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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장편소설)
저자 : 윤대녕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6
ISBN : 9788954639637
책소개
우리는 세상의 난민 같은 존재들
외롭게 헤매는 마음 위로 첫눈처럼 내리는 ‘가족’이라는 말
풍부한 상징과 시적인 문체로 존재의 구원 가능성을 탐색해온 작가 윤대녕의 신작 장편소설 『피에로들의 집』이 출간되었다. 삶의 의미를 향한 허기,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과 고요히 찾아드는 희망을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2005) 이후 꼭 11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2014년 여름부터 이듬해 여름까지, 1년간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당시 제목은 ‘피에로들의 밤’이었다)되었던 이 작품은 본연의 얼굴을 잃은 채 거짓된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 때문에 언제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한 갈망을 숨길 수 없게 되어버린 우리, 바로 그 ‘피에로’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듯, 윤대녕은 수년 전부터 ‘도시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해왔다. 가족의 해체를 비롯, 삶의 기반을 상실한 채 ‘난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주시해왔던 터이다. 결국 타인과의 유대가 붕괴됨으로써 심각하게 정체성 혼란의 문제를 앓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이들을 통해 작가가 “새로운 유사 가족의 형태와 그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 결과물이 바로 『피에로들의 집』이다. 인물들이 입은 상처가 너무도 깊어서 도저히 상대를 향해 열릴 것 같지 않던 마음이 슬며시 그 빗장을 풀 때쯤, 우리는 이 황폐한 세계 안에서 고유의 의미와 어감이 휘발되어버린 “가족”이라는 말이 어느덧 새로운 의미와 감각으로 충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목차
“상처를 받은 사람은 오히려 그 기억을 잊을 수 있지. 세월이 흐르면서 말이야. 하지만 상처를 준 사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법이지.--- p.58
“일정한 주기의 반복이 가져다주는 삶의 에너지라는 게 존재하는군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순환이라고 봐야겠죠. 모든 존재는 순환하면서 나이를 먹고 성장을 거듭하니까요.”--- p.92
“지금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살고 있는 이들 모두가 실은 난민이나 고아 같은 존재들이니까요. 어쩌면 당신도 난민과 다름없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마마로 살아가는 거겠죠. 남달리 외롭게 살아온 분이거든요.”--- p.93
“자신을 건사하지 못하는 인간은 남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거야. 심지어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그 때문에 비난을 받는 순간에도 말이야.”--- p.135
아무리 선의라 할지라도 상대와의 수평적 합의와 동의 없이 행해지는 일들은 상대를 한갓 객체로 만들어버린다는 사실을 마마는 모르고 있는 듯했다.--- p.136
“제가 생각하는 기성세대의 우선 조건은 권위나 능력을 떠나 책임의식의 존재 유무라고 봐요. 그게 참다운 의미의 기득권일 테고요.”--- p.144
“윤정씨나 나나 타인과의 유대감을 느낀 지가 오래된 것 같습니다. 혼자라는 건 결국 허상일 뿐이겠죠? 요즘 들어 더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