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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설월화 살인 게임(가가 형사 시리즈 1)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현대문학
출판년 : 2009
ISBN : 9788972754367
책소개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가 창조해낸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가가 형사.
그의 매력이 처음으로 발산되는 본격 청춘 미스터리!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한 화제작으로 열혈 독자 군단을 거느린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이례적으로 20년 넘게 애정을 쏟으며 성장시킨 캐릭터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때론 범죄자조차도 매료당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그의 작품 속에서 20년 넘게 성장해왔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로 분주한 일곱 명의 친구들. 그중 하나인 쇼코가 시체로 발견된다. 납득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가가는 인간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사건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검도 대회와 다도 모임을 통해 가가는 사건의 실마리를 잡는데……
목차
쇼코는 방 안에 있다, 게다가 형광등을 켠 채로?.
불길한 생각이 사토코의 가슴속을 덮쳤다. 왜 그런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위가 오그라드는 듯한 서늘한 느낌이 들어 사토코는 다음 순간, 복도를 내달리고 있었다. 계단을 퉁탕퉁탕 내려가 관리실에 뛰어들었다. 중년 아줌마가 있었다.
“쇼코 방의 열쇠를……. 쇼코가 아무래도 이상해요!”
평소라면 금세 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토코의 흥분한 말투에 압도되었는지 관리인 아줌마는 얼른 열쇠를 건네주었다. 어떤 방문이든 열 수 있는 마스터키인 것 같았다. 키를 들고 사토코는 다시 뛰었다. 마침 나미카가 방에서 나오는 참이었다.
“왜, 왜 그래, 갑자기?”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사토코는 열쇠 구멍에 키를 꽂았다. 달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났다. 힘껏 문을 열자마자 사토코는 안으로 뛰어들었다. 동시에 형광등의 하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커튼은 꼭꼭 닫혀 있었다.
“쇼코!”
쇼코는 방 건너편의 좁은 부엌에 쓰러져 있었다. 초콜릿 색깔의 스웨터를 입은 등이 보였다. --- pp.30~31
가가는 다시 한 번 안내도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팔짱을 끼더니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딱 한 가지, 간단한 추리가 있어.”
와코는 가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백로장에 사는 사람이 범인이라면 문제가 풀린다는 얘기를 하려는 거지?”
“그건 물론이고, 주범이 외부에서 침입한 자라고 해도 백로장 안에 공범이 있었다면 이 범행은 아주 쉬워. 뒷문으로 탈출하고 그 공범에게 안에서 잠그라고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런 공범이 없었다면 이건…….”
“이건?”
“이건 밀실 살인인 셈이야…….” --- pp.111~112
추리에는 잘못이 없다.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다 완성된 추리의 점검도 꼼꼼하게 했다. 그 결과, 어떻게도 부정할 수 없는 스토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가가 스스로도 정말 믿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믿지 않을 도리가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가?. 그것은 가가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미나미사와 마사코 선생님의 말씀대로 진실이란 볼품없는 것이고 그리 큰 가치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치 있는 거짓말이라는 것도 이 세상에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가가는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 친구의 원한을 풀자는 게 아니었다. 아무 이론 없이, 오로지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과도 달랐다. 더구나 정의감 같은 건 가장 적합하지 않은 말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우리의 졸업 의식이라고 가가는 생각했다. 긴 시간을 들여 언젠가는 무너져버릴 나무토막을 쌓아온 것이라면 그것을 무너뜨렸을 때 비로소 우리가 건너온 한 시대를 완성시킬 수 있으리라. --- pp.338~339
『졸업』에서 가가라는 주인공은 대학생 신분으로 활약을 펼친다. 그 이후 20년이 넘도록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걸어온 주인공이고, 아마 앞으로도 이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갈 것 같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흔들림 없는 냉철함, 인간에 대한 따스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가가 형사의 원점이라는 점에서 『졸업』은 그 의미가 크다. (……) 다도회, 검도부, 테니스부의 특별활동과 함께 일곱 친구의 우정과 사랑이 교차하면서 충격적인 사건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목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가 형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서 특별히 공을 들여 써내려간 본격 추리게임, 새겨볼수록 그 묘미가 진한 술처럼 독자를 취하게 한다. 범인 찾기와 함께, 이 이야기는 살인의 동기를 찾아나가는 ‘Why done it?’이라는 요소에 주목하며 읽어나가면 재미는 두 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