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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저자 : 루리
출판사 : 비룡소
출판년 : 2020
ISBN : 9788949102542

책소개


그러니까··· 당신들은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2020년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제26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첫 그림책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그림책은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독특한 화면 구성과 세련된 일러스트로 풀어낸 수작이다. 다소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위트와 재치로 재미를 더했다.

목차


그러니까···
당신들은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2020년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사회 문제와 암울한 현실을 반영한 위트 넘치는 작품.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묘사, 그리고 곳곳에 스며든 유머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림책 작가 이수지, 그림책 기획자 · 번역가 이지원 (심사평 중)

그들이 꿈꿨던 브레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표지에서부터 당나귀, 개, 고양이, 그리고 닭이 각자의 위치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면 분할 구성으로 눈길을 잡아 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브레멘 음악대」는 버림 받은 동물들이 각자 특기를 살려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가 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이 그림책은 「브레멘 음악대」의 결말을 이미 제목에서부터 강렬하게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앞뒤 면지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앞면지는 네 동물과 도둑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그려내 숨은그림찾기 하듯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 앞으로 닥칠 암울한 이야기를 예시하듯 흑백으로 처리했다.

첫 장을 넘기면 모범 택시 운전수 당나귀가 늙었다는 이유로 택시 회사에서 해고 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존의 『브레멘 음악대』의 큰 이야기 틀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배경과 소재를 개성 있게 각색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상이 험상궂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고양이, 길에서 두부를 팔다 쫓겨난 닭, 그리고 일하던 가게가 이사를 하게 되어 일자리를 잃은 개까지. 모두 제 각각의 사연으로 갈 곳을 잃는다. 그렇게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그들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채 함께 내려 터벅터벅 걸어 가다가 도둑들이 있는 집 앞에 멈춰 선다.

그리고 도둑들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다. “아니,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고? 열심히 살아도 소용 없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도 마지막 남은 단 한가지 음식과 식기를 모아 함께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상상해 본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힘을 합쳐 김치찌개 가게를 차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면 열심히 김치찌개 가게를 준비하는 도둑들과 동물들의 모습이 뒷면지에서 이어진다. 또 흑백이었던 앞면지와 다르게 면지가 형형색색 색깔을 입고 있어 희망찬 느낌을 준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요즘 현세대가 겪고 있는 고충을 담고 있어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 문에 늘어나는 취업 준비생,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원작의 브레멘 음악대는 그렇게 결국 아무도 브레멘 음악 대원이 되지 못했다로 끝나지만,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모두가 힘들고 지치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며 우리를 위로해 준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이 가지 못했지만 희망은 남는다.

그래픽적인 일러스트와 세련된 화면 구성이 돋보이는 그림책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신인 작가의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산뜻한 색감, 적적한 화면 분할,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연계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이야기를 구성하는 힘이 느껴진다. 루리 작가는 어쩌다 보니 지하철을 타고 보광동 언덕과 골목길을 자주 지나 다니게 되었는데, 바로 거기가 브레멘의 무대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치거나 오랜 친구가 된 사람들로 그 무대를 채웠다. 루리 작가는 먼저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완성된 스케치 작업을 컴퓨터로 옮겨 채색 작업을 하여 그림을 완성했다. 굵고 선명한 일러스트에 입혀진 강렬한 색감, 그리고 독특한 화면 분할이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담백하고 간결한 글 덕분에 더욱 더 그림에 몰입할 수 있다. 또 그림의 한 장면처럼 등장하는 김치찌개 가게명 ‘오늘도 멋찌개’, 도로명 ‘꿈고개로’와 같은 작고 세세한 부분에서 작가의 센스와 유머 엿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복선이자,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확장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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