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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김도언 산문집)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김도언 산문집)
저자 : 김도언
출판사 : 이른아침
출판년 : 2012
ISBN : 9788967450090

책소개

큰 선거 즈음하여 온통 난잡한 언어의 폭력이 뜨겁던 2012년 대한민국의 12월. 저열한 야만의 언어, 정제되지 않은 선동의 구호에 지친 귀와 눈을 서정으로 다독여줄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김도언 산문집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가 그것. 등단 12년차 소설가이자 올해 초 장르의 벽을 넘어서며 갓 데뷔한 등단 1년차 새내기 시인, 잔뼈 굵은 출판 편집자(그는 현재 웅진출판그룹의 임프린트 ‘곰’ 출판사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이기도 한 작가가 펴내는 두 번째 산문집이다. 2010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작가의 내적 외적 일상을 관통해온 맨살의 기록들이 ‘달별 역순’으로 나열되었으니 가히 ‘시간을 거슬러 반추하는 문학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소설적 서정으로, 때로는 시적 감수성으로
절절하며 적절한 색채와 향기를 원 없이 발산하는 소설가 시인의 산문집.
문단과 출판계의 문제적 현실에 날카롭지만
섬세한 비판의 목소리까지 서슴지 않는 김도언의 ‘문학일기’
이 책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는……


시인 소설가 김도언의 청년 문학일기!
큰 선거 즈음하여 온통 난잡한 언어의 폭력이 뜨겁던 2012년 대한민국의 12월. 저열한 야만의 언어, 정제되지 않은 선동의 구호에 지친 귀와 눈을 서정으로 다독여줄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김도언 산문집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가 그것. 등단 12년차 소설가이자 올해 초 장르의 벽을 넘어서며 갓 데뷔한 등단 1년차 새내기 시인, 잔뼈 굵은 출판 편집자(그는 현재 웅진출판그룹의 임프린트 ‘곰’ 출판사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이기도 한 작가가 펴내는 두 번째 산문집이다. 2010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작가의 내적 외적 일상을 관통해온 맨살의 기록들이 ‘달별 역순’으로 나열되었으니 가히 ‘시간을 거슬러 반추하는 문학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에는 작금의 폭넓은 인문학적 이슈들이 작가 특유의 균형감 있고 정돈된 시각을 따라 다양하고 치열한 모색의 장을 펼친다. 소설가 시인의 산문답게 문장들은 때로 소설적 서정으로 때로 시적 감수성으로 절절하며 적절한 색채와 향기를 원 없이 발산한다. 한편으로는 문단과 출판계의 문제적 현실에 날카롭지만 섬세한 비판의 목소리를 서슴지 않는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들.

“……문단의 중진으로 존경 받는 L선생님도 동의를 한 것처럼, 지금의 젊은 작가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작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힘든 길을 택하기보다는, 이미 세속적 권위를 확보하고 있는 매체나 환경에 기대면서 작가로서 가장 빠르고 손쉬운 길을 택한다. 실제로 그런 길을 택한 작가들은 관리체제에 편입돼 ‘충성맹세’를 하고 순탄한 작가적 행보를 걷고 있다. (나 역시 문학메이저에 속하는 출판사인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에서 두루 소설책을 내봤지만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그만큼 현재 문학판의 불구성이 심각하다는 내 나름의 처절한 자각 때문이다. ……소위 문학메이저 출판사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그리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작가들이, 이상한 광풍이 불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엄중하게 돌아보기를 바란다. 우리가 우리끼리 무탈한 내치의 즐거움을 음미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돌림병이 돌고 그 때문에 문학의 가장 고귀한 정신이 괴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나는 무엇보다 내 또래와 후배 같은 젊은 작가들의 의식이 담대해졌으면 좋겠다. 큰 작가는 울타리 안에 안주하지 않는 법이다…….”

“……일요일 새벽에 세상을 등진 김충규 시인의 빈소에 다녀왔다. …… (망자)는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어찌될지 모를 미래가 두려운 두 아이와 당장 생계를 짊어져야 하는 젊은 미망인을 남겼다. 그의 장례식장에는 주로 50세 전후의, 망자와 교분이 있던 시인들과 지인들이 찾아와 유족을 위로하고 형편껏 부의를 했다. 그 가운데에서 김안, 이이체 같은 2,30대 젊은 시인의 얼굴을 발견하고 조금, 아니 몹시 감동했다. 그 젊은 친구들의 인정과 의리가 눈부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잘 나간다는 시인, 그러니까 당신들은 이 성실한 시인의 죽음 앞에서 그렇게 오만한가. 망자와 일면식이 없기 때문에? 친분과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나온 학교가 다르고 노는 물이 다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고 레벨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면 당신은 권위 있는 문예지의 편집위원 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고 부의를 할 텐가? 그 개와 당신은 무슨 상관이 있나? 진정으로 내가 궁금한 것은 고적하고 빈한한 삶을 마친 한 시인에 대해 동시대인으로서의 부채감을 예의로 표현하는 것이 왜 이토록 어렵고 힘드냐는 것이다. 행여 그 뻣뻣함과 고고함이 어떤 시가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윤리의 한 형태라면, 난 시 따위는 당장 버리겠다…….”

산문집 속에는 그간 저자가 공사로 만나 교류한 이들이 다양한 화법으로 스케치되어 있다. 덕분에 김승옥, 이어령, 이호철, 이외수, 이순원, 황현산, 박진성, 류근, 김요일, 신동옥, 박완서, 강석경, 박장호, 하창수, 신승철, 구경미, 원종국, 한차현 등 문단 안팎 인사들의 가식 없는 맨얼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마 전 타계한 박완서 작가와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모두 두 곳. 한 장면은 문단의 까마득한 후배이자 출판 편집자로서 생전에 그분 댁에 찾아갔던 어느 화창한 봄날이고, 또 한 장면은 세상 떠나신 직후 영안실을 찾던 어느 폭설 내리던 겨울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고, 새삼 가슴 뭉클해지는 대비다.

전면에 걸쳐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분위기 독특한 경구와 함께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외연을 확장한 김도언의 일상적 기록이 흥미롭다. 은평구와 서대문구 등지에서 거주하는 작가들의 비공식 모임인 일명 ‘서북청년단’의 일원으로 신사동 언덕 동네에서 열 살 넘은 강아지 ‘포그’ ‘포아’와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김숨 김도언 소설가 부부. 이들의 남과 다를 바 없이 비밀스러운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2012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숨이 소설가 김도언에게 어떤 아내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그 역시 이 책을 펼쳐볼 또 다른 이유로 충분하겠다.

추천의 글
투명하고 차갑고 푸르고 높고 따뜻한 상처의 힘
해거름의 술집에서 김도언을 처음 만났다. 술빛보다 찬란하고 깊은 눈동자는 황홀과 불안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나는 피리에 홀린 물고기처럼 그의 틈새에 파랗게 깃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무궁토록 불친절한 사람이어서 함부로 스스로에게 희망의 언약을 베푸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곧 구원을 믿는 자의 결벽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만 그의 눈빛에서 더 이상 나의 슬픔이 내 내부에만 머물 수 없으리란 것을 예감하고 말았다.
김도언은 여전히, 또 오래도록 ‘잘 웃지 않는 소년’을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상처의 힘을 온 영혼으로 살아내는 사람의 자세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울지 않는 사람과 잘 웃지 않는 사람 사이에 어떠한 불화가 존재할 수 있는지 나는 아직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 투명하고 차갑고 푸르고 높고 따뜻한 책 안에서 나는 그가 이 세계에 대해 꿈꾸고 있는 화해와 용서와 구원의 증거를 물빛처럼 환하게 읽을 수 있다. 그것은 김도언에게 한 번 호명된 사람과 사물과 책들과 언어들이 비로소 어떠한 생명력으로 스스로의 놀라운 길을 획득하게 되는지를 확인하는 순간 자명해진다.
경이로운 장르의 책 한 권이 우주 안에서 빠르게 하느님에게 잊혀지고 있는 지구의 위치를 다시 특별하게 붙들어 매어놓는다. 김도언의 사색가적 직관만이 베풀 수 있는 이적이다.
-류 근(시인)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작가의 말 | 언젠가 부주의하게 마주쳤을 당신에게

넷,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2012년 10월 당신의 의자는 어디에 있는가 ㆍ2012년 9월 살아 있는 것들을 알아보는 시간 ㆍ2012년 8월 ‘나일’을 만나기 위해 ㆍ2012년 7월 시인으로서 다하지 못했던 사람의 도리 ㆍ2012년 6월 모든 문장은 온도를 가진다 ㆍ2012년 5월 5월의 딜레마 ㆍ2012년 4월 미친다는 것은, 때로, 죽지 못한다는 것 ㆍ2012년 3월 시인의 공화국에서 암중모색 ㆍ2012년 2월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셋, 아이들은 왜 아프다고 말하나, 손톱을 자르면
2012년 1월 그림자가 고향을 찾지 못해 울었다 ㆍ2011년 12월 처음 불을 만진 순간을 기억하는 당신 ㆍ2011년 11월 누구인지 모르고 너에게 간다 ㆍ 2011년 10월 목요일엔 나무들이 일제히 합창을 ㆍ2011년 9월 아내가 슬픈 아리아를 듣고 있다ㆍ2011년 8월 아이들은 왜 아프다고 말하나, 손톱을 자르면 ㆍ2011년 7월 불광천변, 을지로골뱅이집 ㆍ2011년 6월 “비가 제법 내리지요?” “슬프지 않을 도리가 없잖아요.” ㆍ2011년 5월 소설가 이순원과 나

둘, 11월은 눈동자에 떨어지는 소금 같다
2011년 4월 시인에 관한 편견 ㆍ2011년 3월 발바닥이 간지러워지는 이유 ㆍ2011년 2월 ㆍ2011년 1월 생장점을 손으로 가린 겨울나무들 ㆍ2010년 12월 이모, 나의 이상한 이모 ㆍ2010년 11월 분류기호 03810으로 정리되지 않는 글 ㆍ2010년 10월 11월은 눈동자에 떨어지는 소금 같다 ㆍ2010년 9월 ‘어머니’는 취향의 문제인가

하나, 텅 빈 것들의 전통
2010년 8월 비는 심장에까지 닿지는 못했다 ㆍ2010년 7월 텅 빈 것들의 전통 ㆍ2010년 6월 사람들 많은 장례식장은 견디기 힘들다 ㆍ2010년 5월 “앞엔 이발소, 뒤엔 삼나무.” ㆍ2010년 4월 계단 앞에 선 두 사랑 ㆍ2010년 3월 정갈하고 단정한 욕망 ㆍ2010년 2월 나의 튼튼한 요새, 1980년대풍 박조건축물 ㆍ2010년 1월 보일러실의 고양이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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