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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워터 (자유를 찾는 모든 이들의 꿈)
저자 : Luqman-Dawson, Amina
출판사 : 밝은미래
출판년 : 20230707
ISBN : 9788965466642
책소개
2023년 뉴베리 대상(Newbery Medal) 수상작
진정한 ‘자유’가 담긴 스릴 있는 모험 이야기.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용기와 가족애, 그리고 감동!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은 2023년 대상으로 『프리워터』를 선정하였다. 뉴베리상은 1922년부터 매년 우수한 어린이 청소년 문학에 수여하는 상으로,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가장 오래되고 공신력을 갖춘 어린이 문학상이다. 문학성과 재미를 모두 갖추었을 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주제가 울림이 준다는 평으로 한국에서도 수상작이 출간될 때마다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프리워터』는 작가의 데뷔작으로, 신인 작가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인데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프리워터』는 뉴베리 대상과 코레타 스콧 킹 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프리워터』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18세기를 배경으로 노예였던 12살 호머가 농장을 탈출해, 습지에 숨겨져 있는 탈주 노예 공동체, ‘프리워터’에 살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당시 시대를 이해하지 못해도 이야기의 재미가 훌륭해 읽는 데 문제되지 않는다. 10대 아이가 힘겹게 탈출해 판타지 같은 공동체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여러 모로 흥미진진하며, 그 속에 보편적인 사랑과 우정, 가족애 등이 울림을 준다.
488쪽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프리워터』는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책장이 잘 넘어가고 빠르게 읽힌다고 말한다. 잘 짜인 구성, 빠른 전개, 몰입하게 하는 사건들과 능숙한 인물 설정으로 작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넘어 성인에게까지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우정과 용기, 십 대의 성장과 가족애란 여러 주제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목차
“에이다, 너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고 했지?” 내가 물었다. 개들에게 쫓기는 상황인데도 에이다는 내가 자기 꿈을 기억해 줘서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그 꿈처럼 날 기회가 왔어. 우린 이 강기슭에서 뛰어 내릴 거야.” 에이다는 골똘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 강물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른 땅을 박차는 개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하지만 오빠, 난 헤엄 못 치는데.” 두려움이 아니라 서글픔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하지만 오빠도 헤엄 못 치잖아.” 그 사실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나는 에이다의 손을 잡고 강기슭으로 달려가 펄쩍 뛰었다.
--- p.14~15
“오빠 다리.” 에이다가 속삭였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소리야?” “오빠 다리 좀 봐.” 에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나는 넝쿨에 휘감긴 다리를 내려다보았지만, 내가 본 건 넝쿨이 아니었다. 두 주먹을 합친 것만큼 굵직한 뱀이었다. 놈은 머리를 들어 내 넓적다리를 노려보면서, 번들거리는 암갈색 몸통으로 내 종아리와 발을 감아 조였다. 나는 입을 벌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허파의 바람이 빠져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 대신 에이다가 비명을 질렀다.
--- p.35
“스스로를 없는 존재로 생각해야 돼. 그 자리에 있지만 안 보이는 존재 말이야. 난 그걸 열심히 해. 그래서 평소에 아무도 날 보지 못하지.” 애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호머를 보며 말했다. “지금 하고 있니? 아직도 네가 보이는데.” “아니, 지금은 안 해.” 호머는 마음이 상했는지 고개를 돌려 강을 보며 손짓으로 밭을 가리켰다. “저기서 하지. 난 네가 주인마님과 있을 때 그걸 하면 좋겠다 싶었어. 너한테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
--- p.47
“추적자들은 있었나요?” 나무 여자가 묻자 술레먼이 대답했다. “응. 개들까지 데려왔더군.” “더 오겠죠.” 여자의 말에 데이비드가 한마디 했다. “다리아, 우리도 정찰대가 있잖아. 잘 감시할 거야.” 다리아는 미심쩍은 표정이었다. “놈들은 도망친 두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되니까요. 탈주가 일어날 때마다 추적자들은 점점 더 깊이 들어와요.” 술레먼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자 다리아가 말했다. “여길 벗어나야 해요.”
--- p.85
“나 날고 있어!” 에이다의 고함 소리였다. 아이브라 등에 묶여 있는 에이다는 온통 발그레하고 행복한 얼굴로 아이브라의 어깨 주위를 둘러보고 두 팔을 곧게 뻗어 퍼덕이며 소리쳤다. “새처럼 날고 있어!” 다리 끝에 발이 닿는 순간, 나도 에이다처럼 두 팔을 퍼덕일 뻔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은 층계참처럼 판판했다. 그 위에 한 남자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앉아 있었다.
--- p.99
오, 맙소사. 빌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카누가 등장했다는 건 이제 틀림없이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는 뜻이었다. “그 배, 배, 배 배를 타, 타 타야 해? 거, 거 걸으면 안 될까?” “어젯밤에 비가 와서 수위가 높아. 더구나 걸어가면 하루 종일 걸려! 어서 타자!” 산지는 배를 밀어 물에 띄우고, 곧장 물로 걸어 들어가 배 안으로 폴짝 뛰어올랐다. 빌리는 떨리는 긴 다리를 들어 조심스럽게 뱃전을 넘었다.
--- p.120
애나는 여러 차례 팔려 다녔다. 예전 주인들은 고양이 눈을 한이 계집아이의 문제를 콕 집어내지 못했다. 시키는 일은 순순히 했지만, 애나가 풍기는 기분 나쁜 느낌 때문에 쫓아내고 싶어 했다. 그렇게 이리저리 팔려 다닐수록, 점점 더 주인들은 애나를 괴상하고 불편하게 여겼다. 다들 애나를 고작 일이 년밖에 데리고 있지 않았고 되팔 때도 애나에 대해 좋은 말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내쫓으려고 애나가 주인을 잘 섬기는 참한 노예라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함께 팔려 갈 가족이 없어 늘 외톨이였던 애나는 이 세상 그 누구, 그 무엇과도 이어져 있지 않았다.
--- p.135
“문제는 두 녀석 다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고, 노예 숙소에 소문이 좍 퍼져서 탈출을 부추긴다는 사실이야. 깜둥이 꼬마 두 놈이 달아날 수 있다면, 머지않아 도망자는 더 늘겠지. 내 말 가벼이 듣지 마.” 크럼이 세 남자를 보며 말했다. “이보게들. 우리는 습지 사업의 파트너로서 습지의 탈주자들 때문에 지금껏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네. 일하라고 노예들을 거기 보내면 탈주자가 생기고, 놈들을 쫓을 인력도 없지. 농장에서 달아나는 깜둥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탈주자는 곧 사업 실패와 재산 손실을 의미하네. 이제 우리가 거기 가서 놈들을 끝장낼 때가 됐어.” “맞아. 습지로 들어가서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