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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실학연구총서 제10권 『서운관의 천문의기』. 이 책에서 우리는 좌표, 좌표변환, 투영이라는 세 요소에 관심을 집중하여 서운관 천문의기들을 새롭게 분석하고 고찰하였다.

세종 때의 조선 천문학은 세계의 문명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 연결성을 무시하고는 세종 때의 천문학이 이해될 수 없다. 그러면 당시 세계 천문학의 패러다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그 모습을 올바로 상정하지 않고는 세종 천문학은 이해될 수 없다.

저자는 Needham 이후로 국내에는 조선 천문학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 나름대로 할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저자의 전공인 계량경제학에서 사용하는 분석기법과 관점을 조선 천문학에 적용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 기법이란 좌표변환의 이론과 투영이론이다.

이 두 기법은 조선 천문학의 배경이 되고 있는 이슬람 문명의 패러다임 속에 깊숙이, 철저히 자리 잡고 있다. 캐주얼한 속성이 아니라, 핵심적 속성으로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속성이다. 계량경제학을 연구할 때처럼, 조선의 고천문학 역시 이런 자세로 연구한다면, 기존 연구와는 다른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현재 저자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 태도로 조선의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보람 있는 몇 가지 함의를 찾아내 이 책 안에서 개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