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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친구 (앙꼬 만화)
나쁜 친구 (앙꼬 만화)
저자 : 앙꼬
출판사 : 창비
출판년 : 2012
ISBN : 9788936472177

책소개


소소한 일상의 단면을 희화화하면서도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앙꼬의 그림일기』 작가, 앙꼬. 한동안 침묵했던 그녀가, ‘열여섯’ 시절을 들고 나타났다. 예사롭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보냈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이미 고백했던 『열아홉』의 이야기보다 더 앞선 시기의 모습을 데려온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내용의 깊이 뿐만 아니라 그림체 또한 전에 비해 한층 성숙해지고 단정해졌으며, 사실적인 묘사와 디테일도 더욱 섬세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순탄하지 못한 가정에서, 평범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지내왔던 작가의 경험은 이미 『열아홉』에서도 고백한 바 있으나 그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 지금의 자신이 되었는지, 그런 시간을 돌아보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털어놓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앙꼬가 소녀에서 숙녀로, 성인으로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느 특별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우리 학교에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지나온 시간은 ‘알 수 없는 일’ 투성이었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고, 그런 시간을 위해 댓가를 치러야 했다는 고백은 앙꼬나 주인공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야기일 것이다.

목차


앙꼬는 우리 만화판의 특별한 보물이다! ― 이희재(만화가)

『앙꼬의 그림일기』와 단편집 『열아홉』으로 우리 만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젊은 여성만화가 앙꼬가 전작 장편 『나쁜 친구』를 출간했다. 소소한 일상의 단면을 희화화하면서도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앙꼬의 그림일기』에 이어 『열아홉』은 자전적인 이야기와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한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체 속에 담아내 진한 페이소스를 선사한 바 있다. 그리고 한동안 침묵했던 앙꼬가 새롭게 완성한 『나쁜 친구』는, 예사롭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보냈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이미 고백했던 『열아홉』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열여섯’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림체 또한 전에 비해 한층 성숙해지고 단정해지되 사실적인 묘사와 디테일로 작가적 스타일을 완성한 듯하다.
흑과 백만으로도 얼마나 풍성한 표현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이번 작품은 소위 비행청소년이라 불리며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으로 인한 일탈을 경험한 주인공 진주와 정애를 통해 청소년문제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문제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고, 또래 청소년들과 기성세대, 더 나아가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길고 어두운 그 터널의 시간을 보내온 주인공들에게 동정이나 비난 대신 담담한 공감의 시선을 보내며 결말조차도 교훈적인 메시지 대신 독자들의 자유로운 감상과 판단을 향해 열어놓으며 마무리한다.

열여섯이던 중3 시절,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진주는 학교에서 ‘잘 나가던’ 일진 정애와 친해지고 둘은 뜻이 맞아 지긋지긋한 집과 학교를 버리고 함께 가출하게 된다. 가출한 두 친구는 일자리를 찾아 정애의 친구가 소개한 단란주점에 들어갔으나 진주의 서툴고 순진한 행동 탓에 쫓겨난다. 그리고 또 찾아간 다른 단란주점에서도 진주의 어수룩한 행동으로 인해 미성년자임이 들통나고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말라는 충고를 들으며 돌아나와야 했다. 둘은 결국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가 있을지언정 자상한 엄마와 자신을 아끼고 걱정해주는 언니가 있었던 진주에 비해, 정애에게는 가출한 엄마와 경제력이 없고 폭력을 일삼는 아빠, 그리고 어린 여동생뿐이었다. 그런 정애의 엄마가 집에 와 이혼을 요구하고 그로 인해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그날 이후 정애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자취를 감추고 누군가 봤다는 소문만 무성한 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남겨진 진주 역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일탈을 거듭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일탈을 끝내고 돌아와 만화가가 된 진주는 우연히 은행원이 된 중학교 친구를 만난다.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 뒤쪽에 있는 집창촌에서 정애의 동생 정희를 봤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흘려보낸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고, 아직도 그 세계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정애를 떠올린다. 그리고 진주는 버스에서 우연히 아이를 엎고 있는 정애의 옆모습을 발견하지만 끝내 아는 척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순탄하지 못한 가정에서, 평범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지내왔던 작가의 경험은 이미 『열아홉』에서도 고백한 바 있으나 그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 지금의 자신이 되었는지, 그런 시간을 돌아보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털어놓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앙꼬가 소녀에서 숙녀로, 성인으로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느 특별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우리 학교에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지나온 시간은 ‘알 수 없는 일’투성이었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고, 그런 시간을 위해 댓가를 치러야 했다는 고백은 앙꼬나 주인공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댓가들을 겪으며 조금식 세상을 배웠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잘못된 것부터 알아갔지만 남들보다 일찍 알게 된 것뿐이라고.”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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