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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마음 (고슴도치의 소원을 잇는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
코끼리의 마음 (고슴도치의 소원을 잇는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
저자 : 톤 텔레헨
출판사 : 아르테(arte)
출판년 : 2018
ISBN : 9788950973476

책소개


“한 번뿐인 인생. 하나뿐인 나.
진짜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도 되잖아?”
『고슴도치의 소원』을 잇는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
80편의 작품을 발표한 의사이자 작가, 톤 텔레헨이 전하는 인생의 비밀


매일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는 코끼리를 통해 각자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 소설 『코끼리의 마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2017년에 출간되어 국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고슴도치의 소원』에 이은 톤 텔레헨의 두 번째 어른 동화 소설이다. 전작의 주인공이 소심하고 걱정 가득한 고슴도치였다면 이번에는 대책 없이 무모한 코끼리다. 코끼리는 조금 특이하다. 결국 떨어져 다치고 후회해도 매일 다른 나무에 오르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은 이해 못하는, 끊임없이 나무에 오르는 코끼리의 마음은 어떤 걸까.

톤 텔레헨이 그리는 작은 숲 속 세상에서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정이 있고, 우리는 그중 하나, 혹은 여러 동물들에게서 나와 닮은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시, 소설, 산문, 희곡 등의 8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한 노년의 작가가 이 잔잔한 이야기 속에 비밀스러운 삶의 진실을 담아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코끼리의 마음』 역시 원서에는 없는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23컷을 수록하여 코끼리의 마음을 표현했다.


목차


코끼리는 숲을 걸으며 생각했다. 다시 나무에 오르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고, 그래서 아플 일도 후회할 일도 없겠지?
하나같이 더 나은 일만 있었다.--- p.7~8

어느 저녁, 코끼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꼭 나 자신에 대해 뭘 생각해봐야 하나?’ 계속 쓸데없는 것만 떠올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아니면 누가?
코끼리는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p.25

우선 세상 모든 것은 제각각 유일한 존재라고 이야기할 거야. 세상에는 태양도 하나, 달도 하나, 그리고 너희 인생도 단 한 번뿐이라고.
난 최선을 다해 연설한 다음 이렇게 외칠 거야. “그리고 세상에는 단 하나의 ‘나’만 존재해. 그것이 바로 나, 코끼리야.”--- p.78

그러나 딱정벌레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고, 자신을 우울하게 하는 침울한 사색에 잠겼다. 결국 미끄러져 넘어지고, 해가 자신을 작심하고 쏘아보고, 모두 자신에게 적대감을 보이기는커녕 더 비참하게도 자신을 응원하고, 우울함이 마치 바위에서부터 생긴 양 세상이 그 바위 밑에 무너져버릴 것이라는 생각. 세상이 무너져버리면 더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겠지. 아무것도……--- p.96

살살 떨어지라고 쓸까 말까?
그래, 그건 좀 비웃는 것 같고, 비아냥거리는 것 같기도 해. 난 원래 좀 빈정대지. 빈정대는 바퀴벌레.
그리고 다시 거울을 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똑바로 바라보았다. 예전부터 늘 그런 모습이었고, 앞으로도 늘 그대로일 모습을.--- p.102

풍뎅이는 한숨을 쉬었다. 비밀이란 복잡한 거구나. 그래서 이 세상에 비밀이란 없는 거구나. 풍뎅이는 빙글빙글 돌다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장미 덤불 속 장미꽃 사이로 날아갔다.--- p.115

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어. 고통을 느낀다든지, 어떤 일에 대해 후회를 한다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난처해한다든지, 계획했는데 실천하지 못한다든지……
--- p.119

꼭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어도 깜빡일 수는 있지. 반딧불이는 생각했다. 의미 없이 그냥 깜빡이는 거.
땅거미가 질 무렵 반딧불이는 어느 정도 멀리 날아가 뽕나무 가지에 앉아 주변을 밝히며 그냥 깜빡거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좀 슬프긴 해, 그게 사실이긴 하지만, 불행한 건 아니야. 암, 나는 불행하지 않아. 불행하고 싶지도 않고.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야. 그렇게 믿어. --- p.130~131

코끼리는 그 슬픔도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동물들이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코끼리는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미 태양의 첫 빛줄기가 자작나무 잎사귀에 맺힌 이슬을 비추고 있었다.
내 슬픔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어. 코끼리는 감격스럽고 기뻤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필요치 않아.--- p.136

내가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춤을 춘다면,
절반은 성공한 거야,
그것만으로도 꽤 괜찮다고 생각해.--- p.168

나무에 오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떨어지는 건 예술 같은 거니까.
나만의 작품.--- p.184

가장 평범한 것은 아픔이고,
아픔은 존재하는 것 중 가장 평범하며,
아픔은 곳곳에 있어.--- p.192

나는 옳은 결정을 좋아하지 않아.
이제야 알겠어,
현명하고, 신중하고, 숙고 끝에 내린 결정들.
나는 잘못된 결정이 좋아,
즉흥적으로 내린,
매일 되풀이하는 그런 결정들.--- p.197

그리고 여기, 내가 있어.
내 인생도 그냥 이렇게 흘러가겠지,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는 생각 한번 해보지 않고.
그리고 저기 달이 떠 있어.
달은 생각을 하지 않아.
절대 지지도 않고.--- p.204

떨어지는 것의 반대는 뭘까?
올라가는 걸까?
아니야, 어딘가 궁지에 빠져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거겠지.
그럼 후회의 반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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