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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스파링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저자 : 도선우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6
ISBN : 9788954643771

책소개


한국 소설계 ‘대형 신인’의 데뷔 무대,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스파링』 출간


『새의 선물』(은희경)로 시작하여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전경린), 『고래』(천명관), 『캐비닛』(김언수), 『체인지킹의 후예』(이영훈) 등 한국 문단에 활기를 불어넣은 명작들을 거쳐,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쓸모없어진 세계의 슬픔을 들여다본 『소각의 여왕』(이유)까지. 한국문학을 이끌어왔고, 앞으로 이끌어나갈 다재다능한 작가들을 소개해온 문학동네소설상, 그 스물두번째 수상작 『스파링』이 출간되었다. 또다른 묵직한 신예 소설가 도선우를 세상에 알리는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굵직한 서사를 정공법으로 끌고 나가는 힘과, 적당히 유머를 섞은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솜씨는 이 작가가 오랜 시간 스스로를 연마해온 만만치 않은 신인임을 직감케 한다. 놀랍게도 도선우는 단지 문학작품을 다독하는 것만으로 묵묵히 필력을 쌓아온 재야의 고수다. 『스파링』은 홀로 소설 쓰는 법을 터득한 이 숨은 고수의 재능을 확인하게 해준 첫 작품인 셈이다.

『스파링』은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난 소년 ‘장태주’가 권투 선수로 성장해가는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사회의 구조적 폭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이야기이다. 장태주는 밑바닥에서부터 생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세상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악을 배우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의 기술을 단련해가며 성공을 얻어내지만, 그 또한 “이 세계가 돌아가는 원리”에 의해 자꾸만 무너져내린다. 거대하고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 부딪쳐 매번 좌절하면서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보려 안간힘 쓰는 이 인물의 고독한 싸움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이내 참담한 분노에 몸서리치게 된다. 이 세계는 그에게서 무엇을 더 앗아가려는 것인가. 그는 그 너덜너덜한 몸으로 세계에 어떻게 더 맞서려는 것인가. 이제, 한 소년을 괴물 같은 사내로 만들어버린 냉혹한 폭력에 꼼짝없이 젖어들 차례다.

목차


머저리들에게 제대로 된 일로 오해를 받는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들에겐 진실을 분별할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머저리들은 끝까지 머저리들답게 뭐가 똥이고 된장인지 구별하지 못하도록 놔두는 게 나의 복수였고 내가 그들을 조롱하는 방식이었다.--- p.14~15

폭력 의지가 전혀 없던 사람에게서 발현되는 폭력의 진화라는 게 흔히 그런 식으로 전개되었다. 응징의 단계를 거치면서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는 형식으로. 그러다가 힘의 기세가 점점 더 확대되어 응징과 상관없는 폭력에까지 관여하게 되고, 종국에는 폭력 그 자체에서 오는 쾌락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p.75

그게 이곳의 질서다. 질서라는 건 한 번 만들어지면 여간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 종종 그 질서에 불만을 갖고 무너뜨리려는 인간들이 생기기는 해도 질서라는 건 본래 레고 블록처럼 촘촘하게 연결되어 하나를 이룬 거라서, 몇몇 반골들이 자기들 뜻과 맞지 않는다고 지랄들을 떨어봐야 결국 무너지는 건 자기들이지 질서가 아니다.--- p.139

“때론 생각이라는 걸 안 하고 살면 그게 제일 편한 것 같지만, 또 막상 자기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고 살면 명확히 제 세계를 구축하고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질서에 휩쓸리게 돼. 문제는 그들이 세운 질서가 네가 원하는 질서와 다를 수도 있다는 거야. 너한테 무조건 불리하고, 너한테 무조건 억울한. 이해가 돼?”--- p.178

“살아가며 저돌적으로 인파이팅한 기억을 갖지 못하면, 언젠가 부딪히게 될 현실의 무게에 놀라 도망만 다니게 될 수도 있거든. 그래선 그 현실을 극복할 수도 없고 스스로를 증명할 수도 없으니까 살아가며 한 번쯤은, 모든 걸 다 걸고 정면승부를 겨뤄봐야 할 필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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