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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로티 (탐 청소년 문학 8)
저자 : 유영아|김현정
출판사 : 탐
출판년 : 2013
ISBN : 9788964961322
책소개
무늬만 학생인 성악 천재 건달,
큰형님보다 무서운 적수를 만나다!
상진은 예전에 잘 나가던 성악가였지만 지금은 대충 시간이나 때우는 지방 예고의 음악 교사이다. 어느 날 그에게 교장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미션이 떨어지는데, 바로 전학생인 장호를 성악 콩쿠르에 입상시키라는 것. 상진이 보기에 장호는 문제나 일으키는 고딩 건달일 뿐이다. 하지만 장호는 집안 사정으로 일찌감치 건달 세계에 뛰어들긴 했으나 성악가가 되려는 꿈만큼은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그런 장호를 상진은 사사건건 무시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장호는 발끈하면서도 까칠한 상진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겉으로 보기에 장호는 무늬만 학생에다가,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파파로티’로 잘못 알고 있을 정도로 음악에 문외한이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며 노래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상진도 지금은 꿈을 잃어버린 채 교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 때는 이탈리아에서도 인정을 받았던 성악가였다. 이 둘은 우연한 계기로 선생과 제자로 만나 서로에게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7번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더욱 생생한 등장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한석규,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이제훈의 출연으로 영화〈파파로티〉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영화의 벅찬 감동을 소설 속에도 생동감 있게 담아냈으며, 꿈을 찾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이나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 나서는 어른 모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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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경찰서를 나와 종종걸음으로 상진을 따라가던 장호가 조심스럽게 말을 붙였다. 걸음을 멈춘 상진이 몸을 홱 돌렸다.
“요새는 조폭도 졸업장이 필요하냐?”
“네?”
“그게 아니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학교를 다니려고 해?”
“…… 아입니더.”
“뭐가 아니라고?”
“졸업장 때문에 학교 다니는 거 아이라꼬요.”
상진은 혀를 찼다.
“뭔데 그럼?”
“…… 좋심더.”
“뭐라고?”
장호가 뺨을 발갛게 물들이며 웅얼거렸다.
“노래하는 기 좋심더.”
“허…….”
상진은 문득 목소리를 낮추었다.
“지금, 농담이지?”
“내 노래 안 들어 봤다 아입니꺼.”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 봐야 아냐?”
“샘요. 내 똥 아입니더!” ---pp. 44~45
“깡패 짓이 그렇게 좋아? 힘없는 사람 등처 먹고, 깜빵 가는 게 훈장인 줄 알고!”
“와 그케요…… 사모님이랑 싸웠어예? 오늘은 몇 번 부르까예? 목 상태 최곤데.”
장호는 당혹스러움을 감추느라 일부러 딴소리를 했다.
“이장호! 사람들이 니들을 왜 쳐다보는지 알아? 무서워서 쳐다보는 거 아니야. 같잖아서 보는 거야. 같지도 않은 새끼들이 주제 파악도 못하고 거들먹거리고 다니는 게 우스워서! 알겠어?”
“샘이 뭘 안다꼬 그래 함부로 말씀하심니꺼?”
장호가 정색했다.
“내가 뭘 몰라? 길을 막고 물어봐. 깡패가 뭐 하는 놈들인지! 성악을 하려거든 주변 정리부터 해야…….”
“아무도 모립니더!”
장호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을 끊었다. 가뜩이나 하얀 얼굴에 핏기가 사라져 입술까지 창백했다. 부글부글대는 장호 두 눈에 서러운 기억이 비쳤다.
“내가 뭘 처무꼬 우예 살아가는지, 아무도, 아무도 몰랐다꼬예!” ---pp. 130~131
상진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창백한 형광등 불빛에 눈이 아팠다. 눈을 감은 상진의 볼에 뜨뜻한 액체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내가 장담한다. 너는 세계적인 테너가 될 거다.”
장호가 주먹으로 쓱쓱 눈을 문질렀다.
“정말…… 입니꺼?”
상진은 탁자 너머로 손을 뻗어 숟가락을 꼭 쥔 장호의 손을 잡았다.
“장호야, 이제 그 검은 양복 벗고…… 턱시도 입고 살자, 응? 그게 네 운명이다.”
“처음입니더. 내보고 그래 말해 준 사람, 샘이 처음입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