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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봄 2021
소설 보다: 봄 2021
저자 : 김멜라|나일선|위수정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21
ISBN : 9788932038339

책소개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봄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 봄 2021』이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지난 2년간 꾸준히 출간된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매 계절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 봄 2021』에는 2020년 겨울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김멜라의 「나뭇잎이 마르고」, 나일선의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 위수정의 「은의 세계」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선정위원(강동호, 김보경, 김형중, 양순모, 이수형, 조연정, 조효원, 홍성희)은 문지문학상 심사와 동일한 구성원이며 매번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작품을 선정한다.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차


그들이 심은 장뇌삼 씨앗이 발아해 삼이 되고 삼이 산의 비밀이 되어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이야기. 10년, 혹은 30년 뒤의 미래. 그때가 되면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여자와 여자 사이에서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될 거라고 대니가 말했다. 그때가 되면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장애인도 마음껏 운전하고 바다에서 서핑할 수 있을 거라고 체가 말했다. 그런 일들이 다 평범해져 더는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고 사람들은 집 화단에서 키운 양귀비 잎을 피우며 더 먼 미래를 상상할 거라고 두 사람은 말했다.
--- 「〔나뭇잎이 마르고〕 김멜라」 중에서

JS의 오른팔에 새겨진 열 마리의 새를 하나씩 천천히 들여다보며 볼 때마다 새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 같아. 팔에 열 마리의 새를 새긴 이유는 매번 물을 때마다 달랐는데 어쩌면 그 모든 것이었을지도, 아무것도 아니거나 너무 자유롭거나, 오늘은 묻지 않았다. 미안, 기억이 지워지고 부재가 성장하고 있어, JS는 말하고 오른손을 펴 내 눈을 가렸다. 많이 볼수록 우린 좁아지는 거야.
---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 나일선」 중에서

둘은 나란히 앉아 습관처럼 뉴스를 보았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리조트 회사가 결국 파산을 선언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하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둘이 신혼여행지에서 묵으려고 예약했던 리조트 중 하나였다. 세상은 원래 이렇게 갑자기 변하는 건가 봐. 하나가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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