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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저자 : 헤르만 헤세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1
ISBN : 9788937460500
책소개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고루하고 위선적인 권위에 희생된 순수한 소년의 비극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의지를 짓밟는 제도와 교육에 대한 비판
“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 깔리게 될지
도 모르니까.”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다. 헤세는 열세 살이 되던 해에 부모 곁을 떠나 괴팅엔의 라틴어 학교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듬해에 그의 외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목사의 길을 걷기 위해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문학적인 자질을 타고난 헤세는 규칙과 인습에 얽매인 신학교의 기숙사 생활을 이겨 내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무단 이탈을 하기도 하고 신경쇠약에 걸려 휴학을 하기도 하다가 마침내 학교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고향에 돌아온 헤세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시계 공장의 견습공으로, 서점상의 견습원으로 일하면서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보지만, 우울증에 걸려 여러 해 동안 고통의 나날을 보낸 끝에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그의 분신이다.
헤세의 모든 작품은 이원론적인 대립 구도를 설정하고 있는데, 『수레바퀴 아래서』 역시 자신을 짓누르는 가정과 학교의 종교적 전통, 고루하고 위선적인 권위와 이에 맞서 싸우는 어린 소년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어린 소년 한스는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가 얻은 명예는 결코 그의 텅 빈 마음을 채워 주지 못한다. 사랑과 실연 끝에 결국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 한스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한스는 세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친숙하게 인식하는 인물이었다. 어린 소년 한스에게는 고향이 있었고, 꿈이 있었고, 모험이 있었다. 특히 신학교에서 이루어진 헤르만 하일너와의 만남은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수도원 지하실에서 하일너와 남몰래 나눈 키스의 경험은 한스에게 하나의 즐거움이며, 동시에 아픔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풋풋한 사랑이 넘치는 생명에 대한 최초의 예감 때문에 즐거워했고, 어린 시절의 세계로부터 떠나 버린 자신의 영혼 때문에 아파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하일너와 어린 시절을 포함해, 한스가 소중히 여겼던 것들은 모두 하나씩 그의 곁을 떠나고, 그는 아름다운 추억만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인생의 고된 굴레, 즉 수레바퀴 아래서 살아남고자 애쓰게 된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고루한 전통과 권위에 맞선 어린 소년의 저항을 통해 무거운 수레바퀴처럼 인간을 억누르는 기성 사회에 비판을 가한다. 한스 기벤라트는 작가 헤세의 분신일 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젊은이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누구나 겪는 기성 사회, 권위와의 갈등을 그려 내고 있다.
목차
아마 그 동정심 많은 복습 교사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야윈 소년의 얼굴에 비치는 당혹스러운 미소 뒤로 꺼져가는 한 영혼이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불안과 절망에 싸인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학교와 아버지, 그리고 몇몇 선생들의 야비스러운 명예심이 연약한 어린 생명을 이처럼 무참하게 짓밟고 말았다는 사실을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왜 그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년 시절에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는가? 왜 그에게서 토끼를 빼앗아버리고, 라틴어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동료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는가? 왜 낚시하러 가거나 시내를 거닐어보는 것조차 금지했는가? .. 이제 지칠 대로 지친 나머지 길가에 쓰러진 이 망아지는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