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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울음 (한시, 폐부에서 나와 폐부를 울리다)
저자 : 안희진
출판사 : 돌베개
출판년 : 2016
ISBN : 9788971997611
책소개
중국 최고 시인이 남긴 울림의 언어, 위로의 언어들
가을은 시인의 계절이다. 떨어지는 낙엽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간 1년의 시간을 반추케 한다. 중국의 옛 시인들도 유독 가을 달, 가을 국화, 가을 하늘의 기러기를 노래한 이들이 많았다. 당나라 시인 두목은 「산행」이라는 시에서 “잠시 서서 감상하는 단풍나무 숲(停車坐愛楓林), 물든 잎은 봄꽃보다 아름답구나(霜葉紅於二月花)”라고 읊는다. 가을 경치 속에 몰입한 시인은 서리에 물든 단풍잎이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시인의 이 한마디는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명구가 됐다.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줄곧 나이 든 사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 것이다. 시인들이 남긴 말은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며 내 마음, 내 노래처럼 울렸다. 왜 그럴까?
시(詩)란 아름다운 ‘울음’이기 때문이다. ‘울음’이란 슬퍼서 우는 것과 가슴을 울리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중의적인 단어다.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물은 균형을 잃으면 운다.” 한유의 이 말은 중국문학에서 ‘불평즉명’(不平則鳴)이라는 성어가 됐다. 사람은 감정이 물결치면 운다. 허무해서 울고, 서러워서 운다. 그리워서 울고, 외로워서 운다. 시인은 우는 사람이다. 기뻐서도 울고, 슬퍼서도 운다. 시인은 그 울음을 아름다운 언어와 노랫말에 실어 문자로 남긴 사람들이다. 음악인은 노래나 악기로 울고, 화가는 그림으로 운다. 영화인은 영화로, 소설가는 소설로 운다. 모든 문학과 예술인은 우는 사람들이다. 운다는 것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울림’이다. 살아있으므로 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를 읽으며 공명(共鳴)한다.
비록 과거의 사람들, 과거의 울림이지만 신산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도 똑같이 공명하는 울림이다. “칼을 들어 끊어도 흐르는 강물(抽刀斷水水更流), 술잔 들어 달래도 더하는 시름(擧杯消愁愁更愁)”이라는 이백의 시구를 읽으며 시름겨운 우리 삶을 떠올린다. 이백처럼 우리도 “이 세상 산다는 게 뜻 같지 않다.”(人生在世不稱意)
굴원이 멱라강에서 쓸쓸히 「이소」를 노래하고 어부와 대화하던 그 시절부터 두고두고 사람들을 울린 중국 최고의 시인들과 그들의 작품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이백, 두보, 설도, 육유, 백거이, 어현기, 이욱, 이청조, 소식, 도연명, 맹호연, 왕유 등이 그들이다.
목차
서문
1부 시인의 노래
살아있으므로 운다
시란 울음이다
좋은 시에는 맛이 있다
유아지경의 시를 그리다
이백, “그대와 천만 시름 잊고 싶어라”
이백, “이 세상 산다는 게 뜻 같지 않네”
두보, “다시 핀 봄꽃 보니 눈물 흐르고”
설도, “꽃잎은 하루하루 바람에 지고”
백거이, “우린 모두 이 세상 떠도는 신세”
백거이, “반쯤 취해 누워서 옛얘기 하세”
어현기, “그대 향한 그리움은 강물 흐르듯”
이욱, “꽃잎 떠 흐르는 강 봄도 떠 간다”
송 휘종, “꿈결에 놀라 깨어 한숨을 쉰다”
이청조, “그 누가 진 꽃잎 쳐다나 보랴”
감정이 잦아든 시가 지어지다
2부 어부의 노래
소식, “지팡이 기대어 듣는 강의 물소리”
소식, “이 세상 어느 곳에 꽃이 없으랴”
도연명, “울 밑에서 국화 따다”
무아지경으로 자연을 낚아채다
맹호연, “맑은 강 달빛이 내게 내린다”
왕유, “가만히 앉아서 구름을 본다”
하나됨 속에서 주옥같은 시가 나온다
어부, 하나 된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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