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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툴라 (밥 딜런 소설)
타란툴라 (밥 딜런 소설)
저자 : 밥 딜런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6
ISBN : 9788954643733

책소개

밥 딜런, 그가 쓴 단 하나의 픽션!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이 발표한 유일한 소설 『타란툴라』. 1964년부터 66년 사이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시적 산문과 노랫말이 조합된 형식으로 인해 실험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저자의 첫 문학 작품으로, 당초 1966년 가을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그로부터 5년 뒤인 1971년에 비로소 출간되었다.

이 시기 수많은 곡을 통해 이미 포크 운동의 주역으로 여겨졌고, ‘시대의 양심’ ‘세대를 대변하는 목소리’ ‘젊은이의 대변인’등 수많은 칭호를 달고 다니는 상태였던 밥 딜런은 60년대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비트 세대와 반문화, 저항과 젊음의 목소리이자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이 소설은 25세의 청년 밥 딜런의 정신의 지도와 같은 기록으로 볼 수 있다.

밥 딜런을 ‘거리의 음유시인’이게 한 수많은 노랫말이 탄생하기까지 그의 머릿속 생각을 여과 없이 옮겨놓은 상상의 보고이자 수많은 페르소나의 각축장이며, 베트남 전쟁과 인권운동, 창조적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환상을 보는 초현실주의적 서사시의 콜라주인 소설 『타란툴라』. 50여 년 전에 쓰인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반전·평화·젊음·사랑·음악 등을 주제로 대중문화와 사회 전반을 향해 던지는 밥 딜런의 시선에는 ‘지금 여기’를 환기하는 잠언과 통찰이 가득하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밥 딜런,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
그가 쓴 단 하나의 픽션
1966년 25세의 청년 밥 딜런을 만나다!


“한 번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착상이
우리에게 침입하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밥 딜런만의 불꽃 튀는 한 세계를 품고 있는 책.” | 록 매거진

“청년 시절의 밥 딜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역시 분명 마음에 들 것이다.” | 시카고 선타임스

“사실 인생은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 담배에 불을 붙일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바보! 그래서 네가 혁명을 하려는 거구나”

비트 제너레이션의 아이콘이자 반문화와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던
1966년, 스물다섯 살 청년 밥 딜런의 정신의 지도
+
밥 딜런을 ‘거리의 음유시인’이게 한 수많은 노랫말이 탄생하기까지
그의 머릿속 생각을 여과 없이 옮겨놓은
상상의 보고이자 수많은 페르소나의 각축장
+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써내려간 시적 산문과 가사의 실험적 조합

= 밥 딜런 소설 『타란툴라』

2016년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놀라웠던 문화계 뉴스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가수’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아닐까.

전년도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2년 연속 ‘의외성’의 면모를 보여준 노벨문학상위원회의 행보는 ‘파격’이라 일컬어지고, 국내외 일각에서는 ‘문학’에 대한 배반이라는 의견과 ‘문학’의 범주 자체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등하게 등장하며 한동안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러한 일련의 논의와 관계없이, 그가 50여 년 간 40여 장의 앨범을 통해 발표해온 400여 편의 노랫말이 문학의 반열에 오른 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1970년대부터 영미문학계에서는 그의 노랫말을 텍스트로 삼은 학위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했고, 문학계 일부에서도 그의 노랫말을 시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현재는 영미권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 강의에서도 밥 딜런의 노랫말을 문학 텍스트로 활용함은 물론, 다른 작가들과 동등하게 그 이름을 문학의 영역에서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가 내세운 이유 역시 “미국 음악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로, 가수가 아닌 ‘시인’으로서 밥 딜런의 공로를 인정했다.

‘사건’이라면 사건이었고 ‘현상’이라면 현상이었을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마디로 ‘밥 딜런 문학 세계’에 대한 궁극의 ‘발견’이라고도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밥 딜런 문학 세계의 발견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그의 소설 『타란툴라(Tarantula)』다. 시적 산문과 노랫말이 조합된 형식으로 인해 ‘실험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그의 첫 ‘문학 작품’ 『타란툴라』는 1964년부터 66년 사이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당초 1966년 가을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그로부터 5년 뒤인 1971년에 비로소 출간된다.

1971년 초판 출간 당시 “윌리엄 버로스의 『벌거벗은 점심(The Naked Lunch))』과 유일하게 비견할 만한 책”(뉴욕 타임스)이라 평가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실험 소설’ 『타란툴라』는 그의 자서전 『연대기: 제1권(Chronicles: Volume One)』을 제외하고 그가 출판을 염두에 두고 본격 집필했던 유일한 작품으로,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노랫말 텍스트들과는 또다른 측면에서 그의 작가적 면모를 확인케 하는 텍스트인 셈이다.

● 1966년 ‘전성기’와 ‘은둔’ 사이, 여기 ‘밥 딜런’이 있었다

“여기 ‘타란툴라’가 있다Here Lies Tarantula”

1971년 맥밀런 출판사의 편집자였던 로버트 마켈이 밥 딜런의 첫 책이자 첫 소설 『타란툴라』의 초판 1쇄를 펴내며 썼던 ‘편집자 서문’의 제목이다. (국내에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그의 자서전이자 ‘두번째 책’인 『연대기: 제1권』은 미국에서 2004년에 나왔다.) 이는 다분히 독자들의 기다림과 그로 인한 초조함을 의식한, 흡사 모종의 선언 같은 제목이었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타란툴라』는 1966년에 나왔어야 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해 가을 그의 책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사실만으로도 미국 대중문화계에서는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1966년 가을, 우리는 밥 딜런의 ‘첫번째 책을 출간할 예정이었다. 다른 출판사들이 부러워할 만했다. “그 책 많이 팔릴 겁니다.” 밥 딜런이 저자라는 사실 말고는 그 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을 텐데 그렇게들 말했다. 밥 딜런은 아주 특별한 이름이었으니까. “아닌 게 아니라 존 레넌의 책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봐요. 밥 딜런이라면 그보다 두 배, 어쩌면 그 이상 팔릴 겁니다.” 책의 내용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것이다. _ 「초판 서문」 중에서

로버트 마켈의 회상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해 가을 유럽 투어에서 돌아온 밥 딜런은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고, 한동안 일체의 외부 활동을 중단한 채 칩거에 들어간다. 마지막 “몇 군데 수정하는 일”만 남겨두었던 소설 작업도 그대로 중단된 채 출간은 잠정적 유보 상태를 맞이한다. 출판사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그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버튼 배지와 쇼핑백을 창고에서 훔쳐다 파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출간 전 리뷰를 받기 위해 일부 인사들에게 사전 배포되었던 교정쇄는 해적본의 해적본으로 거듭나며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대중의 이런 기다림을 충분히 읽고도 남았을 출판사였지만, 마지막 수정을 남겨두었던 저자의 의사를 존중해, 출간을 강행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5년 뒤인 1971년 밥 딜런의 소설 『타란툴라』는 드디어 마지막 저자 교정을 마치고,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이처럼 마지막 수정을 남겨두었던 1966년부터 1971년 마침내 초판이 출간되기까지 5년의 시차가 있었고, 실제로 『타란툴라』 집필을 시작한 시기는 그로부터도 2~3년 전, 즉 1964년 전후로 추측된다. 이 시기를 전후한 밥 딜런의 행보를 살펴보는 것은 『타란툴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1963년 5월, 2집 《자유분방한 밥 딜런(The Freewheelin' Bob Dylan)》을 발표한 스물두 살의 청년 밥 딜런은 이미 저항적인 노래를 작곡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미국 전역에 널리 이름을 알린 상태였다. 비틀스의 전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은 이 앨범에 대해 “가사의 내용과 딜런의 태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훌륭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청년이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목소리로 저항과 반항의 메시지를 내뱉는 모습에 반했다. 특히 5월, 에 출연하게 된 딜런이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실무 책임자가 그의 노래 가 반 사회주의 단체에 불쾌감을 준다는 얘기를 하자 방송국의 검열을 따르지 않고 뛰쳐나간 사건은 사회저항적인 청년으로서의 상징성을 극대화한 사건이었다. 딜런은 이 시기 포크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던 존 바에즈(Joan Baez)와 만나 연인이 되고 민권 운동에서 함께 노래하며 저항가수로서 두드러지게 활동한다. 이러한 흐름은 1964년 1월에 발표한 3집 《시대는 변하고 있다(The Times They Are A-Changin')》에서도 이어진다. 이 시기 딜런은 수많은 곡을 통해 이미 포크 운동의 주역으로 여겨졌고, ‘시대의 양심’ ‘세대를 대변하는 목소리’ ‘젊은이의 대변인’등 수많은 칭호를 달고 다니는 상태였다. 딜런은 수많은 대중들에 의해 둘러싸여 어떤 칭호와 규정들이 자신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뉴욕으로 향했을 때 바라던 대로 중심에 있었지만, 그 때문에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딜런은 민권 운동이 자신을 제약하고 조종한다고 느낀다. 케네디가 암살당한 직후 딜런은 국가비상사태위원회가 수여하는 톰 페인 상(Tom Paine Award)을 받았으나, 시상식에서 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위원회 구성원들을 구세대 대머리 종자들로 묘사하고 자신을 포함한 모든 남자들에게서 케네디를 암살한 리 하비 오즈월드를 본다고 주장해서 큰 논란을 빚는다. 또 딜런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똑같은 질문들(어떤-저항의-메시지를-담고-있나요?)에 진저리를 치며 비아냥거리거나 반항적인 반응으로 일관한다.

기자 '세찬 비가 쏟아질 거예요(Hard Rain’s A-Gonna Fall)’라는 노래 말인데요,
핵전쟁에 대한 당신의 감정을 표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딜런 아뇨, 이건 핵전쟁 노래가 아니에요.
기자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딜런 핵전쟁 노래가 아니라고요. 그냥 폭우예요, 핵을 묘사한 게 아니고요. 폭우라고요.
기자 당신이 쓴 모든 노래는 실화보다 더 사실 같아서 핵전쟁 얘기를 한 겁니다.
무슨 얘긴지 아시겠어요?
딜런 시사적인 건 흥미가 없어요. 시사적인 노래는 쓰지도 않는다구요.
시사적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고요. 내말은, 실화에 관한 노래가 아니라는 거죠.

1964년 6월, 딜런은 《밥 딜런의 또다른 면(Another Side of Bob Dylan)》을 발표하며 실질적으로 정치적인 포크송을 노래하던 시기와 선을 긋는다. 수록곡인 는 러브송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은 정치적 대변인의 역할을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저항 가수로서의 노선을 걷고자 했던 존 바에즈와도 결별한다. 1960년대 중반, 딜런의 겉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그야말로 수수한 차림의 포크 싱어송라이터에서 포크록스타로 위치를 선회한 모습이었다. 딜런은 늘 입던 청바지와 작업복 셔츠를 집어던지고 화려한 옷을 입기 시작했다. 낮이나 밤이나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다녔으며, 비틀스가 유행시킨 ‘Beatle boots’를 신고 다녔다.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응했지만 삐딱한 태도는 여전했다. 진행자가 텔레비전 쇼에 출연한 딜런에게 제작중이라는 영화에 대해 묻자, 그는 카우보이 공포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카우보이 역을 맡았느냐고 묻자 딜런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나는 우리 엄마를 연기했는데요.”
1965년 3월에는 다섯번째 앨범 《모두 가지고 돌아오다(Bringing It All Back Home)》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처음으로 일렉트릭 악기를 사용해 녹음한 딜런의 또다른 음악적 도약이었다. 앨범 앞면에는 밴드와 함께 연주한 로큰롤이 실려 있었고, 뒷면에는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한 포크곡이 실려 있었다. 팬들은 앨범 앞면 수록곡에 대해 포크의 진정성을 잃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것은 딜런이 앞으로 듣게 될 비난과 야유의 시작에 불과했다. 딜런은 이 해 5월에 영국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 로큰롤 밴드와 함께 을 녹음했고, 7월에 포크송 축제인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Newport Folk Festival)에 참여해 이 노래를 부른다. 밴드와 함께 다음 달 발표할 앨범인 《다시 찾은 61번 고속도로(Highway 61 Revisited)》에 수록될 세 곡 또한 일렉트릭 사운드로 연주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역대 최악의 비난과 야유를 듣는다.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딜런은 포크팬들과 포크 운동 리더들에게 변절자, 배신자의 모습으로 비춰졌고, 포크만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피트 시거는 도끼로 딜런의 마이크 케이블을 끊어버리겠다고 소리쳤다. 딜런은 관중들의 야유 때문에 15분 만에 무대에서 내려갔다. 이후 ‘부-’하는 소리(야유 소리)는 그의 1966년 월드 투어까지 따라왔다. 딜런은 1부에서는 어쿠스틱 공연을 하고, 2부에서는 더 밴드(The Band) 멤버들과 로큰롤 공연을 하는 식의 절충적인 대안을 선택했지만 일렉트릭 악기들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비난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관객들이 보길 원하는 딜런의 모습은 오직 한 가지였다.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소박한 모습으로 연주할 것. 저항의 노래를 부를 것. 한 영상에서 딜런은 농담조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진짜 딜런은 아프다고 해야겠어.’ 1966년 5월, 명반 《블론드 온 블론드(Blonde on Blonde)》를 발표하고 2개월 뒤, 유럽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딜런은 우드스톡에 있는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12개월간 철저히 은둔하며 모습을 감춘다. 이 은둔 기간 동안 딜런은 연인이었던 세라 로운즈와 비밀리에 결혼을 한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그동안 딜런이 ‘빅 핑크’라는 지하 연주실에서 더 밴드 멤버들과 새로운 음악 실험을 하고 무수한 창작곡을 썼다는 것도. 당시 연주한 테이프는 팬들 사이에서 해적판으로 불법 유통되었다. 어쨌거나 딜런은 대중으로부터 멀리 물러났고, 몇몇 출연을 제외하면 오토바이 사고 이후 8년가량 투어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앨범은 쉬지 않고 발표했다. 대중들로부터의 비난과 압박감이 그의 창조력을 완전히 짓누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시기적으로 그의 포크록 3부작이라 불리는 《모두 가지고 돌아오다(Bringing It All Back Home》(1965), 《다시 찾은 61번 고속도로(Highway 61 Revisited)》(1965), 《블론드 온 블론드(Blonde on Blonde)》(1966)의 작업 시기와 집필 시기가 겹치는 『타란툴라』에는, ‘반문화와 저항의 상징’으로 평가되던 자신을 향한 외부의 시선과 그 어느 것으로도 규정되기를 거부하던 내면의 지향 사이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끊임없이 다시 허물었다 다시 구축해가던 그의 정체성의 역동적인 길항 작용이 곳곳에 드러나 있어서, 그의 창작 과정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타란툴라』는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통로도 될 것이다.

● “세상은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 다만 폭발했을 뿐”
- 그러나 『타란툴라』는 변하지 않았다
- 50여 년을 뛰어넘어 오늘도 여전히 유효한 보편의 잠언과 통찰들


소설 『타란툴라』는 밥 딜런을 ‘거리의 음유시인’이게 한 수많은 노랫말이 탄생하기까지 그의 머릿속 생각을 여과 없이 옮겨놓은 상상의 보고이자 수많은 페르소나의 각축장이며, 베트남 전쟁과 인권운동, 창조적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환상을 보는 초현실주의적 서사시의 콜라주이다. 그의 노랫말이 정교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라면 『타란툴라』는 세공 이전의 원석인 셈이다.

『타란툴라』는 처음과 중간과 결말이 있는 소설이 아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울지 몰라도 나중에는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아티스트의 코드를 가진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문학은 무엇일까? 나는 노벨상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밥 딜런의 반응도 문학적이고, 노벨상위원회의 결정도 문학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밥은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작업하며, 언제나 훌쩍 앞서 있었다. 과거의 그가 『타란툴라』에 쓴 내용이 많은 부분이 지금은 그때와 달리 이해하기에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며 감정도 변한다. 그러나 『타란툴라』는 변하지 않았다. 이제 밥이 이 책의 출간을 원하여 여기 이렇게 책을 내놓는다. 이것은 밥 딜런의 첫번째 책이다. 그가 스물다섯 살 때 쓴 그대로이며―바로 이렇게―이제 여러분도 그것을 알게 될 것이다. _ 「초판 서문」 중에서

“사람은 변하며 감정도 변한다. 그러나 『타란툴라』는 변하지 않았다.”라고 기록한, 초판 서문 편집자의 서술은 4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 50여 년 전에 쓰인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반전·평화·젊음·사랑·음악 등을 주제로 대중문화와 사회 전반을 향해 던지는 밥 딜런의 시선에는 ‘지금 여기’를 환기하는 잠언과 통찰이 가득하다. 1966년 25세 청년 밥 딜런의 눈에 비친 현실과 21세기의 현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겹쳐지며 서로를 환기한다. ‘문학’이라는 영역이 지닌 ‘보편의 힘’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다.

- 책속으로 추가 -

돈은 있지만 달리 갈 곳이 없는 새로운 각성자들 & 시를 쓰며 자신을 살라미 소시지라고 생각하는 전직 경찰 & 개비ㅡ텔레그래프가에서 사는 혐오스러운 절름발이, 하지만 누가 이 얘기를 듣고 싶겠는가ㅡ정말 누가 이 얘기를 듣고 싶겠는가? “어떤 이야기든 누가 듣고 싶겠는가? 우리는 그저 한 세대의 부분일 뿐! 그냥 누추하고 더러운 부분일 뿐!”
-
아무렴ㅡ그러나 세상은 어쨌든 음악을 듣지 않는 자들이 지배한다
-
ㅡ이것만
명심해, 버터 조각을 평가한다는 것은
너 자신에 대한 무엇을 말하는 것임을, 그러니까
그냥 네 이름만 서명하는 게 좋을 거야……
-
……내일
운이 좋으면 아침 식사는
천국에서 하겠죠
-
어쨌든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어머니가 조금씩은 다 있네
-
사랑은 근사해” “사랑은 그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오” “사랑은 온유하고ㅡ감미롭고ㅡ크림 같아요” “사랑은 야만의 일요일에 줄무늬 암말을 타고 주지육림의 평원을 달리는 것이오”
-
나는 그 시절 히치하이크를 하는 일이 많았다 &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ㅡ길에서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 이 지역을
유지시켜 주는 유일한 것은 전통이야ㅡ
너도 알 수 있겠지만ㅡ그리 가치는 없지ㅡ
-
……무언가 보내주려면
열쇠를 하나 보내줘ㅡ그게 맞는 문을 찾을 거야,
평생이 걸리더라도
-
넌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본으로 배우게 해야 한다고
할 수 있지? 아이들은 나쁜 본을 보고도
무언가 배울 수 있지ㅡ내게 그렇듯 너에게도
배울 수 있는 거야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초판 서문 | 여기 ‘타란툴라’가 있다 | 009
권총, 매의 입술책 & 벌 받지 않은 떠버리 | 015
길쭉하고 키 큰 외부인과 이상한 술을 마시다 | 031
(마녀처럼 무의미한) | 034
플레인 비 플랫 조의 발라드 | 036
음속 장벽 깨기 | 039
뚝 떨어진 기온 | 041
플랫피크의 전주곡 | 043
거룻배의 마리아 | 050
무비 스타의 입속 모래 | 052
미친 사람 구역을 줄로 차단하기 | 056
출판되지 않은 마리아를 찾아가다 | 059
사슬 고리 40개 (詩) | 061
사랑으로 목이 메어 | 066
경마 | 071
호주머니 가득한 악당 | 074
무용無用 씨가 노동에 작별을 고하고 레코드 취입을 하다 | 076
호랑이 형제에게 주는 조언 | 078
불결한 감방에서 폭동을 구경하기 또는 (감옥에는 주방이 없다) | 080
절망 & 마리아는 어디에도 없다 | 083
아서왕의 방랑자 집단 속 남부 연방 밀정 | 086
키스하는 기타들 & 당대의 난관 | 090
떠돌이 노동자 모델에게 주는 조언 | 098
패자는 빈손이라는 냉혹한 현실 | 100
마리아의 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다 | 105
젊은 탈영병인 심부름꾼에게 보내는 편지 | 108
엽총의 맛 | 111
메이 웨스트의 스톰프 춤 (우화) | 114
캄캄한 밤의 굉음 | 118
적대적인 캄캄한 밤의 굉음 | 121
무책임한 캄캄한 밤의 굉음 | 124
강렬한 캄캄한 밤의 굉음 | 126
누군가의 캄캄한 밤의 굉음 | 128
캄캄한 밤의 굉음처럼 보인다 | 131
꿀꺽꿀꺽ㅡ단숨에 쭉 내 부름을 들어봐요 요들레이호 | 134
천국, 사회의 밑바닥, 덧없이 마리아 | 136
평화주의자의 펀치 | 138
신성한 목쉰 목소리 & 짤랑짤랑 아침 | 141
프로파간다 과목, 낙제 | 145
일요일의 원숭이 | 148
카우보이 에인절 블루스 | 158
지하의 향수병 & 블론드 왈츠 | 165
격노한 사이먼의 고약한 유머 | 171
사시이지만 매우 훌륭한 피아노 연주자를 발견했다 | 175
기물 파괴꾼들이 물펌프 손잡이를 가져갔다 (오페라) | 180
기계장치 속의 보안관 | 188
마리아의 변속기 속 가짜 속눈썹 | 194
알 아라프 & 촉성재배 위원회 | 198
옮긴이의 말 | 돈 룩 백 | 209
밥 딜런 연보 | 229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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