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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여가수
대머리 여가수
저자 : 외젠 이오네스코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3
ISBN : 9788937460739

책소개


하루도 작품이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는 현대극의 대가 이오네스코
웃음 뒤에 찾아오는 소름 돋친 일상의 발견
현대 연극의 역사를 다시 쓰는 반(反)연극 삼부작

“어, 아홉시네. 오늘 저녁엔 수프하고, 생선하고, 감자튀김하고, 영국식 샐러드를 먹었어요. 애들은 영국 물을 마셨고요. 정말 잘 먹었어요. 우린 런던 교외에 살고, 또 성이 스미스거든요.”

공허한 일상, 권력의 폭력, 개인의 소외를 겨누는 블랙코미디

『대머리 여가수』에 실린 세 작품에서 이오네스코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한 속성을 치밀하게 추적한다. 일별하면 「대머리 여가수」는 소시민의 허위의식과 소통의 허구성을, 「수업」은 제도 권력의 억압적인 본질을, 「의자」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불행과 소외의 문제를 파헤친다. 「대머리 여가수」는 한 영국 가정의 하루를 보여주면서 현대인의 무의미한 일상과 허위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품 속에서 스미스 부부는 마틴 부부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우연히 스미스 부부의 집을 지나던 소방대장이 그들을 방문하여 대화에 끼어든다는 것이 전체 줄거리다. 눈에 띄는 사건도 갈등도 없는 가운데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 소방대장의 무의미한 대사들만이 작품을 채우고 있다. 대화는 일정한 주제나 맥락 없이 동문서답하는 식으로 이어지며 완전히 엉뚱한 결론으로 끝난다. 대사(말)는 무성하지만 내용(의미)은 없는 이 한편의 소극은 온갖 기호와 의미로 가득 차 있지만 실내용은 공허하기만 한 현대 사회를 은유적으로 풍자하고 있으며 현대인이 맺고 있는 관계의 무의미함과 의사소통의 허구성을 꼬집고 있다.

「수업」은 한 교수가 개인 교습을 받기 위해 찾아온 여학생을 지도하는 중에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교수는 자신의 교육 방침을 학생에게 강요한다. 학생은 그것에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교수는 점점 더 폭력적으로 학생을 몰아세우고, 자기 성에 차지 않는 학생을 결국 칼로 살해하게 된다. 학생의 자발성과 창의력을 말살하는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은 여러 문학작품에서 볼 수 있지만 「수업」은 말 그대로 선생이 학생을 죽이는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그 비판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나아가 현대 사회의 제도 권력이 본질적으로 억압과 폭력의 장치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의자」는 외딴 섬에서 살아가는 노부부가 관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손님들을 맞아 한바탕 잔치를 여는 소동을 그린다. 지나간 인생을 돌아보며 회의와 체념에 빠진 노부부는 귀부인, 기자, 대령, 심지어는 황제까지 자기를 찾아온 것에 감격스러워하고 그 방문으로 자신들의 존재가 증명된 지금, 지난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고 행복해 한다. 그러나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무대를 점차 채워나가는 빈 의자들과 노부부의 독백뿐이다. 노인은 수십 년 동안 간직해 온,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발표할 때가 되었다며 마지막 손님인 변사를 기다리지만, 도착한 변사는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다. 노부부는 결국 절망감에 “황제 폐하 만세!”를 외치며 창문으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소외된 개인이 겪는 자기 존재의 상실감과 그것을 극복하려고 자기가 만들어 낸 환상에 의존하는 헛된 노력이 우스우면서도 슬픈 블랙코미디다.

목차


1. 대머리 여가수
2. 수업
3. 의자

작품 해설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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