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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김별아 장편소설, 무지개)
채홍 (김별아 장편소설, 무지개)
저자 : 김별아
출판사 : 해냄
출판년 : 2011
ISBN : 9788965743286

책소개

조선 왕실의 동성애 스캔들, 순빈 봉씨의 사랑과 욕망!

의 작가 김별아가 들려주는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 『채홍』. 역사 기록에서 배제되곤 했던 여성들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되살려내는 작업을 해온 작가가 이번에는 세종의 며느리이자 문종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순빈 봉씨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순빈 봉씨의 동성애 스캔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욕망마저 거세당한 왕실 사람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궁에 들어온 첫날밤부터 세자와 엇갈리게 된 봉빈은 의무를 이행하듯 빈궁에 드나드는 세자의 태도로 인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러던 중 동궁나인 소쌍을 발견한 봉빈은 살내, 사람 냄새, 삶의 향취를 느끼게 해준 그 아이로 인해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사랑이 죄가 된 시대, 사랑으로 죽다!
베스트셀러『미실』의 작가 김별아 신작 장편소설
『조선왕조실록』 유일의 왕실 동성애 스캔들,
세종의 며느리 순빈 봉씨의 정념과 탈주

“그저, 사랑하고 보니 여인이었을 뿐입니다”
베스트셀러 『미실』의 작가 김별아 신작 장편 소설
조선왕조실록 유일의 동성애 스캔들의 주인공
성군 세종에게조차 내침을 받아야만 했던 불운한 여인, 봉빈!


여기 『조선왕조실록』의 행간에 숨겨진 비운의 여인이 있다. 근엄한 남성 중심의 나라 조선에서 지아비의 사랑을 받지 못해 가슴 졸이며 살던, 아이 하나라도 낳으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행복하게 여생을 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여인과의 사랑이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뿌리칠 수 없었던…… 문종의 아내 봉빈이 바로 비운의 그녀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가 김별아가 미실에 이은 또 한 명의 문제적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작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남성적이고 거시적인 역사소설과는 달리, 김별아 작가는 역사 기록에서 배제되곤 했던 여성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 기록들 사이사이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러한 작가의 관심과 탐구가 『조선왕조실록』에까지 미치면서, 이번 신작 『채홍(彩虹: 무지개)』에서 작가는 시대와 불화한 여성, 세종의 며느리이자 문종의 두 번째 빈이었던 순빈 봉씨의 동성애 스캔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리고 그동안 궁중 스캔들의 주인공 정도로만 회자된 순빈 봉씨에게 난(暖)이라는 이름을 주며 그녀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9월부터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에서 연재를 시작해 약 3개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은 블랙유머와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변신을 꾀했던 최근작 『가미가제 독고다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역사의 행간을 파고들어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 역사에서 소재를 찾아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사랑’ 이야기로 재탄생한 이 작품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마저 거세당한 모든 나약한 것들에 대한 기억이자, 통념을 배반하고 죽음을 무릅쓴 채 자기 삶을 당당히 살아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사랑으로 시대에 저항한 여인, 순빈 봉씨의 기록되지 않은 사랑
“성질이 투기가 많고 대를 이을 자식이 없으며, 또 궁궐 여종들에게 항상 남자를 사모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또 세자가 종학으로 옮겨 가 거처할 때에 몰래 시녀의 변소에 가서 벽 틈으로 엿보아 외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세종실록』 1436년 10월 26일자)

“요사이 듣건대, 봉씨가 궁궐의 여종 소쌍이란 사람을 사랑하여 항상 그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니, 궁인들이 혹 서로 수군거리기를, ‘빈께서 소쌍과 항상 잠자리와 거처를 같이 한다’고 하였다.” (『세종실록』 1436년 10월 26일자)

세종이 세자의 빈이었던 순빈 봉씨를 폐서인시키면서 내린 기록이다. 이 기록 때문에 봉빈은 그동안 그저 행실이 방정치 못한 문제적 여성으로 알려져왔다. 유교를 공식적인 정치 이념으로 공표하고 있었던 조선에서, 그것도 유교적 의례와 절차를 철저히 지키고 있던 궁궐에서 동성애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이라니, 당대에나 후대에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깃거리에 불과했을 뿐, 그녀의 삶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작가는 『세종실록』 단편적인 기록에 착안하여, 기록이 미처 말하지 못한 행간의 진실을 들춘다.
봉빈은 세자 향(문종)의 첫 번째 부인 휘빈 김씨가 부덕을 이유로 폐출된 뒤 맞은 두 번째 부인이었다. 문종은 아버지 세종을 빼닮아 명민한데다 덕성스러웠지만, 정실부인과의 사이가 좋지 못했다. 세종의 적자(嫡子)로 만백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세자로 책봉된 이후 세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지고 살아왔기에, 세자빈과의 관계도 의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봉빈은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지만, 격식과 의례와 절차로 둘러싸인 궁중생활에서 그녀의 욕망은 위험한 일이었다. 문종의 사랑을 갈구하다 좌절을 거듭한 봉빈은 우연히 나인을 상대로 대식(對食)이라는 금기를 범한다. 사랑하고 사랑받고픈 욕망을 간직한 인간으로서 봉빈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다는 죄를 짓고 말았던 것이다.

욕망을 거세당한 왕실 사람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
이 소설은 봉빈의 목소리를 빌려, 욕망을 거세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유교가 국가의 통치이념이었던 조선의 역사는 곧 여성의 수난사이자 인간 욕망의 수난사라고 할 수도 있다. “굶어 죽는 것은 작은 일이요 절개를 잃는 것은 큰일”이며, 인지상정보다 소중한 것이 명분이고 정절보다 소중한 것이 시부모에 대한 도리인 사회에서 여성들의 욕망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통제받았다. 특히 궁궐 사람들은 도덕과 규율 속에 개인적인 욕망은 철저하게 차단되었고, 그것이 때로는 왜곡된 형태로 드러났으나, 그 대가는 사회적인 죽음과도 다름없던 폐출이거나 죽음이라는 가혹한 형벌이었다.
봉빈과 사랑에 빠졌던 나인 소쌍, 소쌍을 사랑한 나인 단지, 동료의 대식을 거부했다가 따돌림을 당하는 박나인,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며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는 환관 김태감 등 여자이면서 여자가 아닌, 사내이나 사내가 아닌 이 존재들은 유교적 질서 아래에서 자연스러운 감정과 욕망을 강제로 억눌러야만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두 명의 아내를 폐비로 만들 수밖에 없었던 문종의 사연과 내면의 고통이 더해지면서 윤리와 도덕이라는 허울로 무장했던 조선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사랑은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채홍(彩虹: 무지개)’는 태양의 반대편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왕이라는 태양이 빛나는 반대편에도 그 빛에 가려진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 갈등, 질투 등이 존재한다. 사랑을 인간의 어리석은 본능과 덧없는 욕망일 뿐이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끝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은 사랑으로 금기에 도전한 전복적인 여성들인 동시에 자신의 운명을 있는 힘껏 사랑한 적극적인 여성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어이 사랑하여 기꺼이 패배한 그들의 손을 끝내 놓지 않을 것이다.”

간략 줄거리

난(暖)은 세자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휘빈 김씨가 폐해지고 3개월 만에 세자빈으로 책봉된다.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난은 타고난 아름다움이 더해져 감정과 욕망에 충실한 소녀였다. 그러나 겹겹이 가례의복을 입고 머리에 무거운 가채를 올린 순빈 봉씨로 봉해지자 그녀의 소망과 다른 삶이 시작된다. 세자 향(珦)은 아버지 세종의 덕성을 그대로 이어받았으나, 가장 가까운 아내의 마음을 다독이고 사랑하는 데에 미숙하였기 때문이다.
봉빈은 산해진미에도 입맛을 느끼지 못하며 시름시름 마음앓이를 하며 점점 웃음을 잃어간다. 어느 날 중전이 둘 사이에 대한 소문의 진위를 묻고 봉빈은 사실대로 말하지만, 중전은 의례적인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이후 세자는 의무를 이행하듯 빈궁에 들지만, 봉빈은 마음이 없는 그의 태도에 분노와 증오만 느낀다.
세자와의 소원한 관계가 공론화되고 3명의 후궁을 들이게 되면서 봉빈은 더욱 불안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봉빈에게도 마침내 태기가 보여 마음이 한껏 부풀었으나 기쁨도 잠시, 상상임신임이 밝혀진다. 놀란 봉빈은 유산이라고 고하지만, 거짓임이 드러나 더욱 곤경에 처한다. 세자와 봉빈은 점점 더 사이가 나빠지고, 봉빈은 점점 술에 의지한다. 봉빈을 사랑해주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힘들어하던 봉빈은 동궁나인인 소쌍을 발견한다. 살내, 사람 냄새, 삶의 향취를 느끼게 해준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되며 봉빈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등장인물 소개

봉빈 조선 최고의 성군 세종의 장자 문종의 두 번째 정비(正妃). 고명딸로 귀애를 받고 자라 세자빈으로 궁에 들어왔으나 첫날밤부터 세자와 불화하면서 계속되는 엇갈림의 행보를 이어간다. 세자의 무관심으로 인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다, 소쌍이라는 동궁나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뜬다.
문종 세종의 첫째아들로 조선 건국 이래 처음 적자(嫡子)로서 세자에 책봉된 인물. 타고난 성정의 바름으로 만백성의 기대와 신뢰를 얻지만, 세자빈과의 관계도 의무와 책임의 영역으로만 생각해 봉빈에게 끝내 곁을 주지 않는다.
소쌍 어린 나이에 입궁한 동궁의 나인. 아비도 모르는 천출로 태어나 성적인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으나 친구들 사이에서만큼은 인기가 좋았다. 궁궐에서 단지를 만나 은밀한 정을 나누다, 봉빈의 눈에 띄어 비밀스런 관계를 가진다.

단지 문종의 후궁 권씨의 몸종으로 입궐한 나인.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소쌍에게 의지하며 그녀에게 기대다, 그녀와 봉빈과의 관계를 알고 두 사람을 배반한다.
김태감 종사품의 환관. 세종의 명을 받고 빈궁전의 일과 나인 사이의 은밀한 사건을 조사한다. 내시이면서 처자를 얻었지만 결국에는 사내구실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로 인해 마음 깊이 절망을 간직하고 있다.
박나인 한 방을 쓰는 동료의 대식을 거부했다가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인물. 혼자서 참고 견디다 외로움에 지친 어느 날 빈궁전을 둘러싼 소문을 입 밖으로 냈다가 궁궐에 파란을 몰고 온다.

인터파크 독자 서평
별아님의 예민하고 세세한 터치로 혼례 장면의 감상이나 세자빈 봉씨의 마음을 아주 세세하게 애틋하게 잘 그렸네요.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기분으로 잘 읽었습니다. 다음 회가 그리워지네요. _해운 수호천사

지금까지 역사 속 봉빈은 참 안되고 어리석은 여인으로 생각되었지만, 채홍을 읽으면서 참 부러운 여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상황은 답답하고 고통스러웠겠지만, 자신의 생각이 뚜렷한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군요. 결말을 알고 보는 역사소설도 재미있다는 것을 작가님 작품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_xfiles

세밀한 소묘화를 대하는 느낌입니다.
어찌 그리 속마음을 잘 표현하는지요. 경탄스럽습니다.
불이 많은 여자를 생나무로 태웠으니 어쩌랍니까.
비운의 그늘이 길고 깊어 가슴이 아립니다.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_khk33**

(……)실록만 봤을 때는 봉빈의 개인적인 감정은 배제될 수밖에 없었는데 소설 속에서 만나는 봉빈은 또 다른 감정으로 대하게 됩니다. _아멜리에 나비

같은 여자라서 그런가요? 작가님의 작품엔 여자의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이 고스란히 공감이 됩니다. 남자들이 알지 못하고 알아주지 못하는 여자의 마음이…….
다음번 궁궐 탐사를 할 때면 침전에서 봉빈의 마음 한 자락을 붙잡고 씨름해 보렵니다.
_하늘달바라기

[책속으로] 추가

빗소리가 폭풍에 쓸린 파도 소리처럼 거세졌다. 꿈속의 바다가 밤비 속에 고스란했다. 사랑은 그처럼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한 때 느닷없는 곳에서 당황스럽게 찾아왔다. 예상치 못한 채 느닷없고 당황스럽기에, 사랑 이외에 다른 것일 수 없었다.
그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믿을 수 없는 열정, 스스로마저 설득할 수 없는 지독한 갈망이 해일처럼 몸과 맘을 덮쳤다. 그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가는 속된 입으로 떠들며 가르치지 않아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 길 끝에는 까마아득한 절벽이 있을 것이다. 절벽 아래는 무참한 파멸이 검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기다리고 있을 테다. 하지만 금기에 대한 두려움도 폭주하는 야생마 같은 충동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사랑하고프며 사랑받고픈 소망은 죽음의 공포보다 더 컸다. 그것이야말로 삶의 본능이기 때문이었다. -「비에 취한 밤」 중에서

계집과 계집의 사랑이라니, 그것이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오로지 육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음행이요 음사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과연 세상이 말하는 금기가 영원히 변함없는 진실일까? 세자빈과 소쌍과 단지 사이에 얽히고설킨 삼각관계를 곰파면서 김태감은 새삼 낯설고도 생생한 실상을 발견했다. 그들의 것 또한 사랑이었다. 세상의 아무리 야릇하고 잔인한 시선을 보낸다 해도 내시인 김태감 역시 분명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듯이, 봉빈과 소쌍과 단지의 애증 또한 성별과 신분을 넘어서 세상의 모든 사랑과 같은 빛깔일 수밖에 없었다. 누가 사랑을 남자와 여자, 발기한 다리밋자루와 젖은 음부의 일일뿐이라고 정해 놓았던가? 사랑은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본능, 사람이 정해놓은 경계는 결국 사람에 의해 배반당하리라. -「옥을 깨다」 중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序)
숨어 피는 꽃
불의 멀미
만백성의 사랑, 한 사람의 사랑
가을에 꾼 봄꿈
격식, 의례, 절차…… 그리고
공방독침(空房獨枕)
열녀와 악녀
상상의 덫
진실할수록 추하고 솔직할수록 퇴폐적인
바람의 아이
비에 취한 밤
옥을 깨다
사랑이라는 독(毒)
결(結)

작가의 말_역사의 기록, 사랑의 기억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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