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한국한시작가열전 (송재소와 함께 읽는 우리 옛시)
한국한시작가열전 (송재소와 함께 읽는 우리 옛시)
저자 : 송재소
출판사 : 한길사
출판년 : 2017
ISBN : 9788935662302

책소개

2003년 한길사에서 펴낸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의 개정 증보판이다. 종전에 다루었던 17명의 작가에 9명을 더하고 한시를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을 줄 「한시의 비유법」 1편을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또한 각 편마다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넣어 시 읽기에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은 한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옛 시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송재소 교수는 최치원부터 신채호에 이르는 26명의 한시작가를 뽑았다. 정지상, 이규보, 김시습과 같은 천재시인들을 비롯해 정몽주, 이황, 이이, 조식과 같은 유학자, 이숙원, 허난설헌, 이매창, 삼의당 김씨와 같은 여류시인, 중인 신분의 설움을 시로 풀어낸 이언적, 박제가 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이들의 삶을 시를 통해 담백하고 간결하게 풀어내고 있다.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한시는 우리의 선조들이 천수백 년 동안 창작해왔던 자랑스러운 고전이다.
우리 선조들은 한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심오한 사상을 형상화했으며, 날카로운 사회비판을 담아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식인의 갈등이나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한시로 엮었다.”
● 송재소

한시는 왜 재미가 없을까? 시인의 삶을 알아야 시(詩)가 보인다

문학 시간에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한시(漢詩)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시를 읽을 줄 모르는데다 번역해놓은 시는 뜻만 통하게 해석해놓은 것이라 해도 될 정도로 딱딱하기 때문이다. 주로 시험공부 때문에 자주 출제가 되는 부분을 공부하지만 이해가 안 가는 한시를 즐겁게 공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교과서에 실린 한시는 대부분이 번역한 지 오래된데다 누가 번역했는지도 모르는 번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경우가 많다. 한시가 어려운 이유는 한시가 고루한 옛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한시 번역이 재미없기 때문인 것이다. 한시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한시는 시인의 삶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의 삶과 시대상들을 알지 못하면 한시가 품고 있는 감정과 비유를 읽어내기 힘들다. 한시는 작가의 삶을 알수록 감동이 더 진하게 우러나오는 것이다. 『한국한시작가열전』은 재미없고 딱딱한 한시가 아니라 마음에 와 닿는 한시와 흥미로운 시인의 삶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한여름 밤의 빗소리처럼 다채로운 시인 이야기

『한국한시작가열전』은 한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옛 시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송재소 교수는 최치원부터 신채호에 이르는 26명의 한시작가를 뽑았다. 정지상, 이규보, 김시습과 같은 천재시인들을 비롯해 정몽주, 이황, 이이, 조식과 같은 유학자, 이숙원, 허난설헌, 이매창, 삼의당 김씨와 같은 여류시인, 중인 신분의 설움을 시로 풀어낸 이언적, 박제가 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지만 우리가 접해온 그들의 삶은 온갖 한자와 주해가 곁들어진 어려운 이야기로 전해질 뿐이다. 『한국한시작가열전』은 이들의 삶을 시를 통해 담백하고 간결하게 풀어내고 있다.

자신만의 뜻과 말을 만들어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규보는 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삶을 한탄했다. 정몽주는 무너져가는 고려를 부흥하기 위해 평생을 번민하며 웅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했다. “목은(牧隱, 이색)의 문(文)과, 도은(陶隱, 이숭인)의 시는 우리 동방의 으뜸”(본문 81쪽)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시인이었던 이숭인은 혼란한 고려 말의 상황에서 청정한 세계를 꿈꾸었다.

조선 초 사림파 종장(宗匠)이었던 김종직은 한명회를 찬양하는 「압구정」을 쓴 일로 오명을 얻는다. 조선 최고의 유학자 중 하나인 이율곡은 근엄했을 것 같은 인상과는 달리 서정적인 시어로 자신의 높은 도학적 경지를 드러냈다. 매월당 김시습은 평생을 시름 속에서 방랑하며 수천 편의 시를 남겼고 황진이의 무덤에 술잔을 올린 임제는 조정 대신들의 비난을 받으며 순탄치 않은 일생을 살았다. 허균은 장옥랑이라는 기녀에게 운우지정을 나누는 내용의 시를 선물할 정도로 자유분방했고 부안의 유명한 시기(詩妓)였던 이매창은 허균과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며 수많은 시를 남겼다. 역관으로 일본에 가서 500수의 시를 써주고, 일본인들이 그를 시험하기 위해 자신이 쓴 500수의 시를 다시 써달라고 하자 망설임 없이 실력을 발휘해 일본인들을 감복시킨 천재시인 이언진은 27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양반가의 서녀로 태어나 남편의 소실이 되어야 했던 여류시인 이숙원은 자신이 쓴 시로 이웃의 누명을 풀어준 것이 빌미가 되어 남편에게 소박을 맞았다.

세숫대야 거울삼아 얼굴을 씻고
물을 기름 삼아 머리를 빗는다오

이내 몸이 직녀가 아닐진대
낭군이 어찌 견우가 되오리까
● 이숙원의 「이웃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본문 252~254쪽)

이밖에도 핍박받는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고 절절하게 그려낸 정약용, 사대부가의 현명한 여장부로 남편을 이끈 여류시인 삼의당 김씨, 절명시를 쓰고 목숨을 끊은 황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고뇌했던 신채호의 이야기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독서를 방해하는 각주를 배제하고 송재소 교수 특유의 간결하고 빠른 문체로 정리된 스물여섯 시인들의 삶은 한여름 밤의 빗소리처럼 다채로운 음색으로 독자의 흥미를 이끌 것이다.

한시 번역은 해석이 아닌 시인과의 대화다

秋夜雨中
가을바람에 오직 괴로이 읊나니
세상에 친구도 적구나

창밖 삼경에 비가 내리니
등앞에 외로운 마음 고향을 그리네
교과서에 실린 최치원의 「秋夜雨中」

가을밤, 비는 내리고
바람 부는 가을엔 애써 시나 지을밖에
내 마음 알아줄 이, 세상 길에 드물다네

창밖에 내리는 ?비에 젖어
등불 앞, 마음은 만리를 달린다오
송재소 교수가 번역한 「秋夜雨中」(본문 14쪽)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린 최치원의 「추야우중」은 너무 유명해서 새로운 번역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송재소 교수는 「가을밤, 비는 내리고」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시 번역에 도전했다. 해석의 명확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송 교수의 번역이 최치원의 ‘마음’을 더 잘 전달하도록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의 원문은 “秋風惟苦吟/ 世路小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이다. 두 번째 구의 ‘知音’은 유백아(兪伯牙)와 종자기(種子期)의 고사에서 나온 말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뜻한다. 이역만리에서 자신을 알아주고 뜻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최치원의 심경이 드러난다. 송재소 교수는 네 번째 구의 ‘萬里心’을 ‘만리를 달린다’고 표현하여 당나라에 유학 중인 최치원이 고향을 그리는 심경을 절절히 그려냈다. 즉 한시 번역은 자구를 해석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인과 대화를 통해 나온 고도의 창작물인 셈이다.

교과서에 실린 송재소 교수의 ‘편하게 읽는 쉬운 시’

송재소 교수는 현존하는 최고의 한시 번역자다.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와 한국한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한시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정약용의 시를 번역한 『다산시선』에 수록된 다수의 작품은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번역의 명료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정약용의 「고시」8수를 비롯해 송재소 교수가 번역한 「적성촌에서」 「보리타작」 「탐진촌요」 등의 시는 교과서에 수록되어 다산의 시세계와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 주는 대표적인 시다.
자신이 번역한 『다산시선』에서처럼, 송재소 교수는 『한국한시작가열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한시를 보여준다. 그의 번역은 「고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교과서나 인터넷에서 어렵거나 어색하게 번역된 한시들을 읽어왔던 독자들에게 『한국한시작가열전』은 한시를 즐기는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그림과 함께 읽는 우리 한시

『한국한시작가열전』은 2003년 한길사에서 펴낸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의 개정 증보판이다. 종전에 다루었던 17명의 작가에 9명을 더하고 한시를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을 줄 「한시의 비유법」 1편을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또한 각 편마다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넣어 시 읽기에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컬러로 인쇄된 김홍도를 비롯해 조희룡, 최북, 이재관, 신윤복, 장승업과 같은 쟁쟁한 예술가들의 그림은 그림 같은 시들에 채색을 더해주는 재료가 될 것이다.

너의 눈은 해가 되어/ 여기저기 비치우고지고/ 님의 나라 밝아지게
너의 피는 꽃이 되어/ 여기저기 피고지고/ 님 나라 고와지게
너의 숨은 바람 되어/ 여기저기 불고지고/ 님 나라 깨끗하게
너의 말은 불이 되어/ 여기저기 타고지고/ 님 나라 더워지게
살이 썩어 흙이 되고/ 뼈는 굳어 돌 되어라/ 님 나라에 보태지게
● 신채호의 「너의 것」(본문 495쪽)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옛 시인들의 삶과 시를 조망하며|머리말

내 마음 알아줄 이, 세상 길에 드물다네
떠도는 외로운 구름 최치원

대동강 저 물결 언제나 마르랴
맑은 영혼을 노래한 혁명가 저지상

시의 마귀에 홀리다
영광과 치욕의 시대를 고뇌한 시인 이규보

매화 핀 창가엔 봄빛이 이르고
난세에 정도(正度)를 찾아 방랑한 나그네 정몽주

십 년의 세상일은 홀로 읊는 시 속이요
시림파 종장(宗匠)의 고독한 여정 김종직

마음과 세상 일이 서로 어긋나
시름 속을 방황한 천재 김시습

천만 송이 꽃에서 진(眞)을 보노라
도학적 자연시를 개척한 이언적

벼랑에 ?이 피어 봄날은 고요하고
도(道)를 시로 노래한 이황

서릿발 칼빛이 달을 치고 흐르네
대담한 기개, 파격적인 상상력 조식

돌 베고 나비 꿈에 빠져버렸네
이(理)에 통(通하고 시(詩)에 달(達)하다 이이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
당시(唐詩)의 문을 연 점업시인 이달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었난다
황진이 무덤에 술잔 올린 탈속한 시인 임제

뜨락에 매화꽃은 다 져가는데
기다림과 한(恨)의 시인 이숙원

구슬나무 이슬에 옷이 반은 젖어
한(恨)을 시로 승화시킨 허초희

나대로 나의 삶을 살아가련다
중세적 예교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인 허균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떠도는 구름을 기다리는 망부석 이매창

나를 보려거든 성서 주막집에 물어보게
무협주선(武俠酒仙)의 사중주 정두경

푸른 까마귀와 사각형의 태양이
시인을 자처하지 않은 시인 박지원

거리에 가득 찬 자 모두가 성현(聖賢)인데
여항(轝巷)의 천재 시인 이언진

가을 소리 태반은 시(詩) 속으로 들오고
아름다움과 실용을 조화시킨 박제가

수줍은 일 없는데도 저절로 수줍어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그려낸 이옥

북풍에 이엉 걷혀 서까래만 앙상하네
병든 사회를 실 풀어낸 정약용

달 같고 꽃 같은 두 사람 마주하니
사대부가의 지혜로운 여장부 김삼의당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옛일을 생각하니
붓 한 자루로 난세를 버틴 황현

너의 숨은 바람되어 여기저기 불어지고
사람을 살리는 꽃의 이미지를 노래한 신채호

부록 한시(漢詩)의 비유법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