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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슈퍼 옆 환상가게
저자 : 강은교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240719
ISBN : 9788937409431
책소개
허무의 공동체에 구전되는 사랑의 시학
『풀잎』과 『허무집』의 시인 강은교 신작 시집
강은교 신작 시집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강은교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생의 말년을 가리키는 말로 노년기 대신 ‘노을기’라는 말을 쓰고 싶어진다. 생의 노을이 지는 시간, “강물 위로 서서히 가라앉”는 해처럼 가만히 낮아지는 시간, “검은 몸부림”을 뒤에 남기고 사라지는, 그러면서 또 살아지는 시간.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노을기에 이르러 황혼의 조명 아래 환히 드러나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 그 가볍고도 무거운 생의 진경을 담아낸다.
『풀잎』 , 『허무집』 등의 시집을 통해 허무의 심연과 윤회적 가치관을 노래한 시인이 근래 천착해 온 테마는 ‘당고마기고모’다. ‘당고마기’는 ‘바리공주’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속 신화다. 당고마기 서사의 핵심에는 잉태와 출산이 있다. 잉태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은 여성이 신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 신화 등 다양한 서사들이 당고마기를 중심으로 전승된다. 앞선 시집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시집에도 당고마기고모가 등장한다. 신화적 인물에 더해 혈연 기반의 호칭이 더해져 ‘당고마기고모’는 유장하고 장대한 시간 속에서 개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강은교만의 거리가 된다.
당고마기고모에게서 계승된 우리의 고통, 우리의 고통으로 연장된 당고마기고모의 삶이 교차하는 곳에는 ‘깨진 아름다움’이 있다.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노을기의 아름다움은 미래도, 환상도, 다 깨진 뒤에 알게 되는 누추한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에는 서글픈 가운데 결코 불행해지지 않는 대범하고도 담대한 사랑의 미학이 있다. 미래도, 환상도, 말하자면 “드넒은 여기 사랑하올 것들” 모두가 손안에 부서진 채 반짝일 때, 강은교의 언어는 깊은 허무의 공동체에 구전되는 사랑의 언어가 된다.
목차
자서(自序)
1부 운조의, 현(絃)을 위한 파르티타
내가 팔을 뻗치면 13
꽃을 끌고 14
용서 15
붉은 달빛 16
저 하늘의 피리소리가 17
너를 잃으니 18
교목(喬木) 19
부활 20
가야금 21
자갈길 22
애란 잔디 23
가장 기-인 소리 24
무수한 내가 25
선물 26
너의 길 28
저녁 식탁 29
벽 30
붕대 31
아무데도 32
사랑하는 사람은 33
계단 34
그 작은 주점 35
2부 당고마기고모의 여행노래
당고마기고모의 굽 낮은 구두 39
하늘색 가위 42
환상가게 44
샛골목 안 우체국 48
당고마기고모는 살짝 절름거리네 50
당고마기고모의 흉터 53
고모의 자줏빛, 낡은 가방 54
찻집, ‘1968년 가을’ 56
초록빛 식탁 59
당고마기고모네 싱크대 62
짜다 만 붉은 털실 64
당고마기고모네 창 밑 67
이옥봉의 집 68
너무너무 안락한 의자 71
슈퍼마켓을 나오는 고모 74
빗속에 혼자 앉아 있는 당고마기고모 76
고모의 기도서 78
오래전에 쓴 시: 비마(飛馬) 80
고모의 골목 81
노을이 질 때 82
필립스 다리미 84
3부 내것이 아닌 나의
‘아니고’ 들에서 돌아오는 밤 89
인생 91
키 큰 금목서가 내게 말했네 93
어떤 전시장에서 94
봄·산길 96
앵두나무 가지를 부러뜨리다 97
검은 창들_ _ _ 구형왕릉에서 98
시집값 100
거대한 오후 101
내것이 아닌 나의 102
TV를 들여다보네 104
만두 106
나는 결국 DMZ에 가지 않았다 108
새가 난다-어느 시인에게 바침 110
양배추, 그리고 113
그 아이의 방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