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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엘로이즈 2
저자 : 장 자크 루소
출판사 : 책세상
출판년 : 2012
ISBN : 9788970138220
책소개
루소의 철학 소설로 피어나다 ― 루소 사상의 종합,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
전통과 기득권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간과 세계의 모형을 제시한 장 자크 루소는 낭만적인 연애소설《신엘로이즈》로 독자들과 교감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다
《신엘로이즈》는 루소가 사상의 원숙기인 1761년에 출간한 서간체 장편소설이다. 여주인공 쥘리와 그녀의 가정교사 생 프뢰의 사랑 이야기가 주요 인물들 간의 편지를 매개로 펼쳐지는 가운데 문명 비판을 비롯한 루소의 철학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출간 이후 1800년까지 불법 복사본을 포함해 최소한 100종의《신엘로이즈》간행본이 등장할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은 이 작품은 이상적 사랑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준 당대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소설의 범주를 넘어 루소 사상을 총체적으로 구현한 저작이다.
루소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문명과 인위적 사회제도에 반대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설파했는데, 소설 형식을 취한《신엘로이즈》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종합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자신의 사상의 핵심인 자연과 문명, 이성과 감정, 인간의 본성, 관습과 제도로부터의 인간 해방과 자아실현의 주제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구체화한다.
또한 루소는 이 작품에서 당시의 문학이 담아내지 못했던 “감정의 격정적 토로와 영혼의 폭로, 자연 묘사”를 용기 있게 시도했다. 계몽주의 시대였던 18세기의 딱딱한 이성에 대해 “부드럽고 인간적이며 개인적인 감정”으로써 새로운 감수성과 지평을 제시한 것이다. 두 연인의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통해 이성에 억눌려 있던 당시 프랑스인들의 감수성에 불을 댕기고, 인간의 영혼에 잠재한 전원에서의 행복과 이상적 연애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준《신엘로이즈》는 감정의 권리를 자각하게 한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 작품이자, 이성의 시대에 관습과 제도의 속박을 벗어나 순수한 영혼과 자아의 실현을 추구한 루소 철학의 또 다른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목차
루소의 철학 소설로 피어나다 ― 루소 사상의 종합,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
문명과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인간 불평등 기원론》, 근대 교육론의 기원으로 평가받는《에밀》, ‘인민 주권’을 창안해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지주가 되는《사회계약론》등을 통해 전통과 기득권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간과 세계의 모형을 제시한 장 자크 루소는 낭만적인 연애소설《신엘로이즈》로 독자들과 교감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다.《신엘로이즈》는 루소가 사상의 원숙기인 1761년에 출간한 서간체 장편소설이다. 여주인공 쥘리와 그녀의 가정교사 생 프뢰의 사랑 이야기가 주요 인물들 간의 편지를 매개로 펼쳐지는 가운데 문명 비판을 비롯한 루소의 철학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출간 이후 1800년까지 불법 복사본을 포함해 최소한 100종의《신엘로이즈》간행본이 등장할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은 이 작품은 이상적 사랑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준 당대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소설의 범주를 넘어 루소 사상을 총체적으로 구현한 저작이다.
루소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문명과 인위적 사회제도에 반대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설파했는데, 소설 형식을 취한《신엘로이즈》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종합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자신의 사상의 핵심인 자연과 문명, 이성과 감정, 인간의 본성, 관습과 제도로부터의 인간 해방과 자아실현의 주제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구체화한다.
또한 루소는 이 작품에서 당시의 문학이 담아내지 못했던 “감정의 격정적 토로와 영혼의 폭로, 자연 묘사”를 용기 있게 시도했다. 계몽주의 시대였던 18세기의 딱딱한 이성에 대해 “부드럽고 인간적이며 개인적인 감정”으로써 새로운 감수성과 지평을 제시한 것이다. 두 연인의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통해 이성에 억눌려 있던 당시 프랑스인들의 감수성에 불을 댕기고, 인간의 영혼에 잠재한 전원에서의 행복과 이상적 연애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준《신엘로이즈》는 감정의 권리를 자각하게 한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 작품이자, 이성의 시대에 관습과 제도의 속박을 벗어나 순수한 영혼과 자아의 실현을 추구한 루소 철학의 또 다른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불완전한 운명 속에서 분투하는 인간의 마음, 영혼의 맨얼굴로 대면하는 투명한 관계
흔히 루소는 계몽주의 사상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계몽주의의 자장 안에서 출발하되 그것을 넘어서려 한 혁신적 사상가였다. 계몽주의 사상가들과 함께《백과사전》집필에 참여한 그지만, 그에게 학자로서의 명성을 안겨준《학문예술론》은 계몽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였으며, 이성과 지성을 중시한 계몽 철학자들과의 사상적 결별은 그에 대한 혹독한 비난과 핍박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문명과 인위적 사회 제도에 반대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장했다. 그리고 이 작품《신엘로이즈》는 문명과 사회에 의해 훼손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려 한 루소 사상의 전환을 문학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명제는 단순히 사회를 떠나 원시의 자연으로 회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신엘로이즈》속 생 프뢰의 편지에도 드러나듯, 루소는 파리 사교계를 비롯한 대도시의 도덕과 풍속을 비판하고 전원생활을 찬미하지만, 그는 결코 타락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절연하지 않았고, 그들을 대상으로 글을 썼다. 순수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결코 완벽하게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인간의 운명, 루소는 이것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거짓과 허영을 벗고 마음과 마음이 온전히 만나는 관계, 임의적인 제도나 법률 대신 감정과 영혼의 맨얼굴로 대면하는 관계, 여기에 기초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바라본다.
《신엘로이즈》는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루소의 지향과 고뇌를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들은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자연인’이며, 그들은 허위와 가식에 갇히지 않고, 또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선한 본성을 추구하며 투명한 관계를 맺는다. “자연의 복음을 전파하는 예언자, 감정과 정열의 원초적 힘을 재발견하고 이를 사회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킨 사상가”(이동렬,《이성의 문학, 빛의 세기》)라거나 “이제 주관적인 문학의 지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자기 폭로의 긴 전통, 공개적으로 비극 속에 멱을 감는 ‘아름다운 영혼들’의 전통이 시작된다. 질서, 이성, 형식이라는 고전적인 양식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철학’의 지배도 그 종말이 가까웠다. 1761년 이후 18세기는 루소의 것이었다”(게오르크 홀름스텐,《루소》)라는 평가는 이러한 맥락을 반영한다.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 문명과 사회제도에 대한 비판, 관습과 제도를 벗어난 인간 해방, 감정?영혼의 발견과 자아실현….《신엘로이즈》는 분명 이러한 루소 사상의 집약체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잘 짜인 이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불 같은 사랑의 열정과 정념의 극복이라는 미덕을 함께 구현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 쥘리처럼, 자연으로의 회귀와 순수한 본성의 회복을 지향하지만 그것을 결코 온전히 실현할 수는 없는 불완전한 인간의 운명을 감정과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사람’의 이야기로 그려낸 데 있을 것이다.
관습과 제도의 속박을 벗어난 아름다운 영혼의 사랑, 인간의 도덕
레만 호 연안의 스위스 도시 브베. 신분은 낮으나 학식이 풍부하고 성품이 곧으며 세론에 연연하지 않는 인물인 가정교사 생 프뢰와 그의 학생인 귀족 집안 처녀 쥘리가 사랑에 빠진다. 쥘리는 커가는 사랑의 감정과 신분 차이로 허락받을 수 없는 관계라는 상황 속에서 번민하다 생 프뢰를 멀리 보내보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의 이별 후 해후한다. 그러나 뭔가 수상스러운 감을 느낀 아버지와 갈등이 생기자 쥘리는 생 프뢰를 에드워드 경에게 딸려 먼 곳으로 보내고, 생 프뢰는 자신이 쥘리 곁을 떠나는 것이 그녀를 구하는 길이라 여겨 이별을 받아들인다. 에드워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주고자 영국으로 도피할 것을, 자신이 재력과 지위를 이용해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을 쥘리에게 제안하지만 쥘리는 부모를 배신할 수 없음을 이유로 거절한다. 이후 생 프뢰는 에드워드를 따라 여러 곳을 여행하고 파리에 머무른다.
생 프뢰의 편지들을 읽어본 쥘리 어머니는 그의 됨됨이를 신뢰하게 되고 딸에게 연민을 품게 되어 사랑을 이루어주고 싶어 하나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한다. 쥘리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결국 아버지의 눈물 어린 설득으로 아버지의 오랜 지기인 볼마르와의 결혼을 받아들인다. 볼마르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사려 깊으며, 쥘리를 극진히 사랑하여 늘 쥘리가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쥘리는 생 프뢰에게 자신이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음을 알리는데, 행복한 결혼에 필수적인 것은 사랑의 열정이 아니라, 성실, 미덕, 성격과 성미의 일치이며, 결혼이란 시민 생활의 의무를 함께 이행하고 가정을 조심스럽게 다스리며 자식을 잘 기르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시각을 드러낸다. 실연의 고통에 빠진 생 프뢰는 에드워드의 우정에 의지하고, 그의 권유로 영국 함대를 따라 3년여에 걸친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다.
쥘리는 아들 둘을 낳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뒤늦게 드러나는 사실이지만, 볼마르는 이미 쥘리와 생 프뢰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생 프뢰를 자신의 친구이자 쥘리의 친구, 가족의 친구로서 받아들이고 싶어 하며 그를 자기 집에 머물게 한다. 쥘리 부부의 집에 머무르며 생 프뢰는 이 부부의 덕성스럽고 존경스러운 삶의 방식에 매료되며, 볼마르에게 인간적 호감과 존경을 품게 되고, 쥘리와는 사랑을 넘어선 우정의 관계에 이르게 된다. 쥘리와 생 프뢰는 모두 자신들이 과거의 사랑의 열정과 과오에서 치유되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생 프뢰의 관찰을 통해 쥘리 부부의 실용적인 태도, 합리성, 소박함, 근면성,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 선행, 하인과 이웃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 아이들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바르게 키우는 양육 방식 등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다.
이제 쥘리 부부와 생 프뢰, 그리고 남편과 사별한 쥘리의 사촌 클레르까지 모두 한집에서 평화롭게 지낸다. 생 프뢰와 쥘리 부부 간의 신뢰와 우정은 두터워져, 쥘리 부부는 생 프뢰에게 자녀들의 교육을 맡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생 프뢰가 에드워드 경과 함께 여행을 떠난 사이에 쥘리가 사고를 당한다.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병이 든 것이다. 결국 쥘리는 세상을 떠나고, 클레르는 비탄 속에서 생 프뢰에게 편지를 쓴다. 어서 돌아와 그녀에게 소중했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