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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잠자는 숲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현대문학
출판년 : 2009
ISBN : 9788972754374

책소개


가가 형사, 지금 그의 매력이 폭발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헌신적 사랑’ 그 정점에 선 로맨틱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례적으로 이십 년 넘게 애정을 쏟으며 성장시킨 캐릭터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때론 범죄자조차도 매료당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그의 작품 속에서 20년 넘게 성장해왔다.

유명 발레단 사무실에서 신원불명의 남성이 시체로 발견된다. 피의자는 미모의 발레리나. 과연 그녀의 말대로 정당방위였을까? 하지만 얼마 뒤에는 발레단의 연출가가 독살당한다. 두 사건은 그저 우연히 잇달아 발생한 것 뿐인가? 화려한 무대 뒤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가가 형사의 활약이 펼쳐진다.

목차


하루코가 사람을 죽였다, 라는 연락이 왔다.
미오는 수화기를 움켜쥐고 어금니를 악물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거기에 맞추어 이명(耳鳴)이 울렸다.
“듣고 있니?”
수화기 속에서 가지타 야스나리의 음울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이런 식으로 힘없이 말하는 것을 미오는 지금까지 거의 들은 일이 없었다.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네”라고 미오는 대답했지만, 가래가 엉긴 것처럼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다. 한 차례 기침을 하고 “듣고 있어요”라고 다시 대답했다.
가지타는 잠시 침묵하고 있었다.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다. 현재의 상황을 적합하게 전하고 싶지만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의 침묵이었다.
“일이 커져버렸어.”
침묵 뒤에 그는 말했다. “하지만 걱정할 거 없다. 이건 정당방위야.”
“정당방위…….”
“그래, 그러니까 하루코는 잘못한 거 없어.” --- pp.7~8

갑자기 가가가 나타난 것에 놀랐는지 미오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숨을 토해내더니 두근거림을 억누르듯이 가슴에 손을 얹었다. 안색이 평소보다 더 창백했다.
“무슨 일이죠?”라고 가가는 다시 물었다. “어디 몸이 안 좋아요?”
미오는 가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침을 꿀꺽 삼키더니 “제발”이라고 말했다. “나를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데려가줘요. 공원이든 어디든…….”
“미오 씨…….”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가가는 직감했다.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그 손을 잡아왔다. --- pp.204~205

세세한 스토리 묘사나 등장인물의 감성 및 자의식 같은 문학적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고 오로지 구성력과 트릭, 이성적인 사고로 일관하는 추리소설의 정형을 추구한다는 것. 『잠자는 숲』에서도 그런 특징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독자는 ‘가슴이 아릿해지는 사랑’이라는 몹시 감성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가 형사 시리즈 중에서 가장 로맨틱한 추리소설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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