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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사랑 (양장,: The Four Loves (1971))
저자 : C.S. 루이스
출판사 : 홍성사
출판년 : 2005
ISBN : 9788936502263
책소개
모든 종류의 사랑은 어떻게 왜곡되고 위험해지는가? 독창적 관점, 명쾌한 예증, 순전한 변증이 돋보이는 C.S. 루이스의 사랑론.
지금까지 사랑의 참된 본질에 관해서는 수많은 책이 저술되어 왔다. 그러나 이 책 『네 가지 사랑』처럼 간결하고 명쾌하지는 않다. 낡디낡은 주제라 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 영감 있고 독창적인 책은 사랑을 네 가지 범주―애정Affection, 우정Friendship, 에로스Eros, 자비Charity―로 나누어, 모든 종류의 사랑이 어떻게 일그러지고 심지어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 준다.
이 책 들머리에는 중심되는 개념으로 ‘필요의 사랑Need-love’과 ‘선물의 사랑Gift-love’이 언급된다. 필요의 사랑이란 “그녀 없이는 못살아” 하고 부르짖는 사랑이며, 선물의 사랑은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내놓고 헌신하는’ 사랑이다.
이러한 필요의 사랑과 선물의 사랑 모두를 담고 있는 ‘애정’은 네 가지 사랑 가운데 가장 겸손하며, 가장 폭넓게 퍼져 있는 사랑으로, 동물과 인간 사이에도 적용되는 사랑이다.
‘우정’은 오늘날에는 거의 사랑으로 간주되지 않는데, 옛날에는 이 우정이 가장 중요시되었다. 루이스는 이 우정에는 생물학적 요소가 가정 적으며, 이와 관련하여 우정은 동성애이론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이 우정은 독립적인 사람들의 작은 모임을 이끌어 내므로, 윗사람들은 우정을 위험하게 여긴다.
‘에로스’는 ‘사랑에 빠진 상태’를 말하는데, 희생하며 자기를 포기하는 그 숭고성으로 인해 항상 스스로 신의 자리에 오르려 한다. 루이스는 에로스를, 비너스라고 부르는 섹스와는 구별하여 정의한다. 비너스가 에로스와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비너스는 그것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에로스는 그 대상인 연인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애정, 우정, 에로스, 자비. 이 네 가지 사랑의 범주 외에도 루이스는 2장에서 “인간 이하 것에 대한 애호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동물 자연 조국에 대한 사랑을 따로 하나의 장으로 떼내어 파고드는 시선은 흥미롭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에 대한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본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통해 하나님께로 이르는 어떤 길을 찾으려 하면, 그 길은 즉시 희미하게 사라져 버린다. 따라서 자연을 통해 경험하는 어떤 영광에 매이게 되면, 자연에 대한 사랑은 일종의 종교가 되기 시작하여 우리를 엄청난 착각으로 인도할 위험이 있다. 또한 (장교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부상을 당한 바 있는) 루이스는, ‘조국에 대한 사랑’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애국심을 의심하자면 인류가 여태껏 일구어 온 고귀한 시(詩)와 행동의 절반 정도는 모두 폐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예루살렘을 보면서 우셨던 그리스도의 탄식도 부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애국심이 악마적이 될 경우, 즉 자기 나라의 대의가 곧 하나님의 대의라고 받들게 될 경우, 이는 곧 “지극히 세속적인 것에 그릇된 초월성이 부여되는” 것이므로 지극히 위험해진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르자면, 그 전쟁은 상대를 멸절시켜야 하는 의의 전쟁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루이스가 산책과 토론을 즐겼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나이 든 사람보다는 젊은이들 편을 든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루이스는 아이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이 훨씬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는 사랑의 왜곡을 매우 날카롭게 분석하지만, 네 가지 사랑 모두 하나님의 선물이며 왜곡되지 않을 때 그것은 하나님과 천국의 본질을 반영한다고 강조한다.
목차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만 드려야 할 무조건적 헌신을 인간적 사랑에 바쳐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랑은 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악마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며, 그 자신 또한 파멸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의 자리를 허용받은 인간적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4쪽)
필요의 사랑은 우리의 빈곤에 대해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선물의 사랑은 하나님을 섬기려 하고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고난도 감수하려 합니다. 그런데 감상의 사랑은 하나님께 “당신의 크신 영광에 대해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합니다. (38쪽)
애정은 우리의 삶에 살금살금 기어들어와 서서히 퍼집니다. 그러고는 수수하고 편한 옷들, 온갖 개인적인 것들과 더불어 삽니다. 부드러운 실내화, 낡은 옷가지, 오래된 농담, 부엌 바닥에서 졸고 있는 개의 꼬리를 밟는 일, 재봉틀 소리, 잔디밭에 뒹굴고 있는 도깨비 인형 따위와 말입니다. (68쪽)
하루의 고된 일과를 마치고 네댓 명이 함께 방에 모일 때, 실내화를 신고 벽난로 불꽃을 향해 다리를 뻗은 채 마실 것을 팔꿈치에 놓아 두고 있을 때,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전 세계와 세계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이 우리 마음에 밝히 드러날 때, 삶에서 이 이상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과연 어느 누가 자격이 있어서 이런 선물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127쪽)
위험의 씨앗이 숨어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에로스의 그 숭고성입니다. 에로스는 마치 신처럼 말합니다. 완전히 헌신하고, 행복을 깡그리 무시하고, 이기심을 초월하는 것이 마치 영원한 세계로부터 오는 메시지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는 하나님의 음성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에로스의 그러한 숭고성과 자기 초월성으로 선뿐 아니라 악을 향해서도 돌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4쪽)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행위입니다. 무엇이든 사랑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은 분명 아픔을 느낄 것이며, 어쩌면 부서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아무 손상 없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다면, 누구에게도―심지어 동물에게도―마음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얽히는 관계를 피하십시오. 마음을 당신의 이기심이라는 작은 상자에만 넣어 안전하게 잠가 두십시오. 그러나 그 작은 상자 안에서도 그것은 변하고 말 것입니다. 부서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깨뜨릴 수 없고 뚫고 들어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207쪽)
우리는 모든 사랑에 내재해 있는 고통을 피하려고 애씀으로써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분께 바침으로써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208쪽)
우리는 사랑했던 이들에게서 등을 돌려 어떤 낯선 존재에게 가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날, 결코 그 얼굴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가 지상에서 만났던 모든 순수한 사랑의 경험 속에 이미 함께 계셨고, 그 경험을 만들어 내고 뒷받침해 주셨으며, 그 속에서 매순간 움직이셨기 때문입니다. (2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