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검색
본문
Powered by NAVER OpenAPI
-
마녀의 한 다스
저자 : 요네하라 마리
출판사 : 마음산책
출판년 : 2007
ISBN : 9788960900080
책소개
어떤 문화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비상식'으로 전복되기도 한다. 가령, 13이라는 숫자 하나만 놓고 봐도 그러하다. 일반 상식에서 한 다스는 12개다. 그러나 마녀의 세계에서는 13개가 한 다스라고 한다. 한편, 여기서 13은 기독교 문화권에서 불길하고 사악한 숫자로 여겨져 왔다. 13공포증triskaideka-phobia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오히려 좋은 숫자로 여겨진다. 송대에 확정된 불교 법전은 13경으로 정리되었고, 중국 불교에는 13종이 있으며, 일본에는 13참배라는 전통행사가 전해 내려오고 있는 등 13은 종교 의례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이처럼, 동일한 숫자라도 각자가 처한 문화적 배경과 상식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을 수 있다.요네하라 마리는 '마녀의 숫자'로 여겨져온 13이 이렇게 다양한 함의를 띨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이단'의 의미를 새롭게 이끌어낸다. '정통'이 아닌 '이단'이야말로 자기 완결적 세계에 바람구멍을 내어주고 지금까지 정의 혹은 상식으로 여겨오던 것을 뒤집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문화가 교차하는 순간에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미하일 바흐친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단'과의 만남이야말로 애매했던 낱말의 의미를 명확히 해주고, 상대 혹은 우리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게 해주며, 우리 자신을 보다 풍요롭게 해준다고 역설하고 있다.
『마녀의 한 다스』는 세계 정세에 대한 기존의 '상식'과 '정의'에 반문을 제기하면서 통쾌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책이다. 일-러 동시통역사로 활약했던 요네하라 마리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힌다. 관련 도서 및 문구가 풍부하게 인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요네하라 마리 특유의 성인용 유머(?) 또한 군데군데 배꼽을 잡게 만든다. 통ㆍ번역 등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전문인들, 타문화 및 세계 정세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 세계를 인식하는 데 있어 균형을 잡고자 하는 이들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할 만한 수작이다. 1997년 제13회 고단샤 에세이상 수상작.
목차
프롤로그
마녀 집회에 참석한 이야기 ㅣ 1다스는 12가 아니던가? ㅣ 마녀와 악마는 이단의 대명사 ㅣ 이문화異文化 수용은 언제나 동경과 반발을 동반한다 ㅣ 13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겐 길조 ㅣ 아담과 이브의 국적은? ㅣ 이단이 있는 풍경
1. 문화의 차이는 가치를 낳는다
이스탄불의 일본인 ㅣ 바르나의 이란인 ㅣ '희소'라는 이름의 가치
2. 말이 먼저냐 개념이 먼저냐
시베리아의 일본인 ㅣ 나라의 러시아인 ㅣ 순수개념은 존재할까 ㅣ 아시하라 교조의 독심술
3. 말이 가진 주술력과 속박력
도쿄의 후쿠시마인 ㅣ 말은 보수적이다 ㅣ 이름이 갖는 주술적인 마력
4. 인류 공통의 가치
교토의 베트남인 ㅣ 다언어에 공통된 익살의 법칙 ㅣ 빈축을 산 김에 ㅣ 일소 교류사에서 정말 있었던 일
5. 천동설의 맹점
베를린의 조선인 ㅣ 만주의 일본인 ㅣ 중소 관계가 험악해지는 속에서 ㅣ 카자흐스탄의 미국인
6. 평가의 방정식
도쿄의 옐친 대통령 ㅣ 중매쟁이 말은 절반만 믿으라 ㅣ 기대치는 낮을수록 좋다 ㅣ 아르바이트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할 때의 법칙 ㅣ 행복해지는 법
7. 맹꽁이들
마닐라의 스위스인 ㅣ 도쿄의 이탈리아인 ㅣ 모스크바의 미국인 ㅣ 구舊 유고 내전의 방아쇠 ㅣ 무지한 오만, 속 좁은 경험주의 ㅣ 유고 분쟁 해결을 위한 비책
8. 맛에 대한 편견
로마의 중국인 ㅣ 사막의 중국인 ㅣ 베이징-모스크바 국제 열차 여행 ㅣ 모스크바의 중국 요리, 하얼빈의 러시아 요리 ㅣ 베니스의 미국인 ㅣ 비슈케크의 일본인, 도쿄의 키르기스인
9.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는 순간
모스크바의 베트남인 ㅣ 시베리아의 프랑스인 ㅣ 원근법의 법칙 ㅣ 제3의 눈이 주는 효용
10. 멀수록 가까운 이치
모스크바의 일본인 ㅣ 파리의 일본인 ㅣ 러시아 학교의 비非 러시아인 ㅣ 가까울수록 멀어지고, 멀수록 가까워진다
11. 악녀의 속정
모스크바의 집시 ㅣ 개도 고양이도 인간도 ㅣ 아프리카의 일본인 ㅣ 사랑의 줄다리기 ㅣ '악녀의 속정'
12. 인간이 잔인해질 때
우주의 일본인 ㅣ 아우슈비츠의 여감수와 <살인광시대> ㅣ 인류는 사랑해도 이웃은... ㅣ 애국주의는 깡패들의 마지막 방패 ㅣ 매크로macro에서 마이크로micro로
13. 장점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모스크바의 인도네시아인 ㅣ 시베리아의 한을 우주에서 풀다 ㅣ 비대망상증의 함정
에필로그
내가 통역사가 된 계기 ㅣ 타이 산악지대의 유엔 의사 ㅣ 이라크의 일본인 ㅣ 부다페스트의 일본인 ㅣ 의미가 생기는 순간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