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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달팽이 식당
저자 : 오가와 이토
출판사 : 북폴리오
출판년 : 2010
ISBN : 9788937832673

책소개


‘먹는다’는 것, 당신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을 잇는 맛있는 소설


작사가 출신의 작가 오가와 이토의 데뷔작으로, 일본에서 4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삶의 희망을 잃고 고향에 돌아와 달팽이 식당을 여는 링고. 손님의 취향과 인품에 대해 철저히 사전조사를 한 후 상황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는 이 식당에 다양한 손님들이 찾는다. 아르헨티나 사람인 아내가 딸을 데리고 가출한 후 혼자 살면서 줄곧 링고를 돕는 순박한 구마 씨, 예쁜 풋사랑의 설렘을 간직한 고교생 커플,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줄곧 검은 상복 차림으로 지내는 할머니 등. 이들은 이 식당에서 가슴 가득 행복을 안고 돌아간다. 하지만 링고는 깨닫게 된다. 치유되고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링고는, 텅텅 빈 집과 맞닥뜨린다. 동거하던 연인이 돈과 살림살이 전부를 가지고 사라져버린 것.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고 완벽한 외톨이가 된 그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가 있는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달팽이 식당’이라는 이름의 작은 식당을 연다.

정해진 메뉴도 없고, 받는 손님은 하루에 단 한 팀. 하지만 손님의 취향과 인품에 대해 철저히 사전조사를 한 후, 상황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이 작디작은 식당에, 어느 날부턴가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달팽이 식당은 손님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에 단 한 팀만 대접하지만 철저히 맞춤식 요리를 내놓는 링고는 온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기에, 그 정성이 손님들에게는 행복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달팽이 식당』은 그 식당을 찾는 이들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행복하고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줄 것이다.

목차


나는 얼른 굴과 옥돔 카르파초를 올릴 접시를 준비했다.
장갑을 끼고 전용 나이프로 생굴 껍데기를 까니 통통한 살이 나온다. 나는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그대로의 상태로, 하얀 접시 위에 생굴을 올렸다. 그리고 삼계탕 준비. 국물 속에서 뜨거워진 닭을 도마 위에 올리고, 칼로 배를 갈랐다. 안에 들어 있던 우엉과 찹쌀에서 고급스런 닭 육수를 머금어 향긋한 냄새가 나는 김이 오른다.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따끈따끈한 삼계탕을 그릇에 담아서 가져갔을 때 할머니는 식전주를 다 마시고, 사과 겨된장절임과 생굴도 이미 다 먹은 뒤였다. 나는 옥돔 카르파초가 남은 접시를 옆으로 치우고, 삼계탕이 든 뚜껑 있는 그릇을 할머니 앞에 조용히 놓았다.
손님이 시키지 않는 한, 조금이라도 요리가 남은 접시는 치우지 않는다는 것이 웨이트리스로서의 나의 신념이다. 그리고 다시 무대 인사를 하는 발레리나처럼 인사를 하고 주방으로 사라졌다.
오늘의 메인 요리인 새끼 양고기 구이 차례다. 등 부위의 고기를 사용하여 머스터드를 듬뿍 바른 고기를 빵가루로 싸서 아몬드 오일로 굽는다. 빵가루에는 잘게 다진 마늘과 루콜라를 섞었다. 양고기는 지방의 녹는점이 낮아서 뒷맛이 담백하다. 아무리 입에 넣고 씹어도 삼키고 몇 초만 지나고 나면 산들바람에 쓸려가듯이 모습을 감춰 버린다. 배가 불러도 술술 잘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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