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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저자 : 도종환
출판사 : 창비
출판년 : 20240510
ISBN : 9788936425012

책소개


깊은 흑요석 같은 시간을 만나게 하여주소서
내 안의 어두운 나를 차분히 응시하게 하여주소서

격랑의 복판에서 오롯이 고결한 영혼, 한국 서정시의 거목 도종환
기도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시력 40년의 역작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으로서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이한 도종환의 열두번째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이 창비시선 501번으로 출간되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보듬는 “격렬한 희망”(박성우, 추천사)의 시로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 『사월 바다』(창비 2016)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뜻깊은 시집이다. 시인은 3선 국회의원이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현실정치에 투신하는 동안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온 “고뇌의 흔적들”(시인의 말)을 진솔한 언어로 토로한다. 동시에 자연을 사랑하는 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순환하는 계절의 흐름에 실어 섬세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오랜 시간 맑고 투명한 시심을 잃지 않은 시인의 견결한 마음이 뭉클하게 와닿는다. 특히 연륜과 내공이 엿보이는 단형시의 아포리즘은 서정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편 시집의 품격을 높인다.

나와 다른 것을 혐오하는 세태, 거친 분노의 언어가 들끓는 어둠의 시대 정중앙에서 시인은 알베르 까뮈가 말한 ‘정오의 사상’을 소환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추구함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조화, 즉 정오에 다다르게 된다는 사상이다. 정치와 시, 도시와 자연. 절대 맞닿지 않을 듯 보이는 양극에 동시에 발 디딘 채 자신을 혹독하게 다그치며 마음을 정순하게 가다듬어온 시인의 귀한 깨우침이 적확하고 미려한 시편들로 화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부조리한 세상을 꾸짖는 그의 노성이 장엄하다. 자연 앞에서 자신을 겸허히 낮추며 깨우침을 희구하는 기도는 감미롭다. 정신적 내전 상태에 다다른 현대인에게 “순결한 정신주의자의 고뇌”로 읽힐 이 시집은 “마음의 쓴 약”과 “회초리”(안도현, 추천사)가 되어 잔잔하지만 묵직한 울림으로 가슴 깊이 퍼질 것이다.

목차


제1부

깊은 밤
쉬는 날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흐린 날
바깥
쌍무지개
노을
낙조(落照) 1
낙조 2
동행

고요
사의재(四宜齋)
소금
사흘 뒤
그의 시
풀잎의 기도
초저녁별

제2부

예감
구월 태풍
공소(公所)
늦게 핀 꽃도 아름답다
가을 산길
가을 강
가을 나무
고마운 일 2
숲을 떠나온 지 오래되었다
결실
매화나무
촛불 네개
대림(待臨)
법고
백색 감옥
이단
가난한 절
밤바람
사랑

제3부

새해
콩떡
로잔
속유(俗儒)
심고(心告)
오후
폭설
입동
겨울나무
철쭉꽃
이른 봄
초봄
편지
고마운 일 1
어떤 꽃나무
꽃나무
라일락
좋은 나무

제4부

사림(士林)
출항
도시 장미

충돌
무너진 신전
그때
연꽃
뜨거운 고독
칠월
성탄의 밤
겨울 산
새집
차를 기다리는 시간
처서
전세
적요
전야

해설|진은영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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