유대 마을 샤갈의 「나와 마을」
파리 화단을 들썩인 일본 판화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해학적인 풍속화, 장터 주막 김홍도의 「주막」
5부 시대와 현실
인상주의 탄생을 예고한 기념비적 작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라스 메니나스)」
박진감 넘치는 처형의 극적 순간 고야의 「1808년 5월 3일」
혁명가의 죽음을 순간적으로 포착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유형지에서 귀가한 혁명가의 모습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삶의 벼랑에 내몰린 처자식 콜비츠의 「시립구호소」
골조 건축과 노동의 건강성 레제의 「도시의 건설자들」
슬픔을 걸러낸 따뜻한 인간애 벤 샨의 「광부의 아내」
당·인민·지도자를 그린 리얼리티 길진섭 외 3인의 「전쟁이 끝난 강선 땅에서」
6부 삶의 유한성
죄 많은 세상살이, 얼마큼 회개하며 사나 엘 그레코의 「베드로의 눈물」
보라색으로 숨죽인 아내의 죽음 모네의 「임종을 맞은 카미유」
그리스도를 대신한 속죄양 화가 코린트의 「보라 이 사람을」
모순의 생애, 모순을 극복하다 놀데의 「최후의 만찬」
온유한 그리스도 모습 루오의 「성스러운 얼굴」
고독에 단련된 의지의 표상 권진규의 「자소상」
글을 마치며
수록 작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